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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스

  

   Tess of the d'Urbervilles


               by

      Thomas Hardy

        <Synops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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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 인간 실존에 반하는 부당함. 여성에 대한 남성 지배. 빅토리안 영국의 사회적 계급에 대한 인식 변화.

등장인물:
테스 더비필드 Tess Durbeyfield:
    이 소설의 주인공. 아름답고 책임감이 강하며 가난한 가족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여인. 알렉 뒤버빌에게 강간을 당하여 임신을 하는 인물. 이로 인해 점점 비극 속으로 빠져드는 연약한 여인.

에인젤 클레어 Angel Clare:
    매우 지적인 젊은이. 목사인 부친이나 형제들과는 달리 농부가 되고자 하는 인물. 우유 짜는 테스를 만나 사랑에 빠지는 인물.

알렉 뒤버빌 Alec d’Urberville:
    부유한 상인 사이먼 스토크의 아들. 뒤버빌은 사이먼 스토크가 도용한 귀족의 성씨. 일을 하기 위해 온 순결한 테스를 유혹하기 위해 모든 수단을 다하는 교활하고 사악한 인물. 테스를 강간하여 임신시키는 남자.

존 더비필드 Mr. John Durbeyfield:
    테스의 부친. 메롯 마을의 게으른 장사꾼. 자신이 귀족의 후예임을 알고 이를 이용하려는 게으르고 일하기 싫어하는 인물.

조운 더비필드 Mrs. Joan Durbeyfield:
    테스의 어머니. 소유욕이 강하고 테스에 대해 기대하는 것이 많은 부인. 뒤버빌 부인의 재산을 탐하여 테스를 그녀에게 보내는 인물.

뒤버빌 부인 Mrs. d’Urberville:
    알렉의 모친. 사이먼 스토크스의 부인으로 장님. 집에서 기르는 가축을 사랑하나 자식들과 일하러 온 테스에게는 전혀 사랑을 보이지 않는 여인.

마리안, 이즈, 레티:
    탈보데스 낙농공장에서 일하는 테스의 친구들. 모두 에인젤을 사랑하나, 그가 테스를 선택하자 낙담하는 여인들. 마리안은 알코홀 중독자가 되고, 레티는 자살, 이즈는 에인젤과 브라질로 도주할 뻔하기도 함. 그러나 모두 테스에 협조적인 인물들임.

클레어 목사 Reverend Clare:
    에인젤의 부친. 에민스터 마을의 주요 목사. 전도를 의무로 생각하는 인물. 가장 전도가 어려운 인물로 알렉 뒤버빌을 꼽는 인물.

클레어 부인 Mrs. Clare:
    에인젤의 모친. 사랑이 넘치나 속물근성의 부인으로 사회적 계층에 무게를 두는 여인. 아들이 사회적, 경제적, 종교적인 배경이 있는 여인과 결혼하기를 바라는 인물. 테스를 무시하나 결국은 받아들임.

펠릭스 클레어 Reverend Felix Clare:
    에인젤의 형제. 마을 부목사.

커스버트 Reverend Cuthbert:
    에인젤의 형제. 케임브리지 학장. 오직 학교 일에만 관심 있는 목사.

엘리자 Eliza Louisa Durbeyfield:
    테스의 여동생. 테스를 닮아 선량한 인물의 여인.

소로우 Sorrow:
    알렉의 강간으로 태어난 테스의 아들. 곧 죽음. 사망 직전 테스가 직접 세례를 주고 매장함.

머시 챈트 Mercy Chant:
    클레어 목사 친구의 딸. 클레어 목사는 아들 에인젤이 그녀와 결혼을 원하나 에인젤은 테스와 결혼함. 결국 커스버트와 결혼하는 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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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장:

    중년의 행상 존 더비필드가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늙은 교구 목사를 만났는데, 그는 존을 “경”이라는 경칭으로 불러, 존을 놀라게 했다. 파싱 트링햄이라는 이름의 이 목사는 최근 우연한 기회에 역사 기록을 통해, 더비필드네가 귀족인 뒤버빌 가문의 후손임을 알았다고 했다. 트링햄 목사는 더비필드네 귀족 뿌리는 먼 옛날로 거슬러 올라가며, 그러한 가문을 찾아내는 일은 매우 희귀한 일로, 이는 매우 중요한 발견이라며 말과 마차를 불러 존을 태워 집으로 가게 했다.

제2장:

    그때 마침 더비필드의 딸 테스는 마을 소녀들과 함께 5월절 축제를 즐기고 있었다. 말이 끄는 마차를 타고 가는 아버지를 본 테스는 놀랐으나, 그를 보고 조롱하는 소녀들에게 아버지를 감싸는 말을 했다. 소녀들은 춤을 추기 위해 잔디밭으로 갔고, 그곳에서 명문가의 3형제를 만났다. 그들 가운데 에인젤 클레어는 테스가 잘 아는 젊은이였다. 그는 소녀들과 춤을 추고 싶어 했고, 따라서 누구를 파트너로 하고 싶은지 소녀들이 물었다. 그가 테스를 선택했다. 둘은 잠시 춤을 추었고, 에인젤은 곧 자리를 떴다. 먼저 떠난 형제들을 따라가기 위해서였다. 떠나며 테스를 본 그는 아쉬운 마음이었다.

제3장:

    집으로 돌아온 테스는 어머니 조운 더비필드로부터 야단을 맞았다. 어머니는 아버지가 귀족 가문의 후손으로 밝혀졌다며, 또한 심각한 심장병 진단을 받았다고 했다. 어머니는 두껍고 오래된 점술서를 보았다. 점성술을 믿는 그녀는, 그러한 서적을 집안에 두는 건 두렵다는 생각에 헛간 깊숙이 보관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때 더비필드 씨는 주막 술집인 롤리버에 있었는데, 아마 새로 알게 된 자신의 신분을 자축하기 위해서였을 것이다. 부인이 남편을 데리고 오려고 주막으로 갔으나 돌아오지 않았는데, 아마 남편과 함께 즐기고 있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걱정이 된 테스는 동생 아브라함을 보내 알아보게 했다. 시간이 한참 지났으나 동생도 돌아오지 않았다. 결국 테스가 그들을 찾아 나섰다.

제4장:

    한편 주막에 도착한 아브라함은 그곳에서 부모님의 계획을 알았다. 부유한 뒤버빌 부인이 같은 뒤버빌 후손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 테스에게 합당한 몫의 재산을 마련해 주리라 생각에 테스를 시켜 조상에 관한 이야기를 부인에게 전하려고 계획했던 것이다. 테스가 주막에 도착해서 보니, 아버지가 너무 취해 있어 꿀벌통을 제 시간에 시장에 내갈 수 없다는 걸 알았다. 그녀의 예상은 적중하여, 그녀와 아브라함이 대신 벌통을 날랐다. 가는 도중 아브라함은 자신이 엿들은 부모님의 계획을 테스에게 말했고, 대화는 자연히 점성술로 옮아갔다. 별들이란 사람들처럼 무리를 지어 산다는 걸 안 아브라함은, 사람 사는 이 세상이 별의 세상보다 좋은지 나쁜지를 물었다. 이에 테스는 단호하게 대답하기를 별의 세상이 더 좋으며, 별들 가운데는 자신들의 빛나는 별이 있다고 했다. 그리고 가난이 자신과 가족이 겪는 모든 불행의 원인이라고 했다.

    아브라함은 잠이 들고, 테스는 명상에 잠겼다. 그녀도 결국 잠이 들어, 어느 점잖은 표정의 남자가 결혼을 하자며 얼굴을 찡그리고 웃는 꿈을 꾸었다. 그때 그들이 탄 마차가 우편 마차와 충돌하여, 충격을 받고 잠이 깨었다. 이 사고로 그들의 늙은 말 프린스가 죽고 말았다. 말의 죽음은 가족에게 커다란 경제적 손실이었으므로, 테스는 크게 죄의식을 느꼈다. 주위를 돌아보니 나뭇잎도 테스의 얼굴만큼이나 창백하게 보였다. 부서진 마차를 어느 농부의 마차에 매달아, 그의 도움으로 벌통을 캐스터브릿지 시장으로 가져갈 수 있었다.

    테스는 충돌 사고에 대해 부끄러움을 느꼈지만, 누구도 그녀를 탓하지 않았다. 그러나 테스만이 말의 손실이 가져올 결과를 알았다. 마을 농부들의 도움을 받아, 말의 시체를 집으로 가져올 수 있었다. 말 시체를 팔거나 아니면 말고기로 만들어 팔 수도 있었지만, 더비필드 씨는 그렇게 하지 않고 가족이 사랑한 그 말을 묻었다.

제5장:

    말에 대한 죄의식으로 인해 테스는 뒤버빌 부인에게 자신을 보내려는 어머니의 계획을 받아들였다. 부인의 집에 도착하여 보니 무너져가는 낡은 저택이라고 생각했던 것과는 달리, 멋들어진 새 집이었다. 부인의 아들 알렉은 테스를 보자마자 그녀의 아름다움에 매료되어 돕겠다는 말을 했다. 모친은 그럴 뜻이 없을 것이니 자신이 테스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알아보겠다고 했다.

제6장:

    테스가 집으로 돌아와 보니 편지가 있었다. 뒤버빌 부인에게서 온 편지였는데, 닭 기르는 일을 해 보겠느냐는 내용이었다. 테스는 집에서 가까운 곳의 일터를 알아보았으나 그런 일자리는 없었다. 따라서 새 말을 살 수 있는 충분한 돈을 받을 수 있다는 생각에서 뒤버빌 부인의 제안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제7장:

    테스가 뒤버빌 부인의 집으로 떠나는 날, 모친 더비필드 부인은 딸에게 좋은 옷을 입히며 달콤한 말을 했지만, 부친은 가족의 명예를 팔아버리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테스를 데려가려고 알렉이 왔고, 이제 테스를 보내는 결정이 옳았는지 그 가족은 알 수가 없었다. 더비필드 부인은 알렉이 테스를 어찌하지 않을까 걱정이 되었다.

제8장:

    뒤버빌의 저택으로 가는 도중 알렉은 무모할 정도로 말을 몰았고, 테스는 말을 좀 멈추라고 했다. 그는 계속 전속력으로 말을 몰며 자신의 허리를 꽉 잡으라는 말만 했다. 테스는 안전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그의 말을 따를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다음 급경사의 언덕을 내려가면서 알렉은 또 그렇게 하라는 말을 했고, 테스는 그의 말을 거부한 채 말을 천천히 몰라고 했다. 그 말에 알렉은 키스를 허락해 주면 그렇게 하겠다고 했다. 테스는 볼만을 허락했다. 그가 키스를 한 후, 테스는 손수건을 꺼내 무의식적으로 볼을 닦았다. 이에 알렉은 테스가 자신을 따르지 않는다며 크게 화를 냈다. 둘은 언쟁을 벌였고, 테스는 남은 거리를 걸어서 갔다.

제9장:

    다음 날 아침 테스는 뒤버빌 부인을 처음 만났다. 부인은 장님이었다. 일을 하기 위해 온 자신에게 아무런 고맙다는 말이 없는 부인에 대해 테스는 놀랐다. 부인은 자신의 무릎에 닭을 올려놓으라고 했다. 그리고 매일 아침 휘파람을 불어, 자신의 애완동물인 피리새(bullfinch)를 부르라고 했다. 테스는 그렇게 하겠다고 했으나 사실 휘파람을 불 줄 몰랐다. 알렉이 그 요령을 가르쳐 주었다.

제10장:

    몇 주가 지나 테스는 시장에 갔다. 시장에 가는 일이 별로 없었으나, 가 보니 재미가 있었고 따라서 앞으로 자주 오기로 했다. 몇 달 후 다시 시장에 간 그녀는 마침 그날이 장날임을 알았다. 그날 밤 그녀는 함께 집으로 돌아갈 친구들을 기다리며, 함께 가자는 알렉의 제안을 거절했다. 집을 향해 떠날 즈음 테스는 동료들 가운데 술에 취한 사람들이 있음을 알았고, 그녀들은 알렉의 관심을 끄는 사람은 테스뿐이라며 투덜댔다. 분위기가 어색했다. 그때 알렉이 말을 타고 돌아와 그녀를 데리고 급히 떠났다.

제11장:

    알렉은 길을 벗어나 숲속으로 말을 몰았다. 그는 테스에게 자신을 연인으로 받아들이라고 했으나 테스는 말이 없었다. 알렉은 안개 속에서 길을 잃었음을 알았다. 그는 외투를 벗어 테스에게 준 후, 도로 표지판을 찾아 나섰다. 그가 돌아와서 보니 테스는 잠이 들어 있었다. 그가 무릎을 꿇고 허리를 굽히니 그녀의 따뜻한 입김이 얼굴을 스쳤고, 순간 그의 볼이 그녀의 볼에 닿았다. 테스는 깊은 잠에 빠져 있었고 눈썹에는 눈물이 묻어 있었다. 사위가 적막하고 고요했다. 머리 위로는 높이 솟은 원시적인 모습의 침엽수와 참나무들 위에 둥지를 튼 새들이 잠자고 있었고, 그 주위를 산토끼들이 놀고 있었다. 그러나 테스의 하느님이 계신 이곳에 그녀를 지켜주는 수호천사는 어디에 있는 것인가? 그 수호천사는 대화 중이거나 무엇인가를 쫓고 있거나 아니면 여행 중이거나 잠이 들었을 것이다(그녀가 강간을 당했다는 뜻).

제12장:

    몇 주간에 걸친 알렉의 견디기 힘든 희롱을 당한 후 테스는 그를 사랑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고, 따라서 뒤버빌네를 떠나 집으로 돌아가기로 했다. 아침 일찍 길을 떠난 그녀를 길에서 본 알렉은 함께 돌아가자고 설득했다. 그녀가 거절하자 그는, 그렇다면 집까지 데려다 주겠다고 했다. 테스는 또 거절했다. 그러는 그녀에게 알렉은, 만일 도움이 필요하다면 알려 달라고 했다.

    테스는 계속 길을 걸어 집으로 돌아가던 중, 길거리의 담장이나 집 대문에 성경 구절을 써 놓는 사람을 만났다. 그가 써 놓은 “너는 단죄 받을 것이니(베드로 후서 2장 3절 말씀. ...그들을 단죄하셨으며 그들은 반드시 파멸당하고 말 것입니다. 작가는 그들이라는 말을 너로 착각한 것으로 보임)”라는 글을 읽은 테스는 감동을 하여 그에게 그 말을 믿느냐고 물었다. 그가 그렇다고, 믿는다고 대답했다. 테스는 그에게 자신이 처한 곤경에 대해 조언을 구했고, 그는 근처 교회를 찾아 성직자를 만나보라고 했다. 테스는 계속 걸어 집에 도착했고, 그녀를 본 어머니는 놀랐다. 알렉과의 결혼을 거절한 딸을 보고 당황했으나, 테스는 자신이 직면한 위험에 대해 미리 알려주지 않은 점을 말하자 어머니는 마음을 가라앉혔다.

제13장:

    테스의 친구들이 찾아왔다. 그녀들과 함께 있으니 테스는 즐거웠다. 그러나 다음 날 아침 테스는 다시 우울한 기분이었다. 장래를 생각하니 가망이 없을 듯했다. 교회 예배에 참석했으나, 자신에 대해 사람들이 수군대는 소리를 들었다. 충격을 받은 그녀는 해가 져야 문 밖으로 나가는 버릇이 생기게 되었다.

제14장:

    8월이 되어 테스는 자신에 대한 연민을 더 이상 해서는 안 된다는 걸 깨닫고, 마을의 수확 일을 도왔다. 알렉으로 인해 태어난 아들이 병이 들자 테스는 세례도 받지 않고 아기가 죽을 수도 있다는 걱정을 했다. 그녀는 스스로 아기에게 세례를 주어 세례명을 소로우(Sorrow)라고 했다. 다음 날 아기가 죽자 테스는 마을 목사에게 자신의 세례가 아기를 기독교식으로 매장하기에 충분한지 여부를 물었다. 그 질문에 감동한 목사는, 자신은 할 수 없지만 테스는 할 수 있다고 했다. 그날 밤 테스는 소로우를 교회 묘지에 묻고, 그 무덤 앞에 조그만 십자가 비석을 세웠다.

제15장:

    테스는 고향 마롯 마을에서는 결코 행복할 수 없다는 걸 알고, 과거를 잊을 수 있는 곳에서 새 삶을 시작하고 싶어 했다. 그 이듬해 테스에게 탈보데이스 낙농공장(우유제품을 만드는 공장)에서 우유 짜는 일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왔다. 그녀는 그 일을 하기로 했는데, 뒤버빌의 분위기에서 벗어나 새로운 생활을 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딸의 기분을 이해한 어머니도 더 이상 귀족의 후예라는 말을 하지 않았다.

제16장:

    힘이 난 테스는 공장을 향해 출발했는데 가는 도중 안개 속을 지나며 새로운 경치에 매혹되기도 했다. 쾌청한 날씨와 아름다운 경치로 인해 그녀는 마음이 즐거웠다. 조상들이 묻힌 곳을 지날 때는 그냥 지나쳤다.

제17장:

    마침내 탈보데이스 낙농공장에 도착하였다. 채유 책임자인 리처드 크릭이 그녀를 친절히 맞으며 잠시 휴식을 취하라고 했지만, 테스는 즉시 일을 하고 싶어 했다. 그녀는 즉시 적응하여 마치 집에 있는 듯했다. 남자 직원 한 사람이 그녀를 친절한 눈빛으로 보았고, 테스는 그가 마롯 마을 5월절 행사에서 만났던 교양 있는 남자라는 걸 알았다. 그날 저녁 테스는 우유 짜는 여직원들이 그에 대해 하는 말을 듣고, 그가 존경받는 웨섹스 목사의 아들 에인젤 클레어임을 알았다. 그에게는 두 형제가 있는데 그들 역시 목사이나, 에인젤은 농업인으로 살기를 택하여 낙농 일을 배우고자 그 회사에 왔다는 것이다. 그에 대한 많은 이야기가 있었지만 대부분 흉을 보는 말이었다.

제18장:

    에인젤은 3형제 가운데 가장 재주가 있었으나, 대학 교육은 오직 성직자가 되려는 사람에게만 필요하다는 부친의 생각 때문에 그는 케임브리지 입학을 포기했다. 그는 기독교 교리에 회의적이었고 따라서 성직의 길은 자신에 대해 정직하지 못한 일이라고 생각했다. 그는 런던에서 시간을 보내며 전문적인 직업을 찾아보려고 하던 차에 어느 노부인을 만났다. 마침내 그는 흙과의 삶이 숨 막히는 도시의 생활을 벗어나 자신의 지적인 자유를 지켜 주리라 믿었다. 그는 현재 스물여섯 살로 농업 현장에 헌신함으로써 농업을 배울 수 있다는 걸 알았다. 그는 점잖고 생각이 깊은 사람으로서, 공장 내 대부분의 근로자들보다 좋은 대우를 받았다. 그는 처음 수줍어하고 타인의 일에 무관심한 듯했지만 곧 근로자들과 친구가 되어 많은 시간을 그들과 함께했다. 그는 테스를 보는 순간 마음이 끌렸고 순결한 처녀로 보았다. 그러나 테스는 자신의 비밀스럽고 비참한 과거에 대한 부끄러움으로 인해 그를 멀리했다.

제19장:

    몇 주 후 테스는 에인젤이 작업 규칙을 어기는 걸 보았다. 소는 들어오는 순서대로 젖을 짜게 되어 있었다. 그러나 그는 그녀가 좋아하는 순서대로 줄을 세웠던 것이다. 테스는 그 사실을 지적했고, 그날 밤 늦게 정원을 혼자 산책하던 그녀는 그가 연주하는 하프 소리를 들었다. 그가 그녀에게 다가왔고, 그들은 친밀한 대화를 나누었다. 에인젤은 테스처럼 아름다운 여인이 그처럼 어두운 인생관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에 강한 흥미가 일었다. 테스는 삶에 관한 자신의 평가에 대한 에인절의 질문에 제대로 대답을 하지 않았고 오히려 그에게 반문했다. 그녀는 그의 학식과 교육 배경에 관심이 있었고, 왜 그처럼 좋은 배경과 학식의 남자가 부친이나 형제들처럼 성직자의 길을 걷지 않고 농부가 되려고 하는지 의문이 들었다. 그는 그녀에게 개인 교사가 되어 주겠다고 했으나, 테스는 자신이 찾는 답은 책에서 찾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며 그의 제안을 거절했다.

제20장:

    몇 달이 지났다. 에인젤과 테스는 점점 가까워졌고, 테스는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가장 행복했다. 그들은 남들보다 일찍 일어났고, 이 세상에 자신들만 있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정말로 그들의 낙농 공장은 에덴동산과 같은 곳으로, 에인젤은 아담, 테스는 이브였다. 에인젤에게 테스는 “상상할 수 있는 여인상의 본체”였고, 그녀의 별명을 “아르테미스”나 “데메테르(Demeter: 농업과 수확의 여신. 로마 신화)로 부르기도 했다. 그러한 이름을 알지 못한 그녀는 그냥 테스로 불러 달라고 했다. 그들은 안개가 걷히는 여름날 아침, 안개 속에 새들이 지저귀는 아침을 즐겼던 것이다.

제21장:

    낙농공장에서의 생활에 변화가 오기 시작했다. 우유를 적당히 휘저어 버터를 만드는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했다. 크릭 부인은 농담하기를, 목장 일꾼 가운데 누군가가 사랑에 빠지면 그런 일이 발생한다고 했다. 실제로 두 사람이 사랑에 빠졌고, 우유 짜는 여인들은 에인젤의 테스에 대한 사랑을 입에 올렸다. 그들에게 일어날 일들을 예언하기도 했다. 테스로서는 아직도 과거의 일이 부끄러웠기 때문에 결혼을 원하지도 않았다. 기계가 다시 돌기 시작하여 사람들의 걱정이 사라졌지만 테스만은 예외였다.

제22장:

    크릭 씨는 고객으로부터 편지를 받았는데, 버터의 품질이 나쁘다는 내용이었다. 이는 소가 잡초를 먹은 결과임을 크릭은 알았다. 테스를 비롯하여 우유 짜는 여인들이 이 풀을 찾기 위해 목초지로 갔다. 테스가 현기증을 느껴, 크릭 씨는 그녀에게 잠깐 휴식을 취하라고 했다. 에인젤이 일을 멈추고 그녀에게 왔고, 테스는 그에게 가까운 두 동료인 이즈와 레티를 칭찬하는 말을 했다. 그러나 그는 그녀들에게 아무런 로맨틱한 감정이 없다고 했다.

제23장:

    그 공장에 온 지 두 달 후 테스는 친구들과 함께 멜스턱 교회 예배에 참석하기 시작했다. 그 전날 폭우가 쏟아져 물이 넘치는 먼 길을 걸어야 했다. 에인젤이 도와주겠다고 했고, 그녀들은 그렇게 해 달라고 했다. 그녀들은 에인젤이 테스를 가장 먼 거리에 데려다 주었음을 알았고, 그가 그녀를 좋아한다는 걸 알았다.

    테스는 에인젤을 피하려고 했으나, 그가 자신에게 홀딱 빠진 소녀들과 함께 있으면서도 우아함과 자제력을 잃지 않고 있음을 알았다. 어느 날 밤 마리안과 이즈 그리고 레티가 서로 에인젤을 사랑한다는 말을 했다. 테스 역시 그를 사랑하고 있었지만, 그와 결혼하지 않기로 결심한 만큼 죄의식을 느꼈다. 그로부터 많은 시간을 빼앗는 잘못을 저지르는 게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들었기 때문이다.

제24장:

    그 해 늦여름, 테스와 함께 우유를 짜던 에인젤은 그녀에 대한 감정을 이길 수가 없었다. 테스를 포옹하자 잠시 잠자코 있던 그녀는 이내 그의 몸을 밀쳤다. 에인젤이 사랑을 고백했다. 이 같은 그들의 만남을 아무도 몰랐다.

제25장:

    에인젤은 테스와의 관계가 어떤 성격의 것인가를 알기 위해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따라서 그는 며칠간 쉬면서 부모님을 찾아갔다. 에민스터에 있는 부친의 집을 방문하니 형제들인 마을 목사 펠릭스, 케임브리지 학장 커스버트 목사와 부모님이 식사를 하고 있었다. 가족의 눈으로 보니 에인젤은 농장 일을 해서인지 몸이 안 좋아 보였고, 반면 에인젤은 형제들이 정서적으로 한계가 있는데다가 안락함에 빠져 있다는 생각을 했다.

제26장:

    그날 저녁 기도를 마친 후 에인젤과 부친은 그의 결혼 문제에 관해 대화를 나누었다. 가족들은 에인젤이 독실한 이웃 소녀 머시 챈트와 결혼하기를 원했고, 기독교적으로 경건한 아내가 얼마나 중요한지에 관해 그를 설득했다. 이에 대해 에인젤은 농촌 생활을 이해하는 아내 역시 큰 자산이라고 하며, 테스의 신앙심을 강조했다. 가족은 테스를 만나 보자고 했다. 부친은 또한 그의 대학 교육에 필요한 돈을 저축했다는 말도 했다. 이제 그가 대학 교육을 원하지 않으므로, 그 돈을 줄 터이니 토지를 사라고 했다. 에인젤이 떠나기 전 부친은 그곳 주민들의 개종을 위해 노력했다고 했다. 그러나 알렉 뒤버빌이라는 젊은 이교도를 개종시키지는 못했다고 했다. 에인젤은 오래된 전통 가문들이 점점 싫어졌다.

제27장:

    공장으로 돌아온 에인젤은 오후의 짧은 낮잠에서 깨어난 테스를 보았다. 그녀를 잡고, 결혼을 해달라고 했다. 이에 테스는 그를 사랑하지만 결혼을 할 수 없다고 했다. 에인젤은 시간을 줄 터이니 다시 생각해 보라고 했다. 이후 에인젤은 계속 그녀를 설득했고 테스는, 자신도 그를 너무나 사랑하기 때문에 계속 거부를 할 수 없다는 걸 알았다.

제28장:

    가을이 되어 에인젤은 테스에게 다시 청혼을 했다. 테스는 주저하며 자신보다 더 좋은 신붓감이 있다고 했다. 그녀는 아직도 자신의 과거 때문에 그와 결혼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에인젤은 테스가 자신의 낮은 사회적 신분 때문에 그처럼 청혼을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따라서 곧 받아들이리라 생각했다. 테스는 자신의 혈통과 어두운 과거에 대해 그에게 고백해야 한다고 생각했으나 주저 끝에 나중에 하기로 했다.

제29장:

    농장에는 어떤 실패한 결혼에 대한 소문이 자자했다. 잭 돌럽이라는 사람이 어느 과부와 결혼을 했는데, 그녀의 상속 유산을 차지할 것으로 기대를 했으나 결혼을 함으로써 그녀의 경제적 안정이 깨어지고 소득이 사라졌다는 것이다. 낙농 공장의 대부분의 일꾼들은 과부가 돌럽을 속였고, 결혼 전 사실을 밝혔어야 했을 것이라고 했다. 이러한 말은 테스로 하여금 자신의 과거에 대해 더욱 신경을 쓰게 했다. 언제 자신의 과거를 에인젤에게 말해야 할지 알 수가 없었다.

제30장:

    함께 잡일을 하면서 에인젤은 지나가는 말로 테스에게, 자신들이 있는 곳은 뒤버빌 가문의 조상이 물려준 토지 가까운 데라고 했다. 이 말에 테스는 자신이 뒤버빌 가문의 후손이라고 했다. 에인젤은 기뻐하며 귀족의 피를 물려받은 그녀를 자기 가족이 더욱 흡족해할 것이라고 했다. 마침내 테스는 결혼을 승낙한 후 눈물을 흘렸다. 테스가 어머니에게 편지를 쓰겠다고 했고, 그녀가 마롯 출신임을 알게 된 에인젤은 언젠가 5월절에 그녀를 본 기억이 났다.

제31장:

    딸의 편지를 받은 더비필드 부인은 즉시 답장을 썼다. 과거를 고백하지 말라는 내용이었다. 한편 테스는 10월 한 달을 즐겁게 보냈는데, 에인젤은 이제 데이트를 끝내고 결혼 준비를 하자고 했다. 그녀는 입조심을 하며, 모든 것을 바꾸자니 마음이 내키지 않는다고 했다. 에인젤이 우유를 짜는 여인들이 보는 앞에서 크릭 씨에게 약혼 선서를 했고, 그녀들이 기뻐하는 모습에 테스는 깊은 감명을 받았다. 테스는 행복하다는 말을 할 수 있었으나, 그 순간 에인젤에 대해 자신이 옳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따라서 과거를 말하기로 했다.

제32장:

    테스는 성탄절 즈음에 에인젤과 함께 낙농공장 일을 그만두기로 했다. 그들의 결혼 날짜는 12월 31일이었다. 에인젤은 그때쯤 뒤버빌가 소유의 제분 공장을 방문하고, 그곳에서 며칠 보내고 싶었다. 그는 테스에게 결혼식을 위한  의상을 사 주었고, 결혼 허가서도 받았다. 모든 일을 조용히 처리하여 테스는 마음이 편했다.

제33장:

    물건을 사려고 외출한 에인젤과 테스는 알렉 뒤버빌이 사는 마을에서 온 어느 남자를 만났는데, 그는 테스에게 모욕적인 언사로 처녀가 아니라고 했다. 에인젤이 그를 두드려 패자, 그가 사과를 했고,에인젤은 몇 푼의 돈을 그에게 주었다. 테스는 죄의식으로 말할 수 없이 고통스러웠다. 그날 밤 테스는 모든 사실을 고백한 편지를 에인젤의 방문 밑으로 밀어 넣었다. 다음 날 아침 이상하게도 에인젤의 태도에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 편지에 대해서도 아무 말이 없었다. 확인해 보니 편지가 양탄자 밑으로 들어가 에인젤이 알 수가 없었던 것이다. 결혼식 날 아침 테스는 다시 말하려고 했으나, 에인젤은 그녀의 말문을 막고 할 말은 결혼 후에 해도 된다고 했다. 그들은 우유 짜는 남자들과 함께 교회로 가 결혼식을 올렸다. 정오가 되어 신혼여행을 떠났는데 그때 수탉이 울었다.

제34장:

    그들은 뒤버빌의 오래된 별장으로 갔다. 그곳에서 며칠을 보낼 예정이었다. 테스는 에인젤의 부친 즉 시아버지로부터 소포를 받았는데, 에인젤의 대모가 몇 년 전 그의 장래 아내에게 주겠다고 한 몇 개의 보석이었다. 그들은 행복한 순간을 보냈으나 낙농공장으로부터 사람이 와 나쁜 소식을 전함으로써 그 행복은 곧 깨어지고 말았다. 테스의 친구인 레티가 자살을 시도했고, 마리안은 술에 중독되었다는 소식이었다. 이 소식을 듣고 에인젤은 테스에게, 영국에서 어느 노부인에게 했던 자신의 경솔한 행동에 대해 용서를 빌었다. 테스 역시 알렉과의 과거사를 고백했다.

제35장:

    그녀의 고백을 들은 에인젤은 크게 놀라 제발 그 말을 없던 것으로 해 달라고 했으나 이미 쏟아진 물이었다. 그가 도망치듯 그곳을 떠났고 테스는 그의 뒤를 쫓았다. 몇 시간 후 다시 에인젤을 만난 테스는, 그가 원하는 건 무엇이든지 하겠다고, 물에 빠져 죽으라면 그렇게 하겠다고 했다. 그러는 그녀에게 에인젤은 먼저 집으로 돌아가라고 했다. 그가 집에 도착해서 보니, 테스는 잠이 들어 있었다. 뒤버빌 가문의 여자들의 초상화를 잠깐 본 후 그는 잠을 자기 위해 다른 방으로 갔다.

제36장:

    3일간의 비참한 날을 보내는 동안 에인젤은 공부를 하거나 물방앗간에서 보냈다. 테스는 이혼의 가능성을 생각해 보았으나 법은 이혼을 인정하지 않았다. 마침내 테스는 친정으로 돌아가겠다고 했고 에인젤은 그렇게 하라고 했다.

제37장:

    그날 밤 테스가 잠에서 깨어보니, 에인젤이 몽유병자처럼 걷고 있었다. 테스의 방으로 들어온 그가 그녀를 잡았다. 아내가 죽어 슬프다며 테스를 데리고 좁은 다리를 건너 교회 묘지로 가, 그녀를 관에 뉘는 시늉을 했다. 테스는 그를 조심스럽게 집으로 데리고 왔고, 다음 날 아침 그는 아무런 기억을 못했다. 그들은 마롯으로 가는 도중 잠깐 낙농공장을 들렀다. 사람들이 보기에 그들의 행동은 어색했다. 에인젤은 테스를 마롯 가까운 곳에 머무르라고, 그녀의 과거를 받아들이겠으나 다만 자신이 찾아올 테니 자신을 찾아오지 말라고 했다.

제38장:

    슬픈 마음으로 친정으로 돌아온 테스는 어머니에게 모든 사실을 이야기했다. 어머니는 테스를 바보라고 했고, 부친 더비필드 씨는 딸이 결혼을 했다는 사실조차 믿을 수가 없었다. 테스는 비극 그 자체였다. 그녀는 에인젤로부터 편지를 받았는데, 북쪽 지방의 농장을 찾아보고 있는 중이라는 내용이었다. 그 편지를 받고 테스는 남편에게 가야겠다는 말을 했다. 그녀는 에인젤이 준 50파운드 가운데 25파운드를 부모님에게 드리고 남편을 향해 떠났다.

제39장:

    결혼 3주일 후 에인젤은 부모님을 찾아가, 테스를 만나지 않고 브라질로 가겠다고 했다. 그 말에 놀라고 실망한 부모님에게 에인젤은, 1년 후 자신이 돌아오면 테스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에인젤의 부모님은 사랑, 헌신, 자기희생, 근면 등 부덕에 관한 성경을 읽어 주어 그를 놀라게 했다. 모친인 클레어 부인은 그 구절이야말로 바로 테스에게 해당되는 것이라며, 소위 잘난 여인을 선택하지 않겠다는 아들의 생각에 전적으로 동감이라고 했다. 그러나 에인젤은 감정을 억제하고 부모님의 방을 나왔다. 그를 따라오며 어머니는, 테스의 과거에 대해 무슨 불명예스러운 사실을 알아냈느냐고 물었고, 그는 단호하게 그렇지 않다고 했다.

제40장:

    에인젤은 돈을 더 마련하여 테스에게 보낸 다음, 몇 가지 사업차 웰브릿지 농장으로 갔다. 그곳에서 그는 이즈를 만나 함께 브라질로 가자고 했다. 이에 이즈가 함께 가겠다며, 사랑한다는 말을 했다. 그가 테스 이상으로 자신을 사랑하는 거냐고 물었고, 이즈는 누구도 테스만큼 그를 사랑할 수는 없을 거라고 했다. 에인젤은 슬픈 마음으로 그녀를 집으로 데려다 주었고, 며칠 후 홀로 브라질을 향해 떠났다.

제41장:

    테스는 여러 낙농공장을 옮겨 가며 일을 했고, 따라서 남편과 헤어졌다는 사실을 친정 부모님에게 숨길 수가 있었다. 돈이 떨어져 가니 에인젤이 준 돈을 쓸 수밖에 없었다. 지붕 수리비용을 보내 달라는 친정 부모님의 편지에 따라 가지고 있는 돈 거의 모두를 보냈다. 한편 브라질에 도착한 에인젤은 병이 들고, 어떤 망해 가는 영국 농산물 회사 직원으로 고생을 하고 있었다. 테스는 돈이 떨어졌지만 부끄러운 마음에 시부모에게 돈을 달라는 말을 못했다.

    테스는 마리안으로부터 일꾼을 구한다는 어느 농장 이야기를 들었다. 합격하기가 힘든 곳으로 소문난 곳이었지만, 테스는 그곳에 가 보기로 했다. 가던 도중 그녀는 알렉 뒤버빌이 사는 마을에서 온 어느 남자를 만났는데, 바로 그는 에인젤 앞에서 그녀의 처녀성을 떠든 자였다. 테스는 도망을 쳐 몸을 숨길 수밖에 없었다. 알렉이 자신을 뒤쫓고 있다는 느낌이었다.

    계속 길을 가던 테스는 한 떼의 꿩을 보았는데, 죽은 놈도 있고 다쳐 고통스러워하는 놈도 있었다. 사냥꾼이 쏜 총에 맞지 않았나 의문이 들었고, 따라서 곧 사냥꾼들이 올 것으로 생각했다. 고통스러워하는 꿩들에 동질감을 느낀 그녀는 본능적으로 달려들어 모두의 모가지를 비틀어 죽였다. 고통에서 벗어나게 해 주었던 것이다. 그런 다음 그녀는 자신이 처한 곤경이 꿩과 다름없다는, 이 세상에서 자신이 가장 가여운 존재라는 생각으로 자신에 대한 분노의 감정이 일기 시작했다.

제42장:

    테스는 육욕적인 남자들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추한 모습으로 보이기로 하고, 눈썹을 밀어버린 다음 낡고 꾀죄죄한 옷으로 갈아입었다. 프린트콤 애쉬 마을 가까운 곳에 있는 농장에 도착하여 마리안을 만났고, 마리안은 에인젤에 관해 궁금해 하였으나, 테스는 그에 대해 묻지 말라고 했다. 농장의 여주인은 그녀에게 일자리를 주었고, 테스는 곧 부모님에게 편지를 내어 새 주소를 알렸다. 그러나 자신의 재정적인 곤란과 결혼 생활의 어려움을 말하지는 않았다.

제43장:

    테스와 마리안은 돌이 많은 밭에서 무 뽑는 일을 했다. 곧 이즈도 함께 했다. 겨울이면 마구간 일을 했다. 테스는 농장주인 남자를 만났는데, 그는 알렉 뒤버빌과 같은 마을 출신이었다. 그는 테스가 일을 잘 못한다고 탓했고, 그녀는 더욱 열심히 일을 하겠다고 했다. 마리안은 에인젤이 이즈에게 브라질로 함께 가자고 했다는 말을 했다. 테스는 먼저 그에게 편지를 써야 하는 게 아닐까 했으나, 곧 써야 할지 말아야 할지를 몰랐다.

제44장:

    테스는 에인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아보기 위해 시집을 찾아가기로 하고, 긴 여행길에 올랐다. 돌아올 때 신으려고 장화를 벗어 든 채 맨발로 걸었다. 시집에 도착한 그녀는 에인젤의 형제들이 그의 불행한 결혼에 대해 이야기하는 걸 엿들었다. 그녀의 장화를 본 그들은, 어느 농부의 장화일 것이라고 했다. 테스는 부끄럽고 불행한 마음에 다시는 그들을 안 보겠다고 결심했다. 되돌아가는 길에 그녀는 어느 마구간 안으로부터 들려오는 열정적인 설교 소리를 들었다. 안을 들여다보니 다름 아닌 알렉 뒤버빌이었다.

제45장:

    테스는 알렉의 집을 떠난 이후 한 번도 그를 만난 적이 없었다. 그가 종교에 귀의하였다는 사람들의 말을 들은 그녀는 충격을 받고, 두려움을 느껴 말문이 막혔다. 테스가 발길을 돌리자, 그녀를 알아 본 알렉이 그녀의 영혼을 구해야 한다며 뒤쫓아 왔다. 그는 클레어 목사의 기도를 통해 주님을 알게 되었다고 했다. 화가 나고 의심이 든 테스는, 타인의 인생을 망쳐놓고 종교에 귀의하여 하늘의 자리를 차지하려는 자라며 알렉에게 욕설을 퍼부었다. 그보다 선량한 사람이 -에인젤을 말함- 믿지 않는 알렉의 종교를 자신이 어찌 믿을 수 있느냐고 했다. 알렉은 테스가 두렵다며 “손 안의 십자가”라 불리는 비석 앞에 이르자 테스에게, 다시는 자신을 유혹하지 않겠다는 맹세를 하라고 했다. 테스가 그렇게 하겠다고 했다. 그가 떠나자 테스는 어느 목동에게 “손안의 십자가”라는 게 무슨 뜻이냐고 물었고, 그는 흉조를 뜻한다고 했다.

제46장:

    목동이 말한 흉조는 며칠 후 알렉이 테스를 찾아와 결혼하자는 말로 정확이 맞아 떨어졌다. 선교를 위해 아프리카로 함께 가자고 했다. 이에 테스는 이미 결혼을 했다는 사실과, 그가 자신에게 가한 고통이 무엇인지 아느냐고 물었다.

    캔들마스에서 알렉은 다시 테스에게 접근해 왔다. 이번에는 자신을 위해 기도해 달라고 했다. 이에 테스는 기도를 할 수 없다며, 에인젤이 왜 교리에 대해 의문을 품는지를 말해 주었다. 알렉은 당황하는 눈치였다. 테스는 신을 믿지만 초자연적인 것은 믿지 않는다고 했다. 알렉은 그녀를 만날 수 있도록 기도를 드릴 기회를 잃었다며, 그녀를 돕거나 보호할 권리가 없어 괴롭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러한 권리가 있는 남자라면, 그녀를 버릴 권리도 있다고 했다. 테스는 그와의 대화가 남편인 에인젤의 명예를 더럽힐 것이므로, 그 자리에서 비키라고 했다.

제47장:

    가을이 되어 테스는 도리깨질이라는 힘든 일을 하게 되었다. 그때 알렉이 다시 와 말하기를, 이제 설교도 그만두었으니 함께 멀리 가자고 했다. 그녀에 대한 사랑이 더욱 강고해졌고, 아내를 돌보지 않는 그녀의 남편에 분개한다고 했다. 테스는 가죽 장갑으로 그의 따귀를 때렸다. 그가 화를 냈지만 다시 마음을 가라앉힌 다음, 그녀의 주인이 되고 싶으며 자신이 진정 그녀의 남편이라고 했다. 그녀를 데리러 오후에 다시 오겠다고 했다.

제48장:

    약속한 대로 알렉은 오후에 다시 왔다. 테스를 집까지 데려다 준 그는, 그녀뿐만 아니라 친정 가족도 돌보아 줄 터이니 자신을 믿으라고 했다. 테스는 그의 제안을 다시 거절했다. 그날 밤 테스는 에인젤에게 편지를 써, 그에 대한 사랑과 진실을 고백하고 알렉의 유혹을 뿌리칠 수 있도록 도와 달라고 했다.

제49장:

    에인젤 부모에게 전한 그 편지는 브라질의 에인젤에게 보내졌다. 클레어 부인은 에인젤을 캠브리지에 보내지 않은 남편을 책망했고, 그는 자신의 판단이 옳았다고 생각했으나, 어쨌든 아들이 직면한 고통을 안타까워했다. 다만 아들이 브라질에서의 농사일을 그만두기를 바랐다. 한편 에인젤은 브라질에서 겪는 고생으로 인해, 테스에 대한 감정이 누그러들었다. 더구나 인생 경험이 풍부한 동료가 그의 잘못을 지적하자, 정말 후회를 하게 되었다. 며칠 후 그 동료가 죽자 그의 말이 에인젤의 가슴에 더욱 다가왔다.

    한편 농장으로 돌아간 테스는 어머니가 사경을 헤매고 있고, 아버지도 몸이 아파 일을 못한다는 새로운 소식을 접했다. 테스는 이즈와 마리안에게 사정을 말하고 다음 날 아침, 부모님을 향해 길을 떠났다.

제50장:

    고향집에 도착한 즉시 테스는 어머니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한 다음, 정원과 밭 일을 했다. 어느 날 밤에 보니 알렉이 가까이서 일을 하고 있었다. 그가 다시 돕겠다는 말을 했다. 테스는 마음이 끌리기도 했지만 다시 거절했다. 화가 난 알렉이 그냥 가 버렸다. 집으로 돌아오던 중, 여동생 엘리자가 와 아버지의 죽음을 알렸다. 이는 집도 잃는다는 걸 뜻했다. 존 더비필드 씨는 그 집의 마지막 임차인이었고, 그가 죽으면 집주인은 농장 노동자들의 숙소로 사용할 예정이었다.

제51장:

    테스는 킹스비어로 이사할 준비를 했다. 그때 알렉이 와 말하기를, 뒤버빌 마차 유령에 관한 전설을 -유령 마차가 내는 소리는 나쁜 징조라는 이야기- 말했다. 그는 테스에게 자신의 농장으로 오면, 그녀의 형제자매들을 학교에 입학시키고, 어머니에게는 닭을 기르도록 하겠다고 했다. 이 말에 테스는 다시 마음이 흔들렸으나, 그의 제안을 다시 거절했다. 그가 가버리자 테스는 에인젤이 자신을 학대했음을 깨닫고, 그를 결코 용서할 수 없다는 말과 그를 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사연의 편지를 썼다. 알렉스가 무슨 말을 하더냐고 어머니가 물었지만, 테스는 자세한 이야기를 하지 않고 킹스비어로 가 자리를 잡은 다음 말하겠다고 했다.

제52장:

    그 다음 날 테스와 가족은 킹스비어를 향해 출발했다. 가던 도중 마리안과 이즈를 만났는데 그녀들은 새로운 일자리를 찾아 다른 농장으로 가던 중이었다. 킹스비어에 도착해서 보니 어머니가 집 주인에게 보낸 편지가 늦어, 방은 이미 세가 나간 상태였다. 잠잘 곳이 없었던 그들은 결국 “뒤버빌 섬”이라고 불리는 교회 묘지 경내에서 자게 되었다. 테스가 보니 알렉이 무덤가에 누워 있었다. 그가 테스에게, 그녀를 위해 그녀의 귀족 조상들이 했던 모든 일 이상의 일들을 하겠다고 했다. 테스가 그에게 그곳을 떠나라고 하자 그는 화를 내며, 테스는 교양을 배워야 할 것이라고 했다. 테스는 무덤 쪽을 바라보며 왜 자신은 아직 살아 있는지 의아했다. 마리안과 이즈는 에인젤에게 빨리 테스에게 돌아오라는 편지를 썼다.

제53장:

    에인젤은 부모님에게로 돌아왔다. 해외 생활로 인해 수척해진 모습이었다. 그는 테스가 보낸 편지를 읽고, 다시는 용서를 하지 않겠다는 그녀의 말이 두려웠다. 그의 어머니는 거만한 말투로, 가난한 평민의 말 따위는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했다. 그러나 에인젤은 테스가 고귀한 귀족 혈통이라고 했다.

    에인젤은 건강 회복을 위해 집에서 며칠간을 보냈다. 그는 말롯을 주소로 하는 편지를 테스에게 보냈고, 테스의 어머니로부터 답장을 받았는데, 이미 그들은 말롯을 떠났고 테스는 함께하지 않는다는 내용이었다.

    테스와의 재회를 서둘러야 했던 에인젤은, 자신이 준 돈을 테스가 쓰지 않았다는 새로운 사실을 알고는 더욱 그녀를 만나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그는 그동안 테스가 틀림없이 가난하게 살았을 것이라는 생각에, 그녀에 대한 연민과 죄의식에 사로잡혔다. 그는 마리안과 이즈가 보낸 편지를 받았다.

제54장:

    에인젤은 아내 테스를 찾아 나섰다. 프린트콤 농장과 마롯 전역을 뒤졌고, 테스의 부친이 죽었다는 사실을 알았다. 정성들여 만든 그의 묘비도 보았다. 그 비용을 아직 지불하지 않았음을 알고는, 그 돈을 갚았다. 장모 조운 더비필드 여사를 만났다. 그녀는 주저하는 말투로, 테스가 어디론가 가버렸다고 했다. 그러나 그에게 동정심이 생긴 그녀는, 테스가 샌드본에 있다는 말을 했다.

제55장:

    테스를 찾아 샌드본에 온 에인젤은 그녀를 찾을 수 없었으나, 뒤버빌 가의 누군가가 헤론이라는 비싼 여관에 머무르고 있다는 이야기를 우체부로부터 들었다. 그 누군가가 바로 테스로 생각한 에인젤은 그곳으로 달려갔다. 그리고 그곳의 화려함에 놀랐다. 테스가 그러한 곳에 머무를 수 있다면, 아마 그녀가 대모로부터 받은 다이아몬드를 팔았음에 틀림없다고 생각했다. 그때 테스가 나타났다. 화려한 옷차림새였다. 그는 그녀에게 용서를 빌었다. 있는 그대로 현실을 받아들이겠으며, 함께 집으로 돌아가자고 했다. 그러나 가슴이 찢어질 듯 슬펐던 테스는 너무 늦었다고, 그가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것으로 생각하여 알렉 뒤버빌에게 굴복했고, 이제 그의 보호를 받고 있다고 했다. 그 말을 하고 뒤돌아서자, 에인젤은 그곳을 뛰쳐나왔다.

제56장:

    헤론의 여주인 브룩스 부인은 위층으로 올라가 열쇠구멍으로 방안을 들여다보았다. 테스가 머리를 쥐어뜯으며, 에인젤이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이 생각토록 거짓말을 한 알렉을 꾸짖고 있었다. 그 장면을 본 부인은 깜짝 놀라, 뒷걸음을 쳐 되돌아 나왔다. 방으로 돌아온 그녀가 밖을 보니, 밖으로 나온 테스가 거리로 사라지고 있었다. 조금 후 브룩스 부인은 천장에 묻은 검붉은 핏자국을 보았다. 놀란 그녀가 일꾼에게 그들의 방문을 열게 하고 보니, 알렉이 칼에 찔려 숨을 거둔 채 침대에 누워 있었다. 그가 살해되었다는 소식은 곧 전 마을로 퍼져 나갔다.

제57장:

    에인젤은 첫 차로 떠나기로 했다. 그는 어머니로부터 전보를 받았는데, 형 커스버트 목사가 머시 챈트와 결혼을 할 예정이라는 내용이었다. 기차를 기다리기보다는 다음 역까지 걸어가, 그곳에서 타기로 했다. 그가 걸어 계곡을 벗어날 때쯤, 테스가 뒤따라 뛰어오는 모습을 보았다. 그가 그녀를 붙잡았다. 테스는 알렉을 죽였다고 했다. 그가 에인젤을 모욕했으므로 죽일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그러나 에인젤이 자기를 버렸으므로, 알렉에게로 다시 돌아가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용서를 빌었다. 테스가 정신착란 상태에 있다고 생각한 에인젤은, 그녀를 사랑한다는 말을 했다. 마침내 그녀가 정신을 차렸고, 그는 테스가 알렉을 죽였다는 사실을 믿지 않았다. 그리고 그녀를 보호하겠다고 했다.

    그들은 테스가 눈에 띄지 않도록 인적이 드문 시골로 가며, 해외로 도주할 때까지 그곳에 머물며 기다리기로 했다. 그날 밤 그들은 오래된 빈 집을 발견하고, 창문을 통해 몰래 들어갔다. 어느 부인이 다가와 밖에서 문을 잠갔고, 따라서 그들은 그 집에서 그 밤을 보낼 수 있었다.

제58장:

    닷새가 지났다. 에인젤과 테스는 서서히 옛사랑을 되찾고 있었다. 그동안의 이별에 대해서는 거의 말을 하지 않았다. 여주인이 다시 오리라 생각한 그들은 그곳을 떠나기로 했다. 그곳을 출발한 그들은 하루를 걸어, 저녁나절에 스톤헨지에 도착했다. 테스는 집에 도착한 기분이었다. 돌기둥에 기대어 쉬면서 테스는, 마치 이 세상에는 자신들 이외에 사람이 없는 듯하다고 했다.

    테스는 에인젤에게 자기가 죽으면 동생 엘리자를 돌보아 달라며, 그녀와 결혼을 해주기 바란다고 했다. 그리고 사후에 다시 만날 수 있는지 물었다. 이에 에인젤은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았고, 테스는 슬픔 속에 잠이 들었다.

    다음 날 아침 새벽, 그들은 사람들에게 포위되어 있음을 알았다. 사방으로부터 남자들이 다가오고 있었고, 따라서 에인젤은 테스가 알렉을 죽였다는 말이 사실임을 알았다. 그는 남자들에게 테스가 잠에서 깰 때까지 기다리라고 했다. 잠이 깨어 그들을 본 테스는, 이상하게도 마음이 편했다. 에인젤의 사랑이 가치가 없다고 느꼈기 때문에 테스는, 이제 죽는다는 사실이 기뻤다.

제59장:

    7월 어느 어느 날 굴곡진 산록에 자리한, 과거 웨섹스 왕국의 수도였던 아름답고 오래된 윈턴세스터(오늘날의 윈체스터) 시가 따듯하고 밝은 아침을 맞이하고 있었다. 돌로 지은 집들의 타일이나 박공 등 여기저기 붙은 이끼가 말라 버리고, 풀밭 사이를 흐르는 내의 물도 줄어드는 계절이었다. 시의 서쪽 출입문으로부터 중세식 네거리에 이르는 경사진 중앙로와, 네거리로부터 다리에 이르는 길은 먼지가 일었다 사라졌다 하며 옛스러운 장날을 준비하고 있었다.

    모든 윈턴세스터 시민들이 알고 있듯이, 서쪽 출입문에서 시작한 중앙로는 주택들을 뒤로하며 경사면을 따라 정확히 1마일을 오르는 길이다. 이 길을 두 사람이 빠른 걸음으로 오르고 있었다. 머리를 숙인 채 걷는 그들은 에인젤 클레어와 테스의 여동생 엘리자 루이자였다. 그들의 창백한 얼굴은 본래 크기의 반으로 줄어든 듯 보였다. 손을 잡고 걸었으나 말이 없었고, 수그린 머리는 지오토(Giotto: 13세기 이태리 화가)가 그린 “두 사도” 같았다.

    그들이 서쪽 언덕 꼭대기에 이르렀을 때, 시내로부터 여덟 시를 알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정상에서 내려다보니 시야가 끝없이 펼쳐져 있었다. 아래 계곡에 자리한 도시의 모습이 한눈에 들어왔다. 이를 배경으로 또 다른 건물들이 눈에 들어왔고, 그 가운데 붉은 벽돌의 커다란 건물은 희색 지붕을 이고, 그 창들을 가로지르는 짧은 창틀들은 무엇인가를 가두기 위한 것으로 보였다. 고딕 건물의 이상한 불규칙성과 대조되는 모습이었다.

    그 앞을 지나는 거리에서는 주목朱木과 참나무들로 인해 잘 보이지 않았지만, 이 꼭대기에서는 잘 보이는 건물이었다. 그들은 그 건물의 벽에 붙은 쪽문을 통해 나온 것이다. 건물의 중간 높이까지 지붕이 평평한 추한 모습의 8각형의 탑이, 동쪽 지평선을 배경으로 서 있었다. 이 지점에서 보면 그 탑의 그림자와 어두운 면은 도시의 아름다움을 해치는 더러운 것으로 보였다. 그렇지만 두 사람이 관심을 갖는 건 아름다움이 아니라 바로 이 더러운 것이었다. 그 탑의 처마 끝에는 긴 장대가 걸려 있었다. 그들의 시선이 그것에 멈췄다. 시간을 알리는 종이 울린 후 바로, 누군가가 서서히 그 장대를 세웠다. 바람에 펼쳐진 그것은 검은 깃발이었다.

    “정의”가 이루어졌다. 불사의 주재자(President of Immortals; 그리스 3대 비극작가 중 한 사람인 Aeschylus의 희곡 Prometeus Bound에 등장하는, 인간을 스포츠 도구로 사용하는 우주 최고의 권력자)가 테스와의 게임을 끝낸 것이다. 뒤버빌 가문의 기사들과 여인네들이, 이름 없는 그 무덤에 잠들고 있었다. 두 남녀는 마치 기도하듯 말없이 무릅을 꿇고, 꼼짝도 않고 오래 동안 그렇게 있었다. 깃발이 조용히 나부끼었다. 힘을 되찾은 그들이 일어나 손을 잡고 다시 길을 떠났다.(C)

번역: 박흥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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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omas Hardy: "귀향"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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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ttps://play.google.com/store/apps/details?id=com.DefaultCompany.TheFlyingFireba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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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고 이곳에는  90편의 영미 문학 번역본과 30편의 주제별 글이 있습니다. 아래의 주소를 누른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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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beethovennote.com/  



귀향歸鄕

 

  The Return of the Native


                by

        Thomas Hardy

          <Synops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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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장인물:

클라임 요브라이트 Clym Yeobright:
    소설의 주인공. 요브라이트 부인의 아들이며 토마신 요브라이트의 사촌. 파리에서의 다이아몬드 사업을 포기하고 고향 에그돈 히스로 돌아와 자신의 꿈인 교사가 되고자 하는 인물. 자신의 야망이 물질적 부가 아님을 보여주는 남자. 파리 생활을 원하는 아내 유스타시아와 갈등을 일으키는 지적이고 내성적인 인물.

디고리 벤 Diggory Venn:
    반은 떠돌이인 물감 장수. 히스 벌판을 돌며 양 표시용 붉은 물감을 파는 남자. 붉은 물감 때문에 전신이 항상 붉은색이 묻어 있는 인물. 히스 황야를 상징하는 인물. 매우 영리하여 솔직하지 않은 인물.

유스타시아 Eustacia Vye:

    분주한 항구 마을 버드머스에서 태어나 할아버지를 모시려고 에그돈 히스로 온 여인. 히스 황야를 싫어함. 데이먼 와일데비와 연애관계에 있었으나 보다 세련되고 도시적인 인물인 클라임 요브라이트와 결혼 후 비극적인 종말을 맞는 여인.

데이먼 와일데비 Damon Wildeve:
    여관 주인. 바람둥이로 알려진 인물. 토마신 요브라이트와의 결혼을 취소하고 유스타시아를 쫓는 남자. 유스타시아로부터 거절당하자, 토마신과 결혼해 딸아이를 얻는 남자.

토마신 Thomasin Yeobright:
    클라임 요브라이트의 사촌. 요브라이트 부인의 조카딸. 선량하며 순결한 여인. 유스타시아의 질투심을 불러일으키려고 데이먼 와일데비가 이용하는 여인. 데이먼과 결혼, 얻은 아이를 유스타시아라고 이름 지음. 데이먼이 물에 빠져 죽자 디고리 벤과 결혼하는 인물.

요브라이트 부인 Mrs. Yeobright:
    클라임 요브라이트의 모친. 계급의식과 자존심이 강한 여인. 유스타시아와 아들의 결혼을 반대하는 인물.

크리스티안 캔틀 Christian Cantle:
    멍청하고 미신에 집착하는 요브라이트 부인의 하인. 심부름 잘못으로 요브라이트 가정에 혼란을 초래시키는 인물.

브아이 대위 Captain Vye:
    유스타시아의 조부. 퇴역 해군 대위. 고립된 삶을 사는 인물.

조니 논서치 Johnny Nonsuch:
    유스타시아와 데이먼 와일데비의 밀회를 디고리 벤에게 알리는 소년. 요브라이트 부인이 죽으며 한 마지막 말을 전하는 인물.

챨리 Charley:
    브아이네 일을 돕는 마을의 젊은이. 유스타시아를 사랑하는 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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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장:

    11월 어느 날 오후, 황혼이 내리면서 광활한 황무지 에그돈 히스는 점점 어두워지고 있었다. 머리 위 깊숙한 하늘을 덮은 흰빛 구름은, 넓은 황야 위에 쳐 놓은 천막의 지붕과 같았다. 창백한 모습으로 펼쳐진 하늘과 어두움이 내린, 덤불로 덮인 대지가 만나는 지평선은 또렷한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그처럼 또렷한 명암 속에서 히스 황무지는 천문학적인 밤이 오기 전 이미 한 자락 밤의 모습을 띠고 있었다. 하늘에는 아직 낮이 머물고 있었지만 대지 위에는 이미 깊은 밤이 내린 것이다. 이곳에서 금작화金雀花를 베던 사람이 하늘을 본다면 일을 더하고 싶겠지만, 땅을 보면 이제 그만 일을 멈추고 집으로 돌아가야 할 터였다. 아득히 먼 대지의 끝과 하늘의 끝은, 공간적으로는 물론 시간적으로도 구분이 되는 듯했다. 히스 벌판에서 밤은 한 시간 일찍 온다. 마찬가지로 새벽은 한 시간 늦게 와 정오가 되어도 어둠침침하여 폭풍우가 다가오는 게 아닌가 생각하게 하고, 달 없는 한밤중을 더욱 어둡게 하여 두려움으로 몸을 떨게 하는 것이다.

    사실 어두운 밤으로 바뀌는 이 황혼의 순간이야말로 바로 에그돈 황야의 위대함과 영광이 시작되는 때로, 그 시간에 그곳에 있어보지 않고는 아무도 히스 황무지를 안다고 할 수 없었다. 그곳이 눈에 잘 보이지 않을 때만이 히스 벌판에 대한 느낌은 최고조에 달하며, 그 시간 그리고 그 후 새벽이 올 때까지만 그 진정한 모습을 볼 수가  있는 것이다. 그 황혼의 순간은 밤의 동반자로서 밤이 시작되면 밝음과 어두움이 서로 다가가는 듯한 느낌을, 어스름한 벌판 속에서 느낄 수가 있다. 거칠고 광활한 대지 위에 내린 어두움은 황혼녘의 어둑어둑함과 맞닿고, 하늘로부터 내려온 어두움을 대지가 바로 받아 흩뿌린다. 그렇게 해서 하늘의 어두움과 땅의 어두움이 반걸음씩 내딛어 서로 만나, 어두움을 이루어내는 것이다.

    히스는 바람이 휩쓰는, 나무는 없고 찔레꽃과 가시덤불로 덮인 갈색의 계곡과 구릉들이 끝없이 펼쳐진 황무지이다. 폭풍우가 이 광야의 연인이고, 바람은 바로 친구이다. 히스 벌판은 “징벌받은 숭고함”이 배어 있어 곧바로 감동을 느끼거나 장려함을 볼 수는 없으나, 분명하고 탐미적인 어떤 호소력이 있는 곳이다. 히스 벌판은 눈에 띄지는 않으나 강인한 사람, 그러한 사람의 인간성과 완벽하게 일치하는 황야이다. 그 외로운 광경은 어떤 비극적인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태고적에 자연이 만들어 낸 공간으로, 인간의 노력으로는 어찌할 수 없는 곳이기도 하다.

    히스 벌판에 난 길을 따라 걷던 노인이 물감 장수가 모는 마차와 마주쳤다. 그와 대화를 나누던 중 노인은 마차 뒤에 젊은 여인이 잠들어 있는 걸 알았다. 서로 이름을 알 수 없는 그들은 곧 헤어져, 마부는 어두운 벌판을 가로질러 나아갔다. 벌판에서 가장 높게 솟은 레인배로우 언덕 위를 바라보는 마부의 눈에, 하늘을 배경으로 아무런 움직임 없이 홀로 서 있는 여인의 모습이 들어왔다.

    언덕 위에 보이던 여인이 사라지고 그 자리에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그들은 그 지역의 관습인 축제를 열고자 하는 남녀들로, 레인 배로우 언덕 위에 커다란 화톳불을 태우기 위해 모인 것이다. 그곳으로부터 수마일 이내의 모든 마을들도 함께 화톳불을 태웠다. 따라서 밤하늘이 환했다. 그 지역 사람들인 티모시 페어웨이, 그랜드퍼 캔틀과 그의 아들 크리스티안 캔틀, 수잔 논서치는 그 지역 사투리로 최근 소식 즉, 그날 있었던 데이먼 와일데비와 토마신 요브라이트의 결혼에 대해 말하고 있었다. 그들의 말로 미루어 보면, 토마신의 숙모인 요브라이트 부인은 그 결혼을 인정하지 않았고 그녀의 아들인 클라임 요브라이트는 크리스마스 휴가차 몇 달 동안 쉬려고 파리로부터 돌아오고 있는 중임을 알 수 있었다. 저녁이 끝날 무렵 남아 있는 화톳불은, 유스타시아 브아이가 살고 있는 미스토버 냅 근처의 작은 불 말고는 모두 꺼져 있다는 걸 마을 사람들은 알고 있었다. 그들이 춤을 추고 노래를 부르기 시작하자 물감 장수 디고리 벤이 와서, 요브라이트 부인의 집인 블룸스 엔드의 주소를 물었다. 

    화톳불을 떠나 집으로 가던 올리 다우든은 요브라이트 부인을 만나 대화를 나누었는데, 부인은 조카의 결혼을 처음에는 반대하였으나 결국은 허락을 하였다고 했다. 그와 헤어진 부인은 찾아온 물감장수 디고리 벤을 만났는데, 그는 마차 뒤에서 자고 있던 젊은 여인이 바로 토마신 요브라이트라고 했다. 그러니까 실제로는 그날, 토마신 요부라이트와 데이먼 와일데비가 결혼을 하지 않았던 것이다. 결혼을 위해 잉글베리로 갔으나, 혼인신고에 행정적인 문제가 있어 당황한 토마신이 그곳을 뛰쳐나오는 중이었다는 것이다. 그 결혼 실패는 토마신에게나 가족에게 모두 불명예가 될 것으로 요브라이트 부인은 걱정을 하고 있었다. 요브라이트 부인과 디고리는 곧 데이먼 와일데비의 집인 콰이엇 우먼 여관으로 가, 토마신과의 결혼을 이행할 것을 요구했다. 데이먼은 실수로 그렇게 되었다고 하면서 그들의 요구를 받아들였다. 그때 한 무리의 농부와 노동자들이 몰려와, 토마신과 데이먼이 이미 결혼을 한 것으로 알고 축하의 노래를 불렀다. 그들이 모두 떠난 뒤 데이먼은 미스토버 냅(토마신이 아닌 유스타시아가 사는 곳)의 화톳불이 아직 꺼지지 않고 있음을 알고는 결심을 한듯 “그렇지, 그녀에게로 가야겠다”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제6-11장:

    이제 레인배로우의 화톳불이 꺼지고, 디고리 벤이 처음 목격한 꼼짝하지 않고 서 있던 알 수 없는 여인이 다시 그곳에 나타났다. 그 시간이면 히스 벌판에 바람이 불어, 히스의 시든 잎사귀가 속삭이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녀는 바람소리에 귀 기울이는 대신, 망원경을 통해 아래쪽 벌판의 불이 켜진 창을 보고 있었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는 듯 그녀는, 그곳 주민의 아들인 조니 논서치 소년이 불붙여 놓은 작은 화톳불로 다시 돌아왔다. 그 여인은 - 그녀의 이름은 유스타시아 브아이 - 분명 무엇인가를 기다렸고, 곧 소년이 사라지자 데이먼 와일데비가 나타났다. 그와 그녀가 사랑하는 관계임을 금방 알 수가 있었다. 그들의 대화로 보아 유스타시아는 데이먼이 자신을 버리고 토마신 요브라이트와 결혼을 하려고 했지만, 그가 변함없이 자신을 사랑한다는 걸 알고 있었고 이 것이 바로 데이먼과 토마신의 결혼이 이루어지지 않은 이유임을 믿고 있었다. 사실 데이먼은 유스타시아를 더 사랑하고 있었다.

    유스타시아는 “밤의 여왕”으로 알려진 여인이다. 그녀의 머리털, 눈매, 완벽한 입술은 말보다는 전율이, 전율보다는 키스를 하고 싶은 욕망을 일으키는 뛰어난 용모이다. 그녀의 눈은 “밤의 신비가 가득한 이교도의 눈”으로 일컬어지고 있었다. 그녀는 극적이고 열정적이며 로맨틱한 여인으로, 그녀가 잃어버린 자신의 왕국을 그리워하고 있었다. 그녀는 히스 황야를 혐오하며, 그녀의 조부 브아이 대위(퇴역 해군)를 돌보기 위해 그곳으로 오지 않으면 안 되었던 운명을 비난하고 있었다.

    유스타시아의 화톳불에 불을 지피고 돌아오는 길에 조니 논서치는 디고리 벤을 만났다. 그를 본 조니는, 그가 붉은 피를 흘리는 귀신이 아닐까 했다. 조니는 그에게 유스타시아와 데이먼 와일데비가 만나 은밀한 사랑을 나누고 있다는 말을 했다. 그의 말을 듣고 며칠 후 디고리는, 그들의 밀회를 엿들었다. 데이먼이 유스타시아를 장난감 취급하며 완전히 농락하고 있었다. 아메리카로 함께 도망을 가자는 말도 했다.

    디고리는 데이먼의 약혼자인 토마신에게 청혼을 했던 자신을 생각해 보았다. 그는 아직도 토마신을 사랑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는 데이먼이 토마신과 결혼할 수 있도록 하여 그녀가 위신을 지킬 수 있도록 돕기로 했다. 이를 위해 그는 유스타시아를 만나 토마신으로부터 데이먼을 빼앗으려는 그녀의 계획을 알고 있으니 이제 그만하고, 그 두 남녀가 결혼을 할 수 있도록 돕자고 호소했다. 그 말을 들은 유스티시아는 크게 화를 내며 거절했다. 그러면서 자신은 토마신보다 먼저 데이먼과 사랑을 했고, 자신이 원하는 바에 따라 행동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어쨌든 데이먼에 대한 사랑은 그렇게 깊지는 않다며 만일 더 좋은 사람이 있다면 데이먼에게 관심을 둘 리가 없다고 했다.

    그 후 데이먼은 요브라이트 부인에게 이 말을 하며 토마신에게 다시 청혼을 하였다. 그러나 토마신의 숙모인 예리한 요브라이트 부인은 단호하게 거절하였다. 데이먼에게는 마치 토마신을 두고 알 수 없는 경쟁자가 나타나, 질투심 때문에 그녀와 결혼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어 버렸던 것이다. 실제로 데이먼은 질투심이 일었고, 그러나 다른 남자를 위해 자신을 버린다는 생각에서 토마신을 포기하고 다시 유스타시아에게 사랑을 호소했다. 그러나 유스타시아는 그러한 그가 싫어져 관심을 잃게 되었고, 그를 욕망의 대상이 아닌 없어도 되는 사람으로 생각했다. 한편 유스타시아는 클라임 요브라이트가 히스로 돌아오고 있는 중이라는 소식을 들어 알고 있었다.

제II권

    브아이씨 집 밖에 일꾼들이 장작더미를 쌓고 있었다. 집안에 있던 유스타시아 브아이는 창 밖에서 들려오는, 클라임 요브라이트가 히스로 돌아오고 있다는 일꾼들의 이야기를 들었다. 그는 파리에서 다이아몬드 상인으로 일하고 있었다. 히스의 노동자인 험프리는 유스타시아와 클라임이 좋은 짝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는데, 이는 티 없는 순수한 말로, 유스타시아로 하여금 클라임에게 로맨틱한 감정을 갖는 계기가 되었다.

    한편 클라임의 어머니인 요브라이트 부인과 그녀의 조카딸인 토마신은, 그녀들의 집인 블룸스 엔드로 돌아올 클라임을 맞을 준비를 하고 있었다. 요브라이트 부인은 토마신과 데이먼 와일데비와의 지지부진하고 고통스러운 약혼 관계가 집안에 가져다 준 불명예 때문에 피해망상으로 시달리고 있었다. 그러나 부인은 토마신을 빈틈없이 보살피며 데이먼이 결혼식을 그런 식으로 망쳤기 때문에, 토마신이 더 이상 그를 사랑하지 않는다는 걸 알았다. 이 사실을 토마신은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았다.

    요브라이트 가족은 클라임을 마중하러 갔고, 유스타시아는 클라임을 자세히 관찰해 보기로 했다. 그는 이제 데이먼 와일데비보다 더 좋은 사람을 찾으려는 유스타시아 관심의 대상이 되어 있었다. 마침내 그를 알아보려는 계획을 세웠다. 그후 요브라이트네 가족은 크리스마스 파티를 열게 되었는데, 마을 사람들이 전통 연극을 공연하기로 했다. 무언극이었다. 유스타시아는 마을 일꾼 챨리에게, 그가 맡은 터키 기사 역할을 자신이 대신하겠다고 했다. 기사로 분장한 그녀는 요브라이트네 파티에 참석하여 연기를 하였고, 그녀의 연기를 본 클라임의 얼굴은 기쁜 표정이었다. 그는 용모가 단정한 젊은이었으나, 내적인 갈등으로 지쳐 보였다. “내적인 열정은 외적인 균형을 먹이로 삼는 법”이라는 말이 있었다.

    파티의 흥청거림이 불편했고, 클라임이 있는 자리라 마음이 들뜬 유스타시아는 신선한 공기를 마시기 위해 밖으로 나왔다. 클라임이 그녀의 뒤를 따라 나와 남자 역할을 한 그녀의 연기에 대해 말을 했다. 그녀는 데이먼과의 관계로 인한 자책감 때문에 자신에 대해 분노하고 있었고, 클라임을 향한 열정을 키우기로 이미 마음먹고 있었다. 그러나 그녀에게는 새로운 문제가 대두되고 있었으니, 블룸스 엔드에는 클라임과 토마신이 살고 있었고 따라서 유스타시아는 그 둘이 서로 사랑에 빠지지 않을까 걱정이 되었다. 따라서 그녀는 디고리를 통해 데이먼에게 편지를 보내어, 더 이상 만나지 않겠다고 했다. 그녀로부터 모욕을 당한 데이먼은 자신의 자존심을 지킬 수 있는 방법(유스타시아의 질투심을 다시 불러일으킬)을 찾아야 했다. 그는 다시 한 번 토마신과의 결혼을 약속했다. 그리고 약속대로 마침내 그녀와 결혼했다. 교회에서 있었던 결혼식에서, 유스타시아는 신부를 데이먼에게 인계하여 그를 놀라게 했다.

제III권

제I-4장:

    클라임은 생각이 깊고 침울한 성격의 젊은이로, 인생을 즐기기보다는 어려움을 참고 견디는 스타일이었다. 그는 능력 있는 젊은이로, 저명 인사가 될 것이라고 농부들 사이에 널리 알려져 있었다. 왜 그처럼 오랜 동안 그가 에그돈 히스에 머무르는지 알 수 없다는 말이 농부들 입에 오르내렸다. 농부들의 말에 클라임은 자신의 계획을 말했으나 농부들은 믿지 않았다. 그는 다이아몬드 상인으로서 파리에서 하는 일에 만족을 못하고 있었고, 따라서 히스로 돌아와 아이들 교육을 위한 학교를 세우고 싶었다. 이는 고향 히스에 대한 사랑이 동기가 된 것으로, 그는 그 주민들을 위해 자신의 재산을 희생할 각오가 되어 있었다.

    클라임의 모친인 요브리아트 부인은, 그가 에그돈 히스를 다시는 떠나지 않겠다고 하자 처음에는 당황했으나 이내 화를 내었다. 부인은 말하기를, 보다 풍요로운 삶을 위해 그를 그곳에서 벗어나도록 했던 자신의 행동은 옳은 것으로, 다시는 에그돈으로 돌아오지 말라고 했다. 클라임의 장래에 관해 모자가 논쟁을 벌리고 있을 때 마을 소년 샘이 와 전하기를, 그날 아침 수잔 논서치가 뜨개질 바늘로 유스타시아를 찔렀는데, 찌른 이유는 그 “마녀(유스타시아를 가르킴)”가 자기 아들 조니에게 건 마법을 풀기 위해서였다고 했다.

    클라임이 유스타시아와 직접 대화를 할 수 있는 기회가 곧 찾아왔다. 그는 미스토버 냅에 있는 그녀의 집으로 가 그녀를 만났다. 그녀의 아름다움은 매력적이었다.

    그는 교사로서 일을 하기 위한 준비로 그날 하루 종일 독서 일정표를 준비했고, 밤이 되어 유스타시아를 다시 찾았다. 그의 모친은 놀라지는 않았지만 그의 행동을 용납하지도 않았다. 그녀는 그가 히스에 머무름으로써 인생이 파괴되고 있다고 믿었고, 그가 떠나지 않고 머무는 이유는 유스타시아에게 미쳐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모친과 논쟁을 하면서 클라임은 냉정한 자세를 유지했지만, 요브라이트 부인은 화를 내며 욕설을 퍼부었다.

    어머니의 시끄러운 반대가 있었지만, 클라임은 계속 유스타시아를 만났다. 어느 날 밤 월식을 지켜보던 중 그들은 미래에 관해 이야기를 했다. 그는 그녀가 자신을 히스를 떠나 파리로 간 “화려한 세계로부터 온 방문자”로 여기며 사랑을 한다는 느낌이었지만, 어쨌든 그녀에게 청혼을 했고, 그녀도 에그돈을 떠나 파리고 가고 싶다는 말을 하며 그의 청혼을 받아들였다.

제5-8장:

    클라임 요브라이트는 자신의 장래, 그리고 유스타시아와 관련하여 어머니와 계속 다투었다. 그 싸움은 계속 확대되어, 마침내 요브라이트 부인은 아들에게 더 이상 집에 오지 말라는 말을 하기까지에 이르렀다. 낙담한 클라임은 유스타시아를 만나 히스 벌판을 함께 걸으며, 곧 결혼을 하자는 약속을 했다. 결혼 후 히스 벌판의 외진 곳을 찾아 조그만 오두막에서, 그가 기숙학교를 준비하고 있는, 사람들로 분주한 버드머스로 갈 때까지 살자고 했다. 이렇게 해서 클라임은 오두막을 손에 넣은 다음 어머니의 집을 나왔다. 요브라이트 부인은 아직도 아들과 타협할 마음이 없었고, 유스타시아와 결혼을 한다면 다시는 그를 만나지 않겠다고 했다. 그가 떠나는 날, 마침 조카딸인 토마신이 요브라이트 부인을 방문하여 아들을 용서하라는 말을 했지만 부질없는 일이었다. 토마신은 새 남편인 데이먼 와일데비에 관해서도 이야기를 했다. 생활비도 잘 주지 않는다는 말이었다. 이에 부인은 토마신의 유산 상속분인 50기니를 곧 보내주겠다는 약속을 했다

    클라임의 결혼식 날 요브라이트 부인은 자택인 블룸스 엔드에 칩거하고 있었다. 그때 데이먼 와일데비가 방문하였다. 그도 역시 결혼식 참석을 하지 않은 것이다. 유스타시아의 결혼은 그에게 다시 그녀에 대한 사랑에 불붙게 했다. 그는 질투심이 타올랐다. 그는 토마신이 요브라이트 부인으로부터 가져오라고 부탁한 “물건”이 무엇인지를 물었으나, 토마신이 받을 유산인 돈을 그에게 건네고 싶지 않았던 부인은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았다. 그 대신 어리석은 크리스티안 캔틀을 시켜 그 돈을 토마신에게 보냈다. 토마신이나 클라임은 모두 결혼식 때문에 미스토버 냅에 있었기 때문에, 클라임의 유산 상속분도 크리스티안 편에 함께 보냈다.

    미스토버로 가는 도중 크리스티안은, 데이먼의 여관인 콰이엇 우먼을 향해 가던 한 무리의 사람들을 만났다. 그들은 추첨을 하여 당첨되면 값비싼 옷을 한 벌 주는 그 여관으로, 노름을 하러 가는 중이었다. 크리스티안도 가담했다. 그리고 그에 걸맞지 않은 행운이 찾아와, 주사위를 던져 옷을 한 벌 땄다. 기쁜 나머지 그는 정신을 잃고 토마신에게 전할 돈을 가지고 있다는 말을 데이먼에게 했다. 그 말을 들은 데이먼은 화가 났다. 자신의 몫도 챙길 기회를 기다렸다. 그 기회가 곧 찾아왔다. 그는 크리스티안과 동행하여 미스토버 냅으로 가던 도중 크리스티안을 상대로 도박을 했다. 행운은 데이먼의 편을 들어, 그는 토마신과 클라임의 상속분인 100기니를 크리스티안으로부터 땄다. 그 장면을 목격한 디고리 벤이 데이먼에게 도전했다. 두 사람은 한밤중까지 주사위를 던졌고, 마침내 디고리는 데이먼으로부터 모든 돈을 다시 빼앗았다. 그는 클라임의 몫이 50기니라는 걸 몰랐으므로, 딴 돈 100기니 모두를 토마신에게 주었다. 그녀 역시 자신의 실제 몫이 얼마인지 몰랐으므로, 100기니가 잘못된 금액임을 알지 못했다.

제IV권

제1-4장:

    여름이 되어 클라임 요브라이트와 유스타시아는 히스 벌판 위 오두막집에 살림을 차렸다. 그들은 행복했으나 다만 유스타시아는 파리로 가고 싶다는 꿈을 버리지 않은 반면, 클라임은 그곳에서 교사가 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요브라이트 부인은 클라임으로부터 돈을 받았다는 소식이 없었기 때문에 화를 내고 있었다. 주사위 노름에서 모든 돈을 데이먼 와일데비에게 잃었다는 말을 크리스티안에게 들었을 때 부인은 - 물론 부인은 디고리 벤이 그 돈을 다시 찾아 토마신에게 주었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 유스타시아의 옛 애인인 데이먼이 그녀의 환심을 되찾고자 그 돈을 그녀에게 주었으리라 믿고 유스타시아를 만났다. 그러나 부인의 예상은 틀렸고, 유스타시아는 억울하여 매우 분노했다. 두 여인은 분노 속에서 다투었고, 유스타시아는 파리가 아닌 에그돈 황무지 위 그러한 오두막에 살게 될 터였다면 클라임과 결혼을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돈 전달 문제는 토마신의 설명으로 곧 이해되었지만, 클라임과 유스타시아 간, 그리고 클라임과 요브라이트 부인 간 불화는 너무나 깊어 쉽게 해소되지가 않았다.

    클라임에게는 또 다른 불행이 닥쳤다. 어두운 환경 속에서 끊임없는 공부로 시력이 나빠진 것이다. 더 이상 책을 읽을 수가 없었다. 더 이상 공부를 할 수가 없었으므로, 임시로 가시금작화(히스 황무지에 흔한 가시가 많은 관목)자르는 일을 했다. 이처럼 새로운 일을 찾아 하고, 육체노동에 만족해하는 그에게 유스타시아는 소름이 끼쳤다. 클라임은 진실로 행복해 보였다. 그는 히스 황무지를 사랑하고, 그곳의 오묘한 아름다움을 즐기고 있었다. 육체노동이 이전의 직업인 다이아몬드 판매보다 천한 일이라고 생각지 않았다. 클라임이 야심이 부족하다고 본 유스타시아의 관점을 두고 그 부부는 대립하였고, 이제 그들은 그들의 사랑이 식어가고 있음을 알았다.

    실망감과 우울함으로부터 벗어나고자 유스타시아는 마을 무도회에 한 번 가 보았다. 낯선 분위기에 적응을 못하고 있던 차에, 우연히 데이먼 와일데비를 만났다. 그도 우연히 그곳에 왔던 것이다. 그들은 함께 춤을 추었고, 유스타시아는 자신의 불행한 결혼생활에 대해 그에게 말했다. 두 사람은 그곳을 빠져나와 히스 벌판을 함께 걷던 중, 디고리 벤과 클라임을 만났다. 클라임은 시력 때문에 데이먼을 알아보지 못했지만, 디고리는 데이먼이 또다시 유스타시아를 유혹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따라서 그는 데이먼이 그녀를 다시는 방문하지 못하도록 하나의 계략을 생각해냈다. 데이먼이 유스타시아를 만나려고 하면, 시끄러운 소리를 내어 그 자리로 클라임을 불러내는 방법이었다. 또는 유스타시아의 집에 접근하는 데이먼을 쫓아버리기 위해 덫을 놓아 그의 발목을 잡거나 총을 쏘아 겁을 주는 것이다. 이처럼 험한 방법들은 효과를 발휘하여, 잠시 데이먼에게 겁을 주었다. 이와 더불어 디고리는 요브라이트 부인을 방문하여 아들과 며느리를 용서하라고 했고, 클라임 역시 어머니와 화해하기로 했다.

제5-8장:

    요브라이트 부인은 디고리 벤의 권고를 받아들여, 아들 부부와 화해하기 위해 히스 벌판을 횡단하여 그들의 집으로 갔다. 몹시 더운 여름날이어서 노부인은 기진맥진했다. 가는 도중 누군가가 가시금작화를 베고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곧 그가 아들임을 알았고, 그 여윈 모습에 몹시 슬펐다. 그가 집으로 들어가더니, 조금 후 다른 남자가 역시 그의 집으로 들어가는 모습이 보였다.

    다른 남자는 다름 아닌 데이먼 와일데비로-밤에 유스타시아 집을 찾았다가 디고리 벤의 계략에 걸려 크게 놀란 적이 있었다-벌건 대낮에 유스타시아를 찾았고, 유스타시아가 그를 집안으로 들인 것이다. 집으로 들어간 클라임은 잠이 들었던 것이다. 지난날 연인이었던 두 남녀는, 그들이 처한 궁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유스타시아는 황야 속 작은 오두막에서 환자나 다름없는 나무꾼 남편과의 결혼 생활을 불행하게 생각했고, 데이먼은 자신을 거부하지 않고 있는 유스타시아를 아직도 사랑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들이 대화를 나누고 있을 때 요브라이트 부인이 문을 두드렸다. 유스타시아가 창문을 통해 내다보니 시어머니였다. 그러나 증오심 때문에 문을 열어 주지 않기로 하였는데, 무엇보다도 외간 남자를 집안에 들였다고 시어머니가 의심할 것이 두려웠기 때문이었다.

    방으로 들어가 기다리던 유스타시아는, 클라임이 잠에서 깨어나 문을 열기를 기다렸다. 조금 지나 그가 움직이는 소리가 들렸고, 어머니를 부르는 소리도 들려왔다. 데이먼이 몸을 감추도록 한 다음, 방으로 돌아온 유스타시아는 아직 잠을 자고 있는 클라임을 보고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그는 그냥 잠꼬대를 한 것으로 요브라이트 부인은 이미 되돌아간 후였다.

    요브라이트 부인은 가슴이 찢어지는 듯했다. 유스타시아가 분명 창으로 내다보았고, 클라임이 집으로 들어가는 것도 보았던 것이다. 집안 내부 사정을 몰랐던 그녀로서는, 아들 부부가 자신을 내쫓았다고 생각한 것이다. 그녀는 히스 광야를 걸어 집으로 돌아갔고, 그러한 그녀를 본 조니 논서치는 자기 어머니에게 “아들에게 버림받은 상처받은 어머니”를 보았다고 했다. 집으로 돌아가던 도중 요브라이트 부인은 노상에서 슬픔으로 무너져 내려 몸을 가눌 수조차 없게 되었다. 한편 어머니가 오기 직전 집안으로 들어갔던 클라임은 잠에서 깨어난 후 어머니를 방문하기로 했다. 그는 모친이 왔었으나 집안으로 들어오지 못했다는 사실을 몰랐다. 유스타시아는 사실을 말하지 않았고, 가당치도 않게 어머니를 방문하지 말라고만 했다. 히스 벌판을 지나다가 클라임은 의식을 잃고 쓸어져 있는 어머니를 보았다. 어머니를 업고 오두막집으로 돌아간 클라임은, 사람들의 도움을 요청했다. 요브라이트 부인은 탈진을 한 데다가 더위를 먹고 있었고, 더구나 독사에 물리기도 했다. 마을 사람들이 몰려와 말린 독사 기름으로 그녀의 상처를 문지르는 등, 민간요법으로 치료했다.

    한편 유스타시아는 오두막집을 떠나 아버지에게로 갔다. 부친은 그녀에게 데이먼 와일데비가 1만 1천 파운드 상당의 유산을 받았다는 말을 했다. 그녀는 곧 데이먼을 만났다. 그에게 엄청 끌린 것은, 무엇보다도 이제 그는 파리로 간다는 그녀의 꿈을 실현할 수 있는 강력한 수단을 가지게 되었기 때문이다. 데이먼과 함께 블룸스 엔드를 향해 걸어가던 유스타시아는 그 오두막집을 지나면서, 사람들이 모여 요브라이트 부인을 돌보고 있는 것을 보았다. 시골 의사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부인은 죽어가고 있었다. 곧 오두막집을 찾아온 조니 논서치 소년은 사람들에게, 길에서 쓰러진 부인의 마지막 말은 “아들에게 버림받은 가슴이 찢어지도록 슬픈 여자”라는 말이었다고 했다.

제V권

    어머니의 죽음이 자신의 책임이라고 생각한 클라임은 오랜 병석에 눕게 되었다. 시어머니의 죽음에 자신의 책임을 비밀에 붙인 채 유스타시아도 그 어느 때보다도 불행을 느꼈다. 점점 더 데이먼과의 만남에서 위안을 찾으려고 했다. 한편 병에서 회복한 클라임은 어머니를 죽음으로 이끈 일련의 사건을 곰곰 생각해 보았다. 크리스티안 캔틀과 디고리 벤으로부터 어머니가 자신을 방문하려고 했다는 사실을 알았다. 요브라이트 부인이 마지막 말을 남긴 조니 논서치 소년으로부터 마침내 진실을 알아낼 수가 있었다. 조니는 어떤 남자가-데이먼 와일데비로 클라임이 의심하고 있는-오두막집으로 들어가는 걸 보았고, 요브라이트 부인이 문을 노크 하자 유스타시아가 창문으로 내다 본 후 문을 열지 않는 걸 보았다고 했다. 집안으로 들어가길 거부당한 부인이 되돌아 멀리 가는 것도 보았다고 했다. 이 말을 들고 분노한 클라임은 유스타시아를 꾸짖었다. 그녀는 착각을 해서 그랬다고는 했지만, 그날 온 남자가 누구인지는 말하지 않았다. 그 일로 부부싸움 끝에 그녀는 오두막집을 떠나 미스토버 냅으로 돌아갔다. 그곳에서 그녀는 챨리의 돌봄을 받았다. 챨리는 그녀를 사랑하게 되었는데, 그녀가 자살을 생각하자 집안의 모든 총을 자물쇠로 잠가 버렸다.

    유스타시아를 즐겁게 하려고 챨리는 이 이야기가 시작된 운명의 날을 기념하기 위하여 11월 5일 화톳불을 지폈다. 그 불을 본 데이먼은 -물론 챨리는 어떤 연락을 위한 봉화불을 의도한 건 아니었다- 옛 연인 유스타시아를 찾아갔다. 그를 만난 유스타시아는 자신의 운명을 슬퍼했고, 그는 사랑을 고백했다. 그는 함께 가기로 마음먹은 건 아니었지만 유스타시아가 파리로 가도록 도울 계획이었다. 한편 클라임은 토마신을 만나 자신의 불행을 이야기했다. 그는 아직도 헤어진 아내를 사랑한다고 했다. 그는 유스타시아에게 화해를 하자는 편지를 보냈다. 남편 데이먼이 돌아오자 토마신은 그와 유스타시아 간에 뭔가 있지 않을까 하여, 그 밤중에 히스 벌판 어느 곳을 다녀왔는지 물었고 그는 대답 대신 매우 화를 냈다.

    다음 날인 11월 6일, 유스타시아는 데이먼에게 약속한 신호를 보냈다. 그날 밤 떠나기로 한 것이다. 클라임이 그녀에게 보낸 편지는 오후 10시에 도착했으나, 유스타시아는 그 편지를 받지 못한 상황이었다. 자정이 되어 유스타시아의 조부 브아이 씨는 유스타시아가 집에 없는 것을 알았다.  유스타시아는 짐을 챙긴 다음 집을 몰래 빠져나가, 데이먼을 만나기 위해 콰이엇 우먼 여관을 향해 갔다. 그녀의 격렬한 내면적인 고통은 회오리치는 폭풍우 못지않았다. 자신에게는 돈 한 푼 없다는 걸 알았고, 따라서 파리로 가려면 데이먼과 함께 가야 할 터였다. 그러나 데이먼은 야심도 없고, 그녀에게 있어서는 대단한 인물도 아니라는 사실이 슬펐다. 그녀가 살던 오두막집 근처에서는 미신을 숭배하는 수잔 논서치가, 유스타시아가 걸렸을지도 모를 마법을 풀기 위해 부지런히 일을 하고 있었다. 그녀의 방법은 양초로 만든 유스타시아의 형상에 이곳저곳 바늘을 찌른 다음 불에 녹이는 것인데, 그 불길한 느낌은 말할 수 없이 엄청났다.

    집에 홀로 앉아 유스타시아를 기다리고 있던 클라임에게 토마신이 찾아와, 데이먼이 유스타시아와 함께 도주한 것 같다고 했다. 브아이 씨도 찾아와 유스타시아가 사라졌다고 했다. 놀라움과 걱정 속에서 클라임은 그녀를 찾아 폭풍우가 치는 히스 벌판으로 나갔다. 얼마 후 토마신도 딸아기를 품에 안은 채 따라왔다. 그녀는 어두운 히스 광야에서 길을 잃었으나, 다행히도 디고리 벤을 만나 함께 왔던 것이다. 그들은 함께 콰이엇 우먼 여관을 향해 갔다. 모든 것이 끝을 향해 가고 있었다. 클라임은 유스타시아와 함께 히스를 떠날 준비를 하고 있던 데이먼을 만났다. 그때 그들은 가까운 저수지의 둑으로부터 누군가가 물로 떨어지는 소리를 들었다. 유스타시아였다. 그녀를 구하려고 두 남자는 소용돌이치는 물로 뛰어들었다. 그때 디고리 벤이 도착하여 토마신을 보내 사람들을 불러 데이먼과 클라임을 물로부터 구해냈다. 마을 사람들의 도움으로 유스타시아의 시신을 찾을 수가 있었다. 데이먼과 유스타시아는 죽었으나 클라임은 살아났던 것이다. 늘 그렇듯이 그는 그 모든 죽음들에 자신이 책임이 있다고 했다.

제VI권

    지은 잘못이야 어떻든, 남편 데이먼 와일데비의 돌연한 죽음으로 토마신은 큰 충격을 받았다. 그녀는 클라임과 함께 살기 위해 블룸스 엔드로 거처를 옮겼다. 예상한 대로 클라임은 아내의 죽음에 따른 슬픔과 마음의 상처로 기진맥진해 있었다. 이제 그는 반쪽 신세가 되어 은둔한 채 외롭게 살았다. 시간이 지나면서 토마신은 슬픔에서 벗어나 딸아기와 즐겁게 지내기 시작했다. 데이먼과 유스타시아가 죽은 후 2년이 되던 여름, 디고리 벤이 다시 찾아왔다. 그는 더 이상 물감 장수 일을 하지 않고, 아버지 소유의 낙농업 일을 하고 있었다. 따라서 더 이상 전신에 붉은 칠을 묻힐 일이 없었다.

    디고리는 토마신의 허락을 얻어, 브룸스 엔드 가까이에 꽃으로 장식한 5월의 기둥을 세웠다. 기둥을 세운 후 그날 밤 토마신은, 기둥 옆에서 달이 뜨기를 기다리고 있는 디고리를 보았다. 달이 뜨자 그는 달빛 속에 누군가가 떨어뜨린 장갑을 보았다.

    달이 뜨기를 기다리는 디고리에 관심이 있었던 토마신은, 잃어버린 장갑의 주인에게 그처럼 관심을 기울이는 그에 대해 의문이 들었다. 그리고 마침내 그 장갑의 주인이 자신이라는 걸 알았다. 그녀의 하녀인 레이첼이 잃어버린 자신의 장갑이었던 것이다. 어느 날 딸과 함께 산책을 하다가 디고리를 만난 토마신은 장갑을 돌려 달라고 했고, 이에 따라 서로 관심 있는 대화를 나누게 되었다.

    한편 클라임은 토마신이 소녀 시절 자신에 대해 품었던 애정이 다시 불붙었다는 사실에 관심을 가졌다. 돌아가신 어머니의 소원에 따라 그는, 비록 사랑할 수 있는 자신의 능력이 사라져 버리긴 했지만 토마신에게 구혼하기로 했다. 그러나 오히려 토마신은, 자신이 디고리와 결혼을 할 수 있는지를 클라임에게 물었다. 놀란 그는, 신사답지 않은 디고리는 토마신에게 어울리지 않는다는 어머니의 오랜 생각을 존경하는 마음에서 그와 결혼하지 말라고 했다. 그러나 토마신은 디고리가 더 이상 물감 장수가 아님으로 그와의 결혼을 반대할 이유가 없다고 했다. 그리고 결국 그와 약혼을 했다.

    이 소설의 마지막 장에는 히스 벌판의 노동자들인 페어웨이, 크리스티안 캔틀, 샘 등 여러 사람들이 등장한다. 그들은 즐거운 결혼식과 축제를 가지게 될 토마신과 디고리 신혼부부를 위해 결혼 선물로 새털을 채운 매트리스를 만들었다. 물론 클라임은 그 결혼 축제에 참석하고 싶은 마음이 없었다. 그 대신 그는 유스타시아의 옛집인 미스토버 냅으로 가, 그녀를 사랑한 그녀의 하인 챨리를 만났다. 챨리와 함께 블룸스 엔드로 돌아온 클라임은 유스타시아의 머리털 묶음을 그에게 주었다. 토마신의 집 창문을 들여다본 챨리는 클라임이 참석하지 않은 잔치라는 걸 잊은 채, 하객들이 모여 즐기는 떠들썩한 잔치 이야기를 그에게 했다.

    디고리와 토마신은 결혼식 후 함께 디고리의 집을 향해 출발했다. 클라임은 어머니의 추억이 비극적으로 남아 있는 블룸스 엔드의 집에 홀로 남아 있었다. 그는 순회 강사로서 그 지역 농민들에게 도덕 강의를 했다. 그의 강의를 들은 사람들은 여러 감정이 교차했으나, 그는 비극의 주인공으로서 가는 곳마다 동정을 받았다.(C)


번역: 박흥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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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스 하디(Thomas Hardy, 1840-1928):

    토마스 하디는 1840년 영국 서남부 지역 Dorset의 시골 Higher Bockhampton에서 태어났음. 열여섯 살 때 소년공으로, Dorchester시 건축가 존 힉스의 도제가 되었음. 도체스터는 후일 그의 소설 “Casterbridge”의 무대가 된 곳임. 그는 대학 입학과 교회 생활을 두고 많은 고민을 하였으나, 신앙심이 약하고 경제적으로 어려웠던 그는 결국 모든 걸 포기하고 글쓰기를 선택함. 그는 거의 12년간을 어두움 속에서 절차탁마하여 시와 소설을 썼으나 성공적이지 못했음. 1874년에 발표한 “Far from the Madding Crowd”을 통해, 작가로서 그리고 경제적으로 처음 성공을 거둠. 작가로서 설 수 있게 된 그는, 그 해 말 Emma Lavinia Gifford와 결혼함.

    그는 소설가로서 명성을 얻었으나 무엇보다 자신을 시인으로 생각하였음. 그에게 소설이란 일차적인 생계 수단이었음. 당시의 많은 작가들이 그랬듯이 그는 자신의 소설을 잡지나 신문 등 정기 간행물에 연재물로 게재하였음. 그러한 연재물을 팔기 위해 당시의 작가들은 스릴 물이나 복잡한 이야기 등 믿기 힘들 정도로 난삽한 빅토리안 소설 양식을 따름. 그러나 하디는 그러한 양식을 따르지 않음. 또한 Virginia Woolf나 D. H. Lawrence처럼 모더니스트로 분류되지도 않음. 19세기와 20세기 사이 전통과 새로움 사이에 있었던 작가였음.

    하디는 영국이 농업국가에서 현대 공업 국가로 이행되는 어렵고 고통스러운 사회 변혁 시대에 살면서 글을 쓴 작가임. 그 시대는 사업가나 기업가 즉, “새 돈”을 상징하는 사람들이 사회적 상류계급에 편입되고 “헌 돈”으로 상징되는 구귀족계급이 사라지는 시기였음.

    하디는 그의 작품으로 인한 논쟁으로 시달리기도 했음. 이를 계기로 “Jude the Obscure”을 마지막으로 소설 쓰기를 끝내고 남은 생애를 시 쓰기에 몰두함. 지금 그는 소설가로 기억되고 있지만 그의 시대는 시인으로 알려진 인물임. 1928년 사망한 그는 웨스트민스터 사원 시인묘역에서 영면하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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