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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인 에어

  

     Jane Eyre


          by

Charlotte Brontë

   <Synops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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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  진정한 사랑과  자율성. 도덕과 쾌락의 균형.

등장 인물:

제인 Jane Eyre:
        소설의 주인공겸 화자. 지적이고 정직하며 평범한 소녀. 정의와 인간의 존엄, 도덕성의 편에 서 압제, 불평등, 고난과 싸우는 인물. 지적, 정서적 성취에 가치를 두며 성의 평등, 사회적 평등에 대한 신념과 여성, 가난한 자에 대한 빅토리안 영국의 편견에 저항하는 인물.

로체스터 Edward Rochester:
        손필드 장원의 주인. 부유하고 열정적이나 비밀스런 삶의 배경을 가진 인물. 사회적 계급이나 재산, 격식 등에 개의치 않는 인물. 젊은 날의 무분별한 과오가 초래한 불행을 잊기 위해 유럽을 방황함. 불행한 결혼 생활로 동정을 받기도 하는 인물.

신진 St. John Rivers:
        목사. 제인이 방황할 때의 후원자.  타인과의 관계에서 냉정하고 고압적인 인물. 야심에 몰입하는 인물. 로체스터의 적대자(옛날 사도 성 요한이 아닌 일반인 이름의 경우 “Sinjin”으로 발음했음).

리드 부인 Mrs. Reed:
        제인의 가혹한 외숙모. 제인을 열 살 때까지 양육함. 남편이 자신들 자녀보다 제인을 더욱 아낌으로써 그녀의 제인에 대한 적개심이 죽을 때까지 지속됨.

베시 Bessie Lee:
        게이츠헤드의 하녀. 어린 제인에게 이야기를 해주고 노래를 불러주며 보살피는 유일한 인물.

로이드 Mr. Lloyd:
        약제사. 제인의 학교 입학을 권한 인물. 리드 부인의 모함으로부터 제인이 벗어날 수 있도록 도와줌.

조지아나 Georgiana Reed:
        제인의 아름다운 외사촌 자매. 리드 부인의 딸. 제인이 어렸을 때 학대를 하나, 이후 제인을 신뢰하며 친밀한 관계가 됨.

엘리자 Eliza Reed:
        제인의 외사촌. 조지아나의 동생. 정의롭고 신앙심 깊은 여인. 수녀가 됨.

존 John Reed:
        제인의 외사촌. 조지아나와 엘리자의 남동생. 어린 시절 제인에게 함부로 함. 성인이 되어 술과 도박에 탐닉함. 자살로 생을 마치는 인물.

헬렌 Helen Burns:
        제인의 학우. 자제력으로 불행을 견디는 인물. 제인의 품에서 결핵으로 죽음.

브로클허스트 Mr. Brocklehurst:
        잔혹하고 위선적인 로우드 학교 교장. 예수님의 고난을 설교하지만 학교 재산을 빼돌려 사치스런 생활을 하는 인물.

템플 Maria Temple:
        로우드 학교 교장. 제인과 헬렌을 연민과 자비로 가르침. 제인의 첫 롤 모델이 되는 인물.

스캣처드 Miss Scatcherd:
        로우드 학교 교사. 제인과 헬렌에게 가혹한 인물.

페어팩스 Alice Fairfax:
        손필드 장원의 가정부. 괴이한 웃음소리에 대해 제인에게 알려준 인물.

버다 Bertha Mason:
        로체스터의 아내. 흑인과 프랑스계 백인의 혼혈 여인으로 아름답고 부유하나, 후일 미쳐버리는 인물. 손필드의 숨겨진 방에서 그레이스 풀의 보호 하에 살아가는 인물. 화재로 불에 타 죽음.

풀 Grace Poole:
        버다의 보호자. 빈번한 음주로 인한 주의 소홀로 버다가 제자리를 벗어나게 만드는 인물. 제인이 손필드에 처음 도착했을 때, 페어팩스 부인은 버다의 광기를 풀의 짓으로 돌려 말함.

아델 Adèle Varens:
        손필드에서 제인이 가르친 아이. 로체스터의 연인이었던 세린느의 딸. 로체스터가 데려왔지만 자신의 딸로 여기지 않은, 어머니로부터 버림받은 아이.

세린느 Celine Varens:
        프랑스인 가수 겸 무희. 로체스터의 연인이었으나 그에게 불성실하고 돈에만 관심이 있던 여인. 그로 인해 로체스터와 헤어진 인물.

리챠드 Richard Mason:
        버다의 남동생. 손필드 방문 시 누이의 광기를 보고 상처를 받는 인물. 로체스터와 버다의 결혼을 폭로함으로써 제인과 로체스터의 결혼식을 무너뜨리는 인물.

브릭스 Mr. Briggs:
        변호사. 리차드 메이슨을 도와 제인과 로체스터의 결혼을 방해한 인물. 제인의 삼촌 존 에어가 죽은 후 그녀를 찾아 유산을 상속 받도록 도와 준 인물.

블랑슈 잉람 Blanche Ingram:
        아름다운 사교계 여인. 제인을 무시하고 돈 때문에 로체스터와 결혼을 시도하는 인물.

다이아나 Diana Rivers:
        제인의 사촌. 마리아와 신진의 자매. 친절하고 지적인 여인. 신진과 인도 선교를 하지 말도록 설득하는 인물. 독립적이고 지적인 인물로 제인의 롤 모델.

마리아 Mary Rivers:
        제인의 사촌. 다이아나와 신진의 자매. 친절하고 지적인 여인. 부친이 몰락한 다음 가정교사 일을 함. 다이아나와 마찬가지로 제인의 롤 모델.

로사 몬드 Rosamond Oliver:
        부유한 올리버의 아름다운 딸. 제인이 일하는 학교에 재정적인 지원을 하는 여인. 신진을 사랑했지만 결국 부자 그랜비와 결혼.

존 John Eyre:
        제인의 삼촌. 제인에게 2만 파운드의 유산을 남기는 인물.

리드 Uncle Reed:
        제인의 외삼촌. 리드 부인의 남편. 제인을 아끼고 사랑한 인물. 부인으로부터 제인을 잘 키우겠다는 약속을 받아내는 인물. 그러나 리드 부인은 약속을 지키지 않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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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장:

        어느 음울한 11월 오후, 부유한 리드 씨네 집 게이츠헤드의 응접실에 제인 에어라는 어린 소녀가 비위크가 지은 “영국 조류사”를 읽고 있었다. 제인의 외숙모인 리드 부인은 자신의 자녀들인 엘리자, 조지아나, 그리고 존이 제인과 함께 놀지 못하도록 하고 있었다. 존은 사나운 아이었는데, 제인이 가난한 집 고아로, 자기 어머니가 가엾이 여기어 함께 살게 되었다면서 툭하면 구박을 했다. 제인에게 책을 집어던져, 마침내 제인은 참지를 못하고 존과 싸움을 하기에 이르렀다. 리드 부인은 제인에게 책임이 있다면서, 남편이 죽음을 맞이했던 으스스한 “붉은 방”에 제인을 가두어 처벌키로 했다.

제2장:

        하녀 애봇과 베시 리가 제인을 데리고 그 방으로 갔다. 제인은 온 힘을 다해 저항했지만 소용없는 일이었다. 방에 같힌 제인은 거울에 비친 자신의 초라하고 일그러진 모습을 보고는 충격을 받아, 그러한 상태에 이르게 되기까지의 일들을 돌이켜 보았다. 부모님이 돌아가신 후 자신을 리드 외숙부가 그곳으로 데려왔고, 그가 죽을 때 아내 즉 리드 외숙모에게 제인을 친자식 돌보듯 하라는 유언도 남겼음을 알고 있었다. 약속을 깬 아내에게 복수하기 위해 외숙부의 유령이 갑자기 나타난 듯한 전율을 느꼈다. 제인이 무서워 비명을 질렀으나, 외숙모는 다만 제인이 처벌을 면하기 위해 그런다고 생각했다. 제인은 두려움 속에 탈진하여 정신을 잃고 쓰러졌다.

제3장:

        제인이 정신을 차리고 보니 침대에 누어있었다. 친절한 약제사 로이드 씨가 자신을 돌보고 있었다. 베시도 있었다. 그녀는 제인에게 함부로 하는 여주인 리드 부인을 책망하고 있었다. 제인은 며칠간 침대에 누워 지냈고, 베시가 곁에서 아름다운 노래를 불러 위로해주었다. 로이드 씨는 게이츠헤드의 생활에 관해 제인과 대화를 나누었다. 제인의 말을 들은 그는 곧 리드 부인에게 제인을 학교에 입학 시키라고 했다. 게이츠헤드를 떠날 수 있다는 생각에 제인은 너무나 기뻤다.

        “붉은 방”에 누워 있던 동안 제인은, 베시와 애봇이 나누는 대화를 듣고 자신의 과거를 보다 잘 알게 되었다. 제인의 아버지는 가난한 목사였다. 제인의 어머니는 격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말을 듣고도 그와 결혼을 했던 것이다. 제인의 외할아버지는 말을 듣지 않는 딸에게 한 푼의 유산도 남기질 않았다. 결혼 1년 후 제인의 아버지는, 그의 교구가 있는 가난한 마을을 방문 도중 발진티푸스에 걸렸고 그의 아내도 남편으로부터 전염이 되어 한 달 만에 부부가 모두 죽었던 것이다.

제4장:

        제인은 외숙모와 외사촌형제들의 학대를 견디며 학교 입학을 기다렸다. 마침내 로우드 여학교로부터 입학할 수 있다는 연락이 왔다. 제인은 학교 운영을 맡고 있는 엄한 인상의 브로클허스트 씨를 소개받았다. 그는 제인의 종교에 대해 여러 가지 질문을 했고, 시편이 지루하고 잘 모른다고 하자 화를 내었다. 제인이 거짓말을 하는 버릇이 있다고 그에게 외숙모가 말을 했고, 그는 그 말을 선생님들에게 알리겠다고 했다. 제인은 그 말을 듣고 너무나 깊은 상처를 받았으나, 어떻게 해야 외숙모로부터 자신을 보호할 수 있을지 알 수가 없었다.

제5장:

        브로클허스트 씨를 만난 4일 후, 제인은 오전 6시에 마차를 타고 로우드를 향해 출발했다. 학교에 도착하니 날이 저물고 비가 왔다. 이제 새 거주지가 될 우중충한 건물로 들어갔다. 다음 날 급우들과 인사를 나누었고 일과표를 받았다. 일과표는 새벽부터 저녁 식사를 할 때까지 꽉 차있었다. 교장 선생님 미스 템플은 매우 친절했으나, 담임선생 미스 스캣처드는 화가 난 얼굴에 특히 헬렌 번스라는 어린 소녀에게 함부로 했다. 제인과 헬렌은 곧 친구가 되었다. 제인은 로우드가 고아 소녀들을 위한 자선 학교'라는 말을 헬렌으로부터 들었다. 이는 리드 외숙모가 아무런 경제적 부담 없이 자신을 이 학교로 보냈다는 걸 뜻했다. 또한 브로클허스트 씨가 학교 운영을 맡고 있으며, 미스 템플도 그에게 보고를 해야 한다는 걸 알았다.

제6장:

        로우드에 도착한지 이틀 후, 물이 얼어 소녀들은 빨래를 할 수가 없었다. 제인은 그곳 생활이 쉽지 않다는 걸 알았다. 소녀들은 식사도 부족했고 과도한 일에다 언제 끝날지 모르는 길고 긴 설교에 꼼짝 못하고 앉아 있어야 했다. 제인은 헬렌과 가까이 지냈고 특히 그녀가 아는 것이 많은데다가, 무엇보다도 스켓처드의 부당한 대우를 참을성 있게 견디고 있다는 사실에 깊은 감동을 했다. 헬렌이 말하기를, 자신은 원수를 사랑하고 고난을 받아들이는 교리를 지키고 있다고 했다. 이에 대해 제인은 그 같은 부당함을 순순히 받아들인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며 강한 반대를 했지만, 헬렌은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았다. 헬렌은 자신이 공부에 열중할 때에 고향이나 가족 생각 등 백일몽이나 꾸는 가엾은 학생이라고 하면서, 엄격한 생활을 수행하지 못하는 자신은 마땅히 벌을 받아야 한다고 했다.

제7장:

        로우드에서 제인이 한 달을 지내는 동안, 브로클허스트 씨는 거의 학교를 떠나 있었다. 그가 돌아오자 제인은 마음이 대단히 불안했는데, 자신이 거짓말을 한다는 리드 외숙모의 모략을 그가 학교에 알리겠다고 한 말이 생각났기 때문이었다. 제인이 실수로 식판을 떨어뜨리는 걸 본 그는 매우 화를 내며 조심성이 없다고 야단을 쳤다. 그러면서 네가 거짓말쟁이임을 학교에 알리고 올 터이니 그때까지 걸상 위에 서 있으라고 명령을 했다. 그날 내내 다른 학생들과 대화도 금지 시켰다. 그 같은 제인에게 헬렌이 지나가며 위로의 말을 하여 그 치욕의 날을 견딜 수 있게 해주었다.

제8장:

        오후 다섯 시가 되어 학과가 끝나고 학생들이 흩어지자 마침내 제인은 바닥에 쓰러졌다. 말할 수 없는 치욕감에다 이제 학교에서 자신의 명예가 끝장이 났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헬렌은 그렇지 않다고 했다. 거의 모든 소녀들이 제인의 편에서, 거짓말쟁이라는 그의 모략을 믿지 않는다고 했다. 제인은 미스 템플에게 자신은 거짓말쟁이가 아니며, 게이츠헤드에서 어린 시절 당한 고통을 이야기했다. 미스 템플은 제인의 말을 믿는 듯 로이드 씨에게 편지를 써, 제인의 말이 사실인지를 확인했다. 그녀는 제인과 헬렌에게 차와 과자를 주면서, 특히 제인에게 더 마음을 써 주었다. 며칠 후 제인의 말이 사실이라는 내용의 답장이 로이드 씨로부터 왔다. 미스 템플은 제인의 결백함을 공식적으로 선언하였다. 그렇게 해서 마음이 편해진 제인은 이제 공부에 열중할 수 있게 되었다. 그녀는 미술에 뛰어났고 프랑스어 공부도 많은 진전이 있었다.

제9장:

        봄이 되자 학교생활은 행복한 듯했다. 그러나 학교가 있는, 수목이 우거지고 습기 가 찬 작은 골짜기는 바로 발진티푸스의 진원지였다. 따듯한 기온으로 인해 반 이상의 소녀들이 병에 걸렸다. 제인은 병을 피할 수 있었고, 새 친구 마리아 앤 윌슨을 사귀었다. 발진티푸스는 아니지만 헬렌은 폐결핵에 걸려 죽어가고 있었다. 이에 제인은 크게 놀랐다. 어느 날 밤 제인은 헬렌이 누워 있는 미스 템플의 방으로 몰래 들어갔다. 마지막으로 헬렌을 보기 위해서였다. 헬렌이 말하기를, 별로 고통스럽지도 않고 이제 고통을 뒤로 하고 이 세상을 하직하는 게 기쁘다고 했다. 그날 밤 헬렌이 죽었다. 그녀의 무덤에는 아무런 표시가 없었지만, 15년 후 희색 대리석 판이 무덤위에 놓여졌다. 아마 제인이 놓았을 것이다. 그 판에는 라틴어로 “나는 다시 일어설 것이다” 라는 묘비명이 쓰여 있었다.

제10장:

        학생들이 발진티푸스에 걸린 것은 브로클허스터의 태만한 학교 운영 때문이었다는 사실이 밝혀지고, 따라서 새로운 경영진이 들어섰다. 이후 학생들을 위한 여러 가지 환경이  개선되고, 이후 6년간 제인은 우수한 학생으로서 공부에 열중할 수 있었다. 졸업 후 로우드에서 교사로 2년간 근무를 한 후 제인은 학교를 떠나기로 했다. 미스 템플도 결혼을 하여 이미 학교를 떠난 상태였다. 제인은 가정교사로서의 일자리를 구했고, 곧 손필드라는 영지領地에 가정교사로 들어가게 되었다.

        그곳으로 가기 전 베시가 제인을 찾아왔다. 그녀는 제인이 게이츠헤드를 떠난 후 일어난 일들을 이야기 했다. 조지아나는 에드윈 비어'라는 남자와 몰래 사랑의 도피를 하려고 했지만, 엘리자가 그 사실을 리드 외숙모에게 고자질을 하여 실패를 했다고 했다. 존은 방탕한 생활을 한다고 했다. 제인의 작은 삼촌 존 에어가 7년 전 게이츠헤드에 나타나, 제인의 행방을 물었다고 했다. 로우드로 온 것을 알고 찾아오려 했으나 시간이 없어 오지를 못했고, 돈벌이를 위해 마데이라 섬으로 갔다고 했다. 제인과 헤어진 베시는 게이츠헤드로 돌아갔고, 제인은 새로운 생활을 찾아 손필드로 떠났다.

제11장

        제인은 밀코트에서 마차를 탔고, 그날 밤 마침내 손필드에 도착했다. 어둠 속에서 집의 모습을 분간하기 어려웠지만, 편안하고 쾌적한 분위기라는 걸 알았다. 단정한 차림새의 나이든 페어팩스 부인이 기다리고 있었다. 부인은 편지에서 짐작한 것과는 달리 여주인이 아니고 하녀였다. 주인 로체스터 씨는 자주 여행을 하기 때문에, 페어팩스 부인에게 집 관리를 맡기고 있었다. 제인은 여덟 살짜리 프랑스 소녀 아델을 가르치게 될 것임을 알았다. 소녀의 어머니는 가수 겸 무희였다. 페어팩스 부인의 말에 따르면, 로체스터 씨는 기이한 인물로 폭력적인 가정사를 가지고 있다고 했다. 그때 돌연 집안을 울리는, 이상하고 기분 나쁜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그 소리에 페어팩스 부인이 하녀 그레이스를 불러, 시끄러운 소리를 내지 말 것과 지시 사항을 어기지 말라고 했다. 그레이스가 물러나자 페어팩스 부인이 말하기를, 그레이스는 침모로서 예측 불가능한 인물이라고 했다.

제12장:

        손필드에서의 생활은 비교적 쾌적하고 편했다. 아델은 버르장머리가 없고 때로는 까다로웠지만, 공부에 열의가 있었다. 그럼에도 제인은 마음을 놓지 못했다. 몇 달이 지난 후 어느 날 밤, 창가에 앉아 달맞이를 하고 있는데 말 한 마리가 다가오는 것이 눈에 띄었다. 언젠가 베시가 말한, 밤길 여행자를 겁주기 위해 노새나 개, 말로 모습을 바꾸는 가이트래쉬(Gytrash: 영국 전설에 등장하는 검은 개) 생각이 났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개가 옆에 따라왔다. 말에 사람이 타고 있었다. 제인의 눈앞을 조금 지나가던 말이 얼음판을 밟고 미끄러지자, 말에 타고 있던 사람이 낙마를 했다. 제인이 달려가 그 남자를 일으켜 세우며 자신을 소개했다. 중키에 가슴이 넓고, 검은 얼굴에 치켜진 눈썹이 화가 난 인상이었다. 서른다섯 살은 되었을까 하는 중년의 남자였다. 집안으로 다시 들어 온 제인은 곧 페어팩스 부인에게로 갔다. 그곳에 가 보니 양탄자 위에 말을 따라온 개가 누워 있었다. 제인의 물음에 부인이 대답하기를, 그 개는 로체스터 씨가 기르는 파이롯이라고 했다. 그는 방금 전 집으로 돌아왔는데, 말에서 떨어져 발목을 삐었다고 했다. 다름아닌 로체스터 씨였다.

제13장:

        다음 날 로체스터 씨는 제인과 아델에게 함께 차를 마시자고 했다. 그는 무뚝뚝하고 차가웠지만, 제인의 그림을 보고는 즐거워했다. 그가 차갑고 변덕스럽다고 제인이 페어팩스 부인에게 말하자, 부인은 그의 개인적인 어려움 때문에 그렇다고 했다. 그는 가족으로부터 따돌림을 받은 일이 있고, 따라서 부친이 사망하자 그의 형이 손필드를 상속 받았다고 했다. 형이 죽자 로체스터가 손필드 주인이 된지 이제 9년이 되었다고 했다.

제14장:

        로체스터가 손필드에 도착한 처음 며칠간, 제인은 그를 볼 수가 없었다. 어느 날 저녁 로체스터는 식사 후 제인과 아델을 불렀다. 그는 아델이 오랜 동안 갖고 싶어 했던 선물을 주었고, 제인과는 일상적인 대화를 나누었다. 자신이 매력적이냐는 질문에, 제인은 무심코 그렇지 않다고 대답했다. 그가 횡설수설하자, 취한 것으로 제인은 생각했다. 자신과 대화를 해야 한다는 그의 명령에 제인은 당황을 했는데, 특히 그와의 관계가 단순히 가정교사 일이 아니라는 그의 말 때문이었다. 두 사람은 죄의 개념이나 용서, 부활 등에 관한 대화를 나누었다. 아델의 엄마에 관한 말에 제인은 흥미가 일었고, 로체스터는 다음 기회에 자신의 일을 말하겠다고 했다.

제15장:

        얼마 후 로제스터는 지난 번 약속한대로, 자신과 아델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그는 아델의 어머니인 프랑스 인 세린느 바렌즈와 오랜 세월의 관계가 있었다고 했다. 그녀는 가수 겸 무희라고 했다. 그녀가 다른 남자와 관계를 맺은 걸 알고 헤어졌다고 했다. 아델이 그의 딸임을 세린느가 주장하지만 그는 그 말을 믿지 않는다고 했다. 아델이 자신을 닮은 데가 없다는 이유에서였다. 그렇지만 세린느가 아델을 포기하자, 자신이 영국으로 데려와 잘 키우고 있다고 했다.

        로체스터가 이야기한 그의 과거로 자신이 빠져든다는 생각에 제인은 뜬 눈으로 밤을 새웠다. 그때 손톱으로 벽을 긁는 듯한 이상한 소리가 들렸고, 곧 복도로부터 괴이한 웃음소리가 들렸다. 문이 열려 밖을 보니, 로체스터의 방으로부터 연기가 새어나오고 있었다. 제인이 달려가 보니 그의 침대 커튼에 불이 붙고 있었다. 물을 끼얹어 불을 껐다. 그의 생명을 구한 것이다. 그는 3층으로 방을 옮겼다. 이상한 일이었다. 그는 이상한 말을 하기도 했다. 그가 생각한대로 일이 벌어졌다고 했다. 이상한 웃음소리를 듣지 않았느냐고 제인에게 물었다. 그레이스 풀이 그런 식으로 웃는 걸 들었다고 제인이 대답했고, 이에 대해 로체스터도 바로 그렇다고 했다. 제인에게 생명을 구해주어 고맙다는 말과, 그 사건을 누구에게도 말하지 말라고 했다.

제16장:

        다음 날 아침, 전날 밤의 비극적인 화재 사건이 아무 일이 없었던 듯 지나가고 있다는 사실에 제인은 경악했다. 하인들은 그가 촛불을 켜놓고 잠이 들었다고 믿었고, 그레이스 풀도 죄의식을 느끼거나 참회를 하지 않았다. 살인의도가 분명한 그 화재사건이 그처럼 간과되고 있음을 제인은 상상할 수도 없었다. 무슨 이유일까? 그녀는 로체스터에게 동정심이 갔다. 그가 며칠 동안 손필드를 떠나게 되자 걱정이 되었다. 그는 블랑슈 잉람이라는 아름다운 부인과 동반하여, 어느 파티에 참석코자 집을 비운 것이다. 제인은 그 소식을 듣고 실망한 자신을 꾸짖었다. 그녀는 자신이 초상화를 그려 주었던 아름다운 블랑슈 부인과 자신을 비교하지 않기로 마음을 굳게 먹었다.

제17장:

        로체스터는 일주일 동안 집을 비웠다. 그가 집으로 돌아오지 않고 유럽 대륙으로 떠날 것이라는 걸 알고 제인은 낙담을 했다. 페어팩스 부인에 따르면, 그는 일 년 이상 그곳에 머무를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일주일 후 부인은 로체스터로부터 연락을 받았는데, 3일 후 여러 명의 손님과 함께 오리라는 내용이었다. 그를 기다리고 있는 동안 제인은, 그 이상하고 자폐적인 그레이스 풀이 다른 하인들과 정상적인 관계를 유지하며, 일상을 즐기고 있다는 사실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그녀가 높은 임금을 받고 있다는 다른 하인들의 말을 엿들을 수도 있었다. 결국 제인은, 손필드에서 그레이스 풀의 역할에 알 수 없는 그 무엇이 있다는 확신을 했다.

        마침내 로체스터는 우아하고 귀족적인 손님들을 데리고 돌아왔다. 제인은 그들과 합류하여 지켜보았다. 손님 중에는 블랑슈 잉람과 그녀의 어머니가 있었고, 그녀들은 제인을 하찮게 보았다. 제인은 그 자리를 떠나려 했지만, 로체스터가 만류를 했다. 그러나 그녀의 눈가에 맺힌 눈물을 본 그는, 마지못해 허락을 했다. 그러면서 손님들이 머무는 동안 매일 저녁 응접실로 와야만 한다고 했다. 그녀와 헤어지는 자리에서 그는 미끄러져 넘어지는 시늉을 하며, 안녕이라는 말을 하고는 입술을 깨물었다.

제18장:

        며칠 동안 손님들이 머물렀다. 로체스터와 블랑슈는 셔레이드 게임(Charade game: 몸짓으로 표현하는 모습을 말로 맞추는 놀이)의 한 팀이었다. 제인은 그들의 몸짓을 보고, 서로 사랑은 하지 않으나 곧 결혼을 하리라는 생각을 했다. 블랑슈는 로체스터의 재산을 보고, 로체스터는 그녀의 아름다움과 사회적 위치 때문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느 날 메이슨이라는 낯선 사람이 손필드에 왔다. 멍한 눈에 행동이 느린 그를 보고 제인은 싫어했지만, 그를 통해 로체스터가 한 때 서인도제도에 살았다는 사실을 알았다. 또 어느 날 저녁 한 집시 여인이 찾아와 점을 쳐주겠다고 했다. 블랑슈가 먼저 점을 쳤고, 점괘를 들은 그녀는 크게 실망을 하는 눈치였다.

제19장:

        그 다음 제인 차례였다. 별로 믿지는 않았지만, 어쨌든 점괘를 들은 그녀는 크게 고무되었다. 점쟁이는 제인에 대해 많은 것을 아는 듯했고, 곧 행복해질 것이라고 했다. 또 블랑슈에게는, 로체스터는 그녀가 생각하는 것처럼 그렇게 부자가 아니라는 말도 했다고 했다. 그 말을 듣고 블랑슈가 시무룩한 표정을 지었다고 했다. 집시 점쟁이가 낮은 소리로 제인의 운명을 말했고, 알고 보니 그 집시 여인은 다름 아닌 변장을 한 로체스터였다. 제인이 크게 놀라 자신을 속인 그를 꾸짖었다. 제인은 그 집시 여인이 그레이스 풀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긴 했었다. 며칠 후 메이슨 씨가 찾아 왔고, 로체스터는 크게 당황하는 눈치였다.

제20장:

        그날 밤 제인은 도움을 요청하는 비명 소리를 듣고 깜짝 놀랐다. 로체스터의 방으로 달려갔다. 하인들이 몰려 왔다. 로체스터는 다만 어떤 하인이 악몽을 꾸며 지른 소리라고 했다. 그들이 모두 제자리로 돌아가자 로체스터는 제인을 찾았다. 그녀의 도움이 필요하며, 피를 무서워하느냐고 물었다. 그를 따라 3층으로 올라가 보니, 메이슨 씨가 팔을 칼에 찔려 피를 흘리고 있었다. 제인에게 지혈을 하라고 시킨 다음 로체스터는, 그 사실을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하고 했다. 잠시 침묵이 흘렀고, 제인은 맞은 편 진열장 문에 그려진, 사도들과 십자가에 못 박힌 예수님 그림을 보았다. 로체스터가 의사를 데리고 왔고, 제인에게 아래층에 가서 약을 가져오라고 했다. 그는 그 약을 메이슨에게 주면서, 한 시간 정도 약효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런 다음, 로체스터와 제인은 정원을 함께 걸었다. 그는 제인에게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했다.

        남자가 되어 먼 나라에서 동기야 어떻든 큰 잘못을 저질렀다고 가정해보라고 했다. 그 잘못은 범죄는 아니지만 일생을 통해 큰 오점으로 남는 잘못이라고 했다. 이제 속죄를 하고 구원을 받아, 아내와 함께 도덕적인 삶을 살기로 했지만 사회적 관습이 용납을 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 관습은 단순한 것으로, 반드시 지켜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했다. 이 경우 그 관습을 안 지켜도 되는지 제인에게 물었다. 이에 대해 그녀는, 그에 대한 답은 사람이 아닌 하느님께서 찾아야 할 것이라고 대답했다. 분명 자신의 상황을 이야기한 로체스터는, 블랑슈와의 결혼이 틀림없는 구원을 가져올 수 있을지 제인에게 물었다. 그러나 그녀가 대답하기도 전에, 그는 황급히 자리를 떴다.

제21장:

        꿈속에서 어린 아이들을 보면 불길하다는 이야기를 제인은 들어 알고 있었다. 일곱 번 꿈을 꾸었는데 매번 아기들이 보였다. 외사촌 존 리드가 자살을 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리드 외숙모는 뇌졸중으로 사경을 헤매고 있다는 소식도 들려왔다. 제인은 곧 게이츠헤드로 돌아가 베시와 합류했다. 엘리자와 조지아나와도 물론 재회를 했다. 엘리자는 소박한 여성으로 수녀원으로 들어갈 계획이었고, 조지아나는 언제나 마찬가지로 예뻤다. 그녀가 어떤 젊은이와 사랑의 도피 행각을 벌리려고 했지만, 엘리자의 방해로 실패한 후 두 자매간의 관계는 원만치가 않았다. 제인은 리드 외숙모 내외간을 화해시키려고 했지만, 죽음을 앞둔 노부인은 고인이 된 남편에 대해 아직도 적개심이 가득했다. 어느 날 리드 외숙모는 제인의 삼촌 존 에어가 제인에게 보낸 편지를 건넸다. 제인을 양녀로 받아들이고 모든 유산을 상속하겠다는 내용이었다. 3년 전에 보낸 편지였다. 악의에 찬 외숙모가 그동안 움켜쥐고 건네주지 않았던 것이다. 그렇지만 제인은 죽어가는 노부인과 좋은 관계를 원했다. 그러나 부인은 제인의 뜻을 받아들이지 않았고, 그 날 밤 죽었다.

제22장:

        엘리자는 제인과 함께 지내기를 원했으므로, 제인은 그녀의 뜻에 따라 게이츠헤드에 한 달을 더 머무르게 되었다. 마침내 조지아나는 그녀의 삼촌을 따라 런던으로 갔고, 엘리자는 수녀원으로 들어가기 위해 프랑스로 갔다. 조지아나는 부자와 결혼을 했고, 엘리자는 후일 수녀원장이 되었다. 게이츠헤드에서 제인은 페어팩스 부인으로부터 편지를 받았는데, 이제 손님들이 떠났고 로체스터는 새 마차를 사기 위해 런던으로 갔다는 사연이었다. 새 마차를 산다는 건, 그가 블랑슈와의 결혼을 뜻하는 표시였다. 손필드로 떠나며 제인은 로체스터를 다시 볼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랐지만 또한 그가 결혼 후 자신이 어떻게 될지 걱정이 되었다. 밀코트 역으로부터 손필드로 걸어가던 중 제인은 로체스터를 만나 깜짝 놀랐다. 왜 그처럼 오랜 동안 손필드를 떠나 있었는지를 그가 물었고, 당황한 제인은 외숙모가 돌아가셔서 그렇게 되었다고 대답했다. 그는 새 마차를 산 소식을 들었느냐고 하면서, 그것을 보고 “로체스터 부인”에게 알맞은 마차인지 말해 달라고 했다. 어쨌든 제인은, 로체스터를 다시 만나 행복을 느끼는 자신이 놀라웠다. 그가 있는 곳으로 다시 돌아와 기쁘고, 그의 집은 자신의 집과 마찬가지라고 그에게 말했다. 페어팩스 부인이나 아델, 그리고 하인들도 제인을 따듯하게 맞아주었다.

제23장:

        두 주일간의 행복한 시간을 보낸 후, 제인은 정원에서 로체스터를 만났다. 함께 산책을 하자는 그의 요청에 따라 제인이 승낙을 한 것이다. 그는 블랑슈 잉람과 결혼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제인을 위해서는 아일랜드에 가정교사 자리를 알아보겠다고 했다. 이에 대해 제인은, 손필드로부터 아일랜드는 너무 멀어 걱정이라고 했다. 그들은 도토리나무 밑 벤치에 앉았다. 오늘밤 이곳에 평화롭게 앉아 있지만, 이제 그런 기회는 다시 오지 않을 것이라고 로체스터가 말했다. 그러면서 제인과 어떤 영성의 끈으로 묶여 있는 기분이라고 했다. 그 말에 제인은 흐느끼면서, 더 이상 견딜 수가 없지만, 이제 현실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고 했다. 제인이 사랑을 고백하자 놀랍게도 그는 아내가 되어 달라고 했다. 그가 희롱을 하는 게 아닌가 생각을 했지만 그는, 블랑슈와의 결혼을 말한 것은 제인의 질투심을 떠보기 위해서였다고 했다. 그의 말을 확신한 제인은 기쁜 마음으로 그의 청혼을 받아들였다. 폭풍우가 몰아쳐 두 연인은 비속을 뚫고 집안으로 들어갔다. 로체스터는 제인이 비에 젖은 옷을 벗도록 도왔고, 이제 그녀와 키스를 할 수 있게 되었던 것이다. 페어팩스 부인이 놀란 듯 자신들을 지켜보는 모습이 제인의 눈에 들어왔다. 그날 밤 도토리나무가 벼락을 맞아 쓰러졌다. 그 밑 벤치에 그들이 앉았던 나무이다.

제24장:

        제인과 로체스터의 결혼 준비는 원만히 진행되지가 않았다. 페어팩스 부인은 제인을 차갑게 대했는데, 두 사람이 키스할 당시 이미 그들 간에 결혼 약속이 있었던 것을 몰랐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그 사실을 알고 난 후에도 부인은 그들의 결혼을 인정하지 않았다. 제인은 로체스터가 자신을 제인 로체스터로 부르자, 마음이 흔들리고 겁이 났다. 모든 일이 마치 백일몽을 꾸는 듯, 동화 속 이야기 같았다. 정말 로체스터는 그녀를 신데렐라로 만들려고 애를 썼다. 그녀의 새로운 사회적 지위에 걸 맞는, 보석으로 치장한 결혼 예복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이에 제인은 겁이 났다. 결혼이 실제로 이루어질 것 같지 않다는 예감이 들었다. 그녀는 마데이라의 존 에어 삼촌에게 편지를 썼다. 자신이 삼촌의 재산 상속자라면, 그 유산으로 로체스터와 대등한 위치가 될 수 있지 않겠는가 하는 생각이었다. 이렇게 해서 그녀는 로체스터와의 결혼이 문제가 될 것 없다는 생각을 했다.

제25장:

        결혼식 전날 밤, 제인은 로체스터를 기다렸다. 그는 30마일 떨어진 곳에 있는 두 세 개 농장에 일이 있어 갔던 것이다. 조바심이 난 그녀는 과수원으로 나갔다. 벼락을 맞은 나무가 쓰러져 있었다. 로체스터가 돌아왔고, 그녀는 그가 없을 때 일어났던 이상한 일들을 그에게 말했다. 그 전날 밤 제인이 입을 결혼 예복이 도착했고, 로체스터가 제인에게 선물한 값비싼 면사포도 있었다고 했다. 그날 밤 제인은 이상한 꿈을 꾸었는데, 어린 아기를 품에 안은 채 길고 구불구불한 길을 걸어 로체스터를 향해 가는 꿈이었다. 로체스터는 무의미한 꿈이라고 무시했다. 제인은 다시 꿈 이야기를 했다. 몸의 균형을 잃고 아기를 땅에 떨어뜨리는 꿈이었다. 꿈이 뒤숭숭하여 잠이 깬 그녀는, 옷장 안에서 무엇인가 부스럭거리는 낌새를 느꼈다고 했다. 다름 아닌 이상하고 야비한 모습의 여자가 그녀의 면사포를 찢고 있었다고 했다. 이 말을 듣고 로체스터는, 그레이스풀이 틀림없을 것이라고 말하면서 또한 반은 꿈, 반은 현실일 수도 있다고 했다. 그 말을 한 다음, 결혼 후 일 년 하루가 지난 다음 모든 일을 자세히 말하겠다고 했다. 그날 밤 제인은 아델과 함께 잤는데, 잠자고 있는 그 아이와 이제 곧 헤어져야 한다는 생각에 눈물을 흘렸다.

제26장:

        소피의 도움을 받아 제인은 드레스를 입고 로체스터와 함께 교회로 갔다. 가는 길에 있는 교회 묘지에서, 낯이 선 두 남자가 묘비명을 읽고 있는 모습이 제인의 눈에 들어왔다. 제인과 로체스터가 교회에 들어섰고, 그 두 사람도 따라 들어왔다. 주례 목사가 그 결혼에 대해 이의가 있는지 하객들에게 물었고, 그때 낯선 한 남자가 말하기를 그 결혼은 무효라고 했다. 그 혼인엔 중대한 법적 문제가 있다고 했다. 로체스터는 예식을 계속할 것을 주장했지만, 그 이상한 남자는 로체스터가 이미 15년 전 자마이카에서 결혼을 하여, 크레올 (Creole: 프랑스인과 흑인 혼혈)여인을 아내로 두고 있다고 했다. 그는 런던에서 온 변호사 브릭스 ,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그는 로체스터가 리챠드 메이슨의 누이 버다와 결혼관계에 있음을 증명하는, 메이슨 씨가 서명한 편지를 제시했다. 메이슨 씨가 앞으로 나와 브릭스의 말이 사실임을 확인했다. 로체스터는 더듬거리는 말투로 잠깐 화를 낸 다음, 자신의 아내가 살아 있으며, 제인과의 결혼은 둘째 아내를 얻기 위해서라고 했다. 사실 그의 아내는 미친 여자로, 그레이스 풀의 보호 하에 가두어 놓은 상태였기 때문에 누구도 그녀의 존재를 알 수가 없었다. 그는 말하기를, 사람들이 와서 그녀를 보면, 왜 자신이 또 결혼을 하려고 하는지 이해를 할 것이라고 했다. 다음은 당시의 상황을 제인이 기록해 놓은 것이다.

           "그의 말에 따라, 사람들이 그녀를 보기 위해 손필드로 몰려가, 그녀가 있는 3층으로 올라갔다.  그녀가 오빠 메이슨을 물고 칼로 찌른 방을 로체스터가 가리켰다. 그런 다음 문을 가려 놓은  걸개를 걷었다. 걸개 뒤 숨겨진 방에, 그레이스 풀의 보호 하에 버다가 있었다."

       방 끝 어두움 속에, 앞뒤로 오락가락하고 있는 것이 보였다. 그것이 무엇인지, 사람인지 동물인지 첫 눈에 알 수가 없었다. 네 발로 기는 듯했다. 무슨 이상한 짐승처럼 소리를 지르기도 하고 달려들 듯 하기도 했다. 옷을 겹겹이 입은 채, 어둠 속에서 말의 갈기처럼 흘러내린 희끗희끗한 머리털 속에 머리와 얼굴을 파묻고 있었다.

        버다가 달려와 로체스터의 목을 조르려 했고, 로체스터는 버다의 그런 행동이야말로 그들 부부간 유일한 포옹 방식이라고 했다. 제인은 메이슨, 브릭스와 함께 그곳을 떠났다. 브릭스가 말하기를, 제인의 삼촌 존 에어가 메이슨에게 보낸 편지를 통해, 로체스터가 제인과 결혼하려는 걸 알았다고 했다. 삼촌과 메이슨은 지인관계로, 메이슨이 자마이카로 돌아가던 중 마데이라에 들려 제인의 편지를 존에게 전했던 것이다. 죽음을 앞에 둔 존이 메이슨에게 부탁하기를, 빨리 영국으로 돌아가 제인을 도와주라고 했다는 것이다.

        결혼식 하객들이 떠난 후 제인은 방에 틀어박혀 말할 수 없는 슬픔에 빠졌다.

        열정적이고 장래가 촉망되던, 새색시가 될 뻔했던 그녀는 이제 다시 외롭고 가여운 소녀로 되돌아 온 것이다. 생각해보면 자신의 책임도 아닌 그 결혼식은, 그녀의 생애에 엄청난 영향을 미칠 것이고, 그것은 받아들일 수 없는 부당한 일이었다. 제인은 하느님께 도움을 구하는 기도를 드렸다.

제27장:

        잠시 눈을 붙인 후 깨어난 제인은, 손필드를 떠나야 한다는 걸 알았다. 방문을 나서니, 로체스터가 밖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그는 그녀를 해칠 의도가 전혀 없었음을 말하며 용서를 빌었다. 그녀는 마음속으로 용서를 했으나, 침묵했다. 그리고 갑자기 현기증이 일었다. 쓰러지려는 찰라 로체스터가 그녀를 붙들고 서재로 데리고 간 다음, 의자에 앉혔다. 그런 다음 새로운 제안을 했다. 함께 영국을 떠나 프랑스 남부로 가자고 했다. 그곳에서 부부로 새로운 삶을 꾸릴 수가 있다고 했다. 그의 이 같은 제안을 제인은 거절했다. 그가 어떤 선택을 하던, 버다가 살아 있는 한 자신은 그의 정부에 불과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로체스터는 왜 자신이 독신자로 속일 수밖에 없었던 지에 관해 그녀에게 설명을 해야 한다는 걸 알았다. 그는 자신의 과거에 대한 긴 이야기를 시작했다.

        재산 분할을 싫어했던 그의 부친은 전 재산을 장남인 로우랜드에게 상속을 했고, 로체스터는 버다와의 결혼을 위해 자마이카로 보냈다. 그녀는 3만 파운드에 달하는 엄청난 재산의 상속녀였다. 버다는 아름다운 처녀였고, 술과 놀기 좋아하는 그는 아무것도 모르는 채, 그녀를 사랑한다고 생각하고 결혼을 했던 것이다. 결혼 얼마 후 그는 이미 죽었다고 생각한 장모 즉 버다의 어머니가 죽은 것이 아니라, 정신병원에서 보내고 있음을 알았다. 버다의 남동생은 벙어리에다가 바보였다. 로체스터의 부친이나 형은 이미 버다 집안의 유전적 소질을 알고 있었지만, 로체스터의 결혼을 추진한 것은 바로 그 재산 때문이었다. 버다도 곧 성품이 들어났는데, 상스럽고 심술궂은데다가 폭발적인 성격에 마음 내키는 대로 했다. 이처럼 지나친 성격은, 그녀에게 잠복해 있던 광증을 보다 빨리 폭발 시킨 원인이었다. 그즈음 로체스터의 부친과 형은 이미 세상을 떠난 상태였고, 그에게 남은 것은 오직 엄청난 재산과 미쳐버린 아내뿐이었다. 그는 자살을 생각했지만, 마음을 바꿔 영국으로 돌아왔다. 버다도 데리고 왔다. 그녀의 병을 감추기 위해, 안전하고 편한 방에서 지내도록 했다. 그리고는 그레이스 풀을 고용하여 보살피도록 했던 것이다. 그 후 로체스터는 마음을 잃고, 유럽 대륙 이곳저곳을 사랑을 찾아 헤맸다. 그것도 마음대로 안 되자 그는 방탕에 빠지게 되었다. 여자를 만날 때마다 실망을 했다고 했다. 그의 말에 따르면, 여자를 손에 넣는 일은 “노예를 사는 것 못지않게” 어려운 일이라고 했다. 그런 다음 제인을 만났는데, 처음부터 마음이 끌렸다고 했다.

        제인은 마음이 찢어지는 듯했다. 그를 꾸짖어 더 이상 불행하게 만들고 싶지도 않았다. “이 세상에서 누가 너를 돌볼 것인가?” 라는 내면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로체스터 만큼 자신을 알아 준 남자가 또 있었던가? 외롭고 무시당한 삶 끝에 자신을 사랑해준 첫 남자를 이제 떠나야 할지 말지도 몰랐다. 그러나 고통스럽지만 옳다고 생각한 것을 따른다면, 남부끄럽지 않을 것이라는 양심의 소리가 들려왔다. 제인은 로체스터에게 떠나야겠다는 말을 했다. 그리고 그의 뺨에 입을 맞추며 하느님의 은총이 내리시길 빈다고 했다.

        그날 밤 제인은 꿈속에서 어머니를 보았는데, 유혹으로부터 벗어나 빨리 도망을 가라고 했다. 제인은 돈지갑을 챙긴 다음, 계단을 몰래 내려와 손필드를 벗어났다.

제28장:

        손필드를 떠난 후 이틀이 지난 저녁 무렵, 제인이 탄 역마차의 마부가 위트코스라는 곳에 그녀를 내려놓았다. 그녀가 지불한 차비로는 더 이상 갈 수가 없다고 했다. 제인에겐 더 이상 돈이 없었다. 역마차는 떠나고, 깜빡 잊고 역마차에 짐도 놓고 내렸다. 홀로 남게 된 그녀는 이제 길거리에서 잘 수밖에 없었다. 기도를 하며 뜬 눈으로 밤을 보냈다. 다음 날 가까운 마을로 가 먹을 것과 일자리를 구했다. 어떤 농부가 빵 한 덩어리를 주었다. 또 하루가 지났다. 습지 건너 멀리 불빛이 보였다. 불빛을 따라 어느 농가에 이르렀다. 창문 안으로 들여다보니 두 젊은 여성이 독일어 공부를, 하녀는 뜨개질을 하고 있었다. 그들의 대화로 보아 하녀의 이름은 한나, 그리고 우아한 두 여성은 다이아나와 마리아'라는 걸 알 수가 있었다. 그들은 신진이라는 남자를 기다리고 있었다. 제인이 문을 노크하자, 한나는 들이기를 거절했다. 지치고 고통스러웠던 제인은 문가에 그대로 주저앉아 울기 시작했다. 이제 죽을 수밖에 없고, 하느님을 믿으니 이제 그 뜻을 따르기로 했다. 그 말에 대꾸하듯 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모든 인간은 죽게 마련이나 또한 모든 인간이 거리를 방황하다 일찍 죽도록 벌을 받는 것은 아니라며, 바로 당신의 경우라고 했다. 신진의 목소리였다. 그는 다이아나와 마리아의 형제였다. 세 남매는 제인에게 음식과 잠자리를 마련해주었다. 몇 가지를 물었고, 제인은 “제인 엘리엇”이라는 가명으로 자신을 소개했다.

제29장:

        그들의 도움을 받아 제인은 3일 동안 침대에 누워 몸조리를 했다. 나흘 째 되던 날 건강을 회복한 그녀는 빵 굽는 냄새를 따라 부엌으로 갔다. 그곳에 한나가 있었다. 제인은 자신이 거지가 아니었고, 도움을 요청했을 때 그런 식으로 문전박대를 해서야 되겠느냐고 묻자 한나가 사과를 했다. 한나는 그 집의 내력에 관해 이야기를 했다. 그곳은 신진의 아버지 리버스 씨 집이며, 신진은 목사로 다른 곳에서 산다고 했다. 리버스 씨는 사업에 실패하여 재산을 모두 잃었다고 했다. 두 자매는 제인이 그린 그림을 좋아했고, 그녀에게 많은 책을 주어 읽도록 했다. 한편 신진은, 제인에게 불친절한 것은 아니었지만 거리를 두고 무관심했다. 한 달 후 다이아나와 마리아는 원래의 일자리로 돌아가야 했다. 신진은 제인에게 일자리를 찾아 주었는데, 모톤 마을에 있는 가난한 집 소녀들을 위한 자선학교를 운영하는 일이었다. 그가 새로 세운 학교였다. 보수도 작고 가르칠 과목은 많아 힘이 들 것이라고 했다. 그래서 곧 그만 둘 것이라고 했다. 그렇지만 제인은 수락했다. 그 아이들을 도와 쓸모 있는 사람들로 키우겠다고 했다. 다이아나와 마리아는 신진이 해외 선교를 위해 영국을 떠나지 않을까 의구심을 품었다. 한편, 그들의 대화를 통해 제인은, 리버스 씨가 사업에 실패한 이유는 동생 존 때문이었음을 알 수 있었다.

제31장:

        모톤 마을의 로사몬드 올리버는 많은 재산을 상속받은 부자로, 제인이 살 수 있도록 조그만 집을 마련해 주었다. 제인은 가르치기 시작했으나 유감스럽게도 보람이 없고 실망스러웠다. 어느 날 신진이 찾아와 그도 그렇다고 말하며, 잘못된 선택을 바로잡고 이제 하느님의 부름을 받아 선교의 길을 걷겠다고 했다. 그 때 로사몬드가 나타나 그들의 대화에 끼어들었다. 그들이 주고받는 말을 듣고 제인은, 그들이 서로 사랑하는 사이라는 걸 알았다.

제32장:

        제인은 학생들과 가까워졌고, 그들의 사랑을 받았다. 인기가 대단했다. 그러나 밤이 되면 로체스터가 나타나는 악몽으로 시달렸다. 그녀는 신진과 로사몬드의 관계를 계속 관심을 가지고 보았다. 로사몬드가 학교에 오면 언제나 신진이 나타났다. 그녀는 제인에게 초상화를 그려달라고 부탁했고, 그래서 그 초상화를 그리던 날 신진이 찾아왔다. 그는 제인에게 월터 스코트 경(Walter Scott: 1771-1832, 스코트랜드 출신의 소설가 겸 시인, 역사학자)의 시집 “소품(Marmion)"을 선물했다. 그는 로사몬드와의 결혼을 분명하게 말했다. 그녀를 사랑하며, 그녀의 아름다움이 매혹적이라고 했다. 그렇지만 세속적인 일들로 자신의 성스러운 임무를 저버릴 수는 없다고 했다. 그 말을 한 다음 그는 제인이 그리고 있는 화지 끝을 조금 잘라 가졌다. 제인으로서는 이해할 수 없는 일이었다. 그는 묘한 표정을 짓더니 곧 그 자리를 떠났다.

제33장:

        어느 눈 오는 밤 제인은 신진이 선물한 시집을 읽고 있었다. 그때 신진이 찾아왔다. 조금 거북해 하는 태도로 말하기를, 손필드에서 가정교사로 있던 어느 고아 소녀가 있었는데, 에드워드 로체스터와 결혼식을 올릴 찰라에 도주를 하였다는 것이다. 그 가정교사의 이름은 제인 에어'라고 했다. 그때까지 제인은 자신의 과거를 감추고, 이름도 가명을 쓰고 있었다. 분명 제인을 의심하고 하는 말이었지만, 그 자리에서 그녀는 신분을 밝히지 않았다. 그는 그 소녀를 찾는 일이 대단한 중요하다는 내용의 편지를 브릭스 '라는 변호사로부터 받았다고 했다. 제인은 로체스터의 안부에 관한 내용이 있는지에만 관심이 있었지만, 신진은 그게 문제가 아니라고 했다. 제인을 찾아야 하는 것이, 그녀의 삼촌 존 에어가 죽으면서 2만 파운드'라는 엄청난 유산을 그녀에게 남겼기 때문이라고 했다.

        제인은 신진이 이미 자신에 대해 알고 있다는 생각에, 자신의 신분을 밝혔다. 어떻게 알았느냐고 제인이 물었고, 이에 대해 신진은, 그 전날 그가 찢어낸 조그만 화지 쪽지에 쓰여진 그녀의 서명을 보고 알았다고 했다. 어찌해서 브릭스가 그에게 편지를 보냈느냐고 물었고, 이 물음에 신진은, 비록 그 전에는 몰랐지만, 이제 제인이 자신의 사촌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고 했다. 제인의 삼촌 존 에어의 성은 자신의 성인 신진 에어 리버스와 같다고 했다. 오랜 세월 끝에 마침내 가족을 만났다는 기쁨에 제인은 어쩔 줄을 몰랐다. 제인은 사촌들과 유산을 공평히 상속키로 하고 다이아나, 마리아, 신진과 함께 각자 5천 파운드 씩 나누어 가졌다.

제34장:

        크리스마스 휴가 기간 중 제인은 휴교를 하고, 새로 찾은 사촌들과 함께 “습지 변두리 집”에서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제인이 학교를 발전시킨데 대하여 다이아나와 마리아는 대단히 기뻐했지만 신진은 달랐다. 언제나 마찬가지로 제인에게 냉정하고 멀리했다. 그가 말하기를, 로사몬드가 그랜비'라는 어느 부자와 약혼을 했다고 했다. 어느 날 그는 제인에게 독일어 공부를 중단하고, 자기와 함께 힌두어를 배우자고 했다. 그는 인도로 선교를 갈 계획으로, 힌두어를 공부하는 중이었다. 시간이 흐를수록 제인에 대한 그의 영향력은 점점 절대적으로 되어 갔다. 이렇게 해서 제인은 공허하고 슬펐다. 마침내 그는 제인에게 아내가 되어, 인도로 함께 가 선교 활동을 하자고 했다. 이에 대해 제인은, 인도로 가 선교 활동을 할 수는 있으나 아내는 되어 줄 수 없다고 했다. 사랑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계속 결혼을 고집했다. 자신의 제안을 거부하는 것은 기독교 신앙을 거역하는 것과 같다고 했다.

제35장:

        신진이 계속 압박을 가해왔다. 제인은 가능한 최대한의 친절한 말로 그의 청을 거절했지만, 오히려 그러한 친절은 그를 더욱 고무시켰다. 막무가내였다. 아내가 되어 인도로 함께 가야한다는 것이었다. 다이아나가 말하기를, 그와 함께 인도로 가는 것은 바보짓이라고 했다. 자신의 일을 위해 제인을 도구로 이용하려는 수작이라고 했다. 저녁 식사 후 신진이 제인을 위해 기도를 했는데, 그 언변에 제인은 겁이 날 정도로 압도 당했다. 어쩔 수 없이 그와 결혼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 순간, 로체스터의 목소리가 들렸다. 마치 멀리서 그녀의 이름을 부르는 듯 했다. 어떤 운명적이 일이 발생하고 있다는 믿음이 들었고, 그 순간 그녀에 대한 신진의 최면이 깨진 것이다.

제36장:

        제인은 전날 밤 겪은 초자연적인 경험을 깊이 생각해보았다. 그녀를 부르는 소리가 실제로 로체스터의 목소리가 아닐까 했다. 실제로 그가 곤경에 처해 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신진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제인은 손필드로 가는 역마차에 올랐다. 로체스터가 보고 싶었다. 그곳을 떠난 후 일 년 만에, 자신을 삶을 그처럼 바꾸어 놓은, 그녀가 걸어 온 길들을 회상했다. 절망적이고 외로우며 가난했던 제인은 이제 친척도 있고, 가족과 재산도 갖게 된 것이다.

       마차에서 내려 달려가 보니 놀랍게도 손필드는 재가 되어 있었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기 위해 제인은 로체스터 암스  여관으로 달려갔다. 그곳에서 몇 달 전 버다 메이슨이 불을 질렀다는 사실을 알았다. 로체스터는 하인들을 구했고, 아내를 구하려고 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불에 휩싸이자 그녀는 지붕에서 뛰어내렸다고 했다. 불 속에서 로체스터는 팔을 하나 잃고 장님이 되었다고 했다. 그는 지금 존과 마리아 두 늙은 하인과 함께 숲속 깊이 위치한 펀딘이라는 집에 살고 있다고 했다.

제37장:

        제인은 그곳으로 갔다. 멀리서 보니, 로체스터가 비가 오는 창밖으로 손을 내밀고 있었다. 몸은 전과 같았으나 얼굴은 절망과 수심이 가득했다. 그가 몸을 돌려 집안으로 들어갔고, 제인은 그 집으로 다가갔다. 문을 두드렸다. 마리아가 문을 열었다. 제인이 앞을 못 보는 로체스터에게 접시를 가져갔다. 자신의 앞에 제인이 있다는 걸 알아챈 그는, 그녀의 영혼이나 귀신이 와 말을 거는 것으로 생각으나 곧 그녀의 손을 잡은 다음 포옹을 했다. 다시는 그를 떠나지 않겠다고 제인은 속삭였다.

        다음 날 아침, 두 사람은 숲속을 걸으며 제인은 지난 일 년 간 자신이 겪은 일들을 이야기했다. 신진을 사랑하지 않는다는 이야기도 했다. 로체스터는 결혼을 해달라고 다시 말했고, 제인은 그렇게 하겠다고 했다. 이제야 그들은 버다 메이슨의 유령으로부터 벗어난 것이다.

        로체스터는 며칠 전 밤, 절망 속에서 제인의 이름을 불렀고, 그녀의 대답을 들은 것 같았다는 말을 했다. 제인은 연약한 상태의 그를 자극하지 않기 위해서 “습지 변두리 집”에서 들었던 그의 목소리에 관한 이야기는 하지 않았다.

제38장:

        제인과 로체스터는 주례 목사와 교회 서기 이외의 아무런 증인 없이 결혼식을 올렸다. 신진은 그 결혼을 인정하지 않았지만, 마리아와 다이아나는 축하의 메시지를 보내왔다. 제인은 학교로 아델을 찾아가 보니, 행복치 않은 생활을 하고 있었다. 자신의 어린 시절을 생각하여 제인은, 아델을 좀 더 좋은 학교로 전학을 시켰다. 아델은 쾌활하고 부드러운 젊은 여성으로 잘 자랐다.

        로체스터와 결혼 후 10년이 지나 제인은 자신의 이야기를 책으로 썼다. 말할 수 없이 행복이 넘치는 글이었다. 두 사람은 누가 우위라 할 것 없이 동등하게 살았고, 제인은 로체스터가 보이지 않는 눈과 싸우는 걸 도왔다. 2년 후 로체스터의 한쪽 눈이 시력을 되찾았고, 첫 아들이 태어났다. 로체스터는 이제 아기를 볼 수 있게 되었던 것이다. 다이아나와 마리아도 결혼을 했고, 신진은 계획한대로 인도로 갔다. 그는 자신의 죽음을 예감하는 내용이 담긴 마지막 편지를 보내왔다. 그로부터 또 편지를 받을 것이라고 믿지도 않았지만, 그의 죽음을 슬퍼하지도 않을 터였다. 그는 자신이 마음먹은 대로 했고, 하느님의 사업을 수행했기 때문이었다. 제인은 그가 편지에서 말한 기도문의 구절을 끝으로 책을 마감했다.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그에게 빨리 임하시기를, 아멘”. (C)


 Translated into Korean
        by Hung S. 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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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롯 브론테 (Charlotte Brontë: 1816 – 1855):

        영국 요크셔 Thornton에서 Patrick Brontë와 Maria Branwell 의 6녀1남( Maria, Elizabeth, Charlotte, Emily, Anne, and Branwell)가운데 셋째 딸로 태어남. 부친 패트릭은 영국 성공회 목사였음. 샤롯이 다섯 살 때 어머니 Maria 가 암으로 사망함. 따라서 아이들은 이모 Elizabeth Branwell 이 양육함.

        1824년 샤롯이 여덟 살 때, Maria, Elizabeth, Emily 와 함께 Cowan Bridge 학교에 입학하였으나, 곧 이어 유행한 폐결핵으로 마리아와 엘리자베스가 죽음으로써 샤롯과 에밀리는 집으로 돌아옴. 몇 년 후 샤롯은 Roe Head 학교로 재입학을 했고, 졸업 후 교사가 되었으나 몇 년 후 부유한 Sidgewick 가문의 가정교사가 됨. 그러나 곧 그만 둠. 그 후 스스로 학교를 세우고자 했으나, 쉽지 않다는 걸 알고 다시 가정교사가 됨. 가정교사 일에 또 실망한 샤롯은 자매들과 함께 학교 설립을 준비함.

        비록 학교 설립엔 실패하였지만, 그들의 문학적 작업은 성과를 거두기 시작함. 어린 시절부터 문학적 소양이 있었던 그녀들은 마침내 에밀리, 앤, 샤롯이 소설가로 등장하게 됨. 그들은 익명으로( Charlotte’은 Currer Bell, Emily는 Ellis, Anne 는 Acton Bell 로) 공동 시집을 발표함. 사람들에게 시집이 알려지자 각자 독립적인 작가의 길을 걷게 됨. 1847년 앤과 에밀리는 각각 걸작을 발표하나, 샤롯의 첫 소설 “The Professor"은 원하는 출판사가 없어 그녀 생전 출판을 못함. 그해 말 “제인 에어”를 발표함. 이 소설은 성차별, 사회적 계급 차별이라는 착취적인 빅토리안 영국을 비판한 소설로 그 시대 가장 성공적인 소설의 하나였음.

        “제인 에어”의 성공 후 샤롯은 자신의 실명을 밝힘. 1849년 “Shirley"를 발표함. 그 해 영국 문학가 협회 명예회원이 됨. 그러나 1848년 에밀리와 브랜스웰, 1849년 앤 등 형제자매가 사망하자, 그녀는 고독감과 절망감에 빠짐. 1854년 목사 Arthur Nicholls와 결혼하였으나, 그를 사랑하지는 않았음. 1855년 임신 중이었던 그녀는 폐염으로 사망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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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덴의 동쪽

 

   The East of Eden


             by

   John Steinbeck

      <Synops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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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 선과 악의 대결. 자유 의지. 자식에 대한 부모의 편애.

등장 인물:

사이러스 Cyrus Trask:
        트래스크 가문의 수장. 아담과 챨스의 아버지. 허위 군 경력으로 남북전쟁 중 육군 장관이 된 인물. 첫 전투에서 다리를 잃음.

 트래스크 부인 Mrs. Trask:
        사이러스의 부인. 경건한 인물. 남편이 옮겨준 매독으로 부끄러워 자살함.

 앨리스 Alice Trask:
        사이러스의 두 번째 부인으로 챨스의 어머니. 감정을 나타내지 않는 조용하고 침착한 인물.

 아담 Adam Trask:
        사이러스의 아들. 아론과 칼의 아버지. 심성이 고우나 다소 비현실적인 인물. 따라서 사악한 케이시와의 사랑에 빠짐. 성경상 카인과 아벨에서 아벨을 상징하는 인물.

 챨스 Charles Trask:
        사이러스의 아들, 아담의 이복형제. 격정적인 성격의 인물. 아담을 질투하나 또한 그를 그리워 하기도 함. 성경상 카인을 상징하는 인물.

 아론 Aron Trask:
        아담과 케이시의 아들로 칼과 쌍둥이 형제. 선량한 성격으로 도덕적인 인물임.  아담과 마찬가지로 성경상 아벨을 상징하는 인물. 어머니가 창녀라는 사실을 알고 스탠포드를 떠나 군에 입대, 전사함. 

칼렙 Caleb Trask:
        아담과 케이시의 아들. 아론과 쌍둥이 형제. 성경상 카인을 상징하는 인물.

 사무엘 Samuel Hamilton:
        해밀튼 가문의 수장. 명랑한 성격의 아일랜드계 이민. 부자는 아니지만 살리나스 공동체에서 존경을 받는 인물.

 리자 Liza Hamilton:
            사무엘의 부인. 아홉 자녀의 어머니. 엄격하고 도덕적인 여인.

 윌 Will Hamilton:
        사무엘의 둘째 아들. 사업가적인 수완으로 부자가 되는 인물.

 톰 Tom Hamilton:
        사무엘의 셋째 아들. 누이 데지의 죽음에 대한 죄의식으로 자살함.

 데지 Dessie Hamilton:
        사무엘의 셋째 딸. 성격이 온화하여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인물. 톰의 소금물 처방으로 사망함.

 올리브 Olive Hamilton:
        사무엘의 넷째 딸. 교사. 이 소설의 화자의 어머니(실제로는 존 스타인벡의 어머니).

 케이시 Cathy Ames:
        도덕적으로 타락한 여인. 부모를 죽이고 창녀가 되는 인물. 아담과 결혼하여 쌍둥이 형제를 얻으나, 아이들을 버림. 자살로 생을 마감함.

 리 Lee:
        아담 트래스크의 요리사 겸 하인. 중국계 이민자의 아들. 철학적인 인물. ‘자유의지’를 포함한 소설의 주제를 자주 언급함. 트래스크 가문의 평화를 위한 중재자 역할을 하는 인물.

 에이브라 Abra Bacon:
        마음씨 착한 소녀. 부패한 관리의 딸. 풍파가 심한 트래스크 가문에 애정을 보이는 인물. 아론을 사랑하지만 그의 무관심으로, 그녀의 애정은 칼에게로 향함.

 조 Joe Valery:
        탈옥한 전과자. 케이시 매춘업소의 경비원 겸 뚜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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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부>

제1장

    이 소설의 화자는 캘리포니아주 살리나스 계곡에서 보낸 어린 시절을 회상하며  이야기가 시작된다. 그는 동쪽의 눈부신 개빌란 산맥, 그리고 서쪽으로는 어두운 색깔의 산타 루시아를 보며 동쪽과 서쪽을 구별하는 걸 알았다고 했다. 계곡의 기후는 30년 주기로 바뀌었는데, 5~6년간은 비가 많이 왔고 그 다음 6~7년간은 강우량이 적었고, 그런 다음에는 건조한 기후가 수년간 계속되었다. 그 계곡에 사람이 살기 시작하였는데, 먼저 인디언이, 그다음에는 탐욕스러운 스페인 사람들이, 마지막으로는 스페인 사람들보다 더 욕심꾸러기인 미국인들이 차례대로 정착하였다.

제2장

    1870년, 화자의 조부모인 사무엘 해밀튼과 그의 아내 리자 해밀튼이 아일랜드로부터 이민을 와 이 계곡에 정착했다. 좋은 땅은 이미 모두 다른 사람들이 차지한 후였으므로 그들은 불모의 메마른 땅에 정착할 수밖에 없었다. 아이들 아홉을 기르려니 사무엘은 철공으로, 우물 파는 노동자로, 그리고 무면허 의사로 일을 해야만 했다.

제3장

    사무엘이 도착한 후 얼마 지나 아담 트래스크라는 남자가 혼자 몸으로 와 계곡의 구석진  비옥한 땅에 자리를 잡고 부자로 살았다. 아담은 사이러스 트래스크의 아들이었다. 사이러스는 코네티컷주 출신의 농부로 남북전쟁에 참전하여 다리를 잃었고, 남부에서 흑인 창녀와의 관계로 매독에 걸렸고 그 매독을 아내에게 전염시킨 음험한 남자였다. 신앙심이 독실하고 경건했던 그의 아내는 그 못된 병에 걸린 것을 알고는 곧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 사이러스는 아이들을 양육할 사람이 필요했기 때문에 앨리스라는 이름의 젊은 여자와 재혼을 했고, 이 여인은 남편이 무서워 두려움 속에 살았고, 폐결핵이 걸렸음에도 남편으로부터 무슨 가혹한 의료행위가 있을 수도 있다는 두려움 때문에 이 사실을 숨겼다. 여가 시간이면 사이러스는 전사 책을 읽고 군사전략을 공부했는데, 그렇게 해서 사실과 다른 자신의 군대 경력을 그럴싸한 거짓말로 꾸며댈 수가 있었다. 그는 남북전쟁에서의 자신의 영웅담을 꾸며댔는데, 어쨌든 그로 인해 명성을 얻었고, 마침내 육군 장관으로 임명되기에 이르렀다.

    어린 시절 아담 트래스크는 상냥하고 선량한 소년이었으나 그의 이복형제 챨스는 소란스럽고 공격적이었다. 어느 날 챨스와 아담이 게임을 했고, 게임에서 진 챨스가 아담을 몹시 때린 일이 있었다. 아담은 계모인 앨리스를 무척이나 따랐는데, 그녀를 기쁘게 하기 위해 몰래 선물을 가져다 놓기도 했다.

    아담이 성인이 되자 사이러스는 그에게 군에 입대할 것을 권하기도 했다. 챨스가 군대에 가는 건 왜 원하지 않는지를 아담이 묻자 사이러스가 대답하기를, 참지 못하는 챨스의 성격이 군대를 가면 더 나빠질 것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더구나 그는 아담을 더 사랑하기 때문이라고도 했다.

    나중에 이 대화에 대하여 챨스가 물었다. 아담은 챨스가 최근 아버지에게 한 생일 선물에 대해 크게 후회하고 있음을 알았다. 비싼 독일제 칼이었는데, 사이러스는 전혀 고마운 기색이 없었고 오히려 아담이 데려온 길 잃은 강아지를 더 고마워했다. 질투심에 분노한 챨스가 아담을 심하게 두드려 팬 다음 길가 하수구에다 그를 처박았다. 절름거리며 밤늦게 집으로 돌아온 아담은 겁에 질린 채 사이러스에게 말하기를, 챨스는 아버지가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했다. 사이러스는 곧 엽총을 들고 챨스를 찾아 나섰다. 앨리스는 아담에게 말하기를 챨스는 좋은 면도 있다고 했다. 그녀는 몰래 가져다 놓은 선물이 아담이 아닌 챨스가 한 일로 잘못 알고 있었던 것이다.

제4장

    챨스는 현명하게도 2주일 동안 집을 나아가 있었다. 집에 돌아와 보니 아버지는 화가 풀려 있었고, 그에게 일을 시켰다.

제5장

   사무엘 해밀튼은 아일랜드에서 어느 부자 집으로부터 책을 빌려 독학을 한 사람이었다. 미국으로 온 다음 행동이 점잖으니 그가 만나는 모든 사람들로부터 존경을 받았다. 해밀튼은 부자가 된 적이 없었지만 그런대로 안락하게 살았다. 네 명의 아들이 있었는데, 장남 조지는 온화하고 도덕심이 강했다. 둘째 아들 윌은 운 좋게도 어른이 되어 부자가 되었다. 톰은 열정적이었고 조는 게을렀으나 지적이고 호감이 가는 사람이었다. 딸도 다섯이 있었다. 리지는 가사에 별 관심이 없었고, 우나는 어둡고 사색적인 성격이었다. 데지는 사랑받는 성격이었고, 올리브는 교사가 되었다. 막내 몰리는 예쁜데다가 가족의 귀염둥이였다.

    사무엘의 아내 리자 해밀튼은 남편과 마찬가지로 살리나스 밸리에서 존경을 받았다. 그녀는 일흔이 되도록 술에 엄격하여 마시지 않았는데, 의학적으로 좋으니 포도주를 마시라는 의사의 권고를 받기도 했다. 이 권고를 받아들여 그날 이후 이 노부인은 열심히 마셔댔다.

제6장

    아담 트래스크가 육군에 입대하였을 무렵 사이러스도 워싱턴으로 가 육군 장관이 되었다. 챨스는 독신으로 살며 한 달에 두 번 창녀를 찾았고, 코네티컷에 있는 트래스크 농장 일을 떠맡았다. 어느 날 그는 정원에서 큰 돌을 옮기다가 이마를 크게 다쳤다. 이 부상은 결국 이마에 보기 흉한 검고 큰 상처를 남겼다. 이 상처로 인해 챨스의 마을 출입이 뜸해지고, 아담이 돌아오기를 고대하게 되었다.

     1885년 아담이 제대를 했지만 그는 군대가 자신의 삶에 많은 상실을 가져다 주었다고 생각되어 다시 입대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는 워싱턴으로 가서 부친 사이러스를 만났다. 사이러스는 멋진 옷차림에 모양새 나는 의족을 하고 있었다. 그는 아담에게 웨스트 포인트에 입교할 것을 권했으나 아담은 자신이 복무했던 연대로 복귀하고 싶다고 했다. 한편, 아담이 돌아오지 않자, 챨스는 낙심천만이었다. 일 년 후 몇 번의 편지를 주고받은 다음 아담과 챨스는 다시 대화를 나눌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둘 사이에는 공동의 관심사가 없었고, 따라서 관계가 순탄할 수가 없었다.

제7장

    서부에서 5년여에 걸친 인디언과의 싸움 후, 아담은 다시 제대를 했다. 그는 코네티컷의 농장으로 돌아가려면 평원을 거쳐야 했기 때문에 많은 시간이 필요했고, 따라서 자연히 방랑자 신세가 되었다. 마침내 그는 부랑자로 체포되어 쇠사슬에 묶이게 되었다. 1894년 사이러스가 사망하였고, 아들들에게 10만 달러 이상의 유산을 남겼다. 사이러스가 그처럼 많은 돈을 가지고 있었다는 사실에 챨스는 놀라움을 금치 못했고, 그 많은 돈을 정직하게 모았을 리 없다는 의문이 들었다.

    얼마 후 챨스는 아담으로부터 코네티컷 고향으로 돌아오려면 여행비 1백 달러가 필요하니 송금을 해 달라는 전보를 받았다. 챨스가 송금을 위해 전신국으로 갔더니, 전신국 직원이 말하기를 수령자의 신원을 정확히 알아야 하니 그만이 알 수 있는 특별한 질문을 해야 한다고 했다. 이에 대해 챨스는 군에 입대하기 전 아버지에게 준 선물이 무엇이었는지 물으라고 했고, 직원의 이 질문에 아담은 강아지라고 대답했다. 그래서 송금을 할 수 있었다.

    집에 돌아온 아담은 챨스가 더 이상 두려운 사람이 아니라는 걸 알고 다소 놀랐다. 그들은 부친에 대해, 그리고 그가 남긴 유산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챨스가 말하기를 부친이 남긴 군기록카드와 유언장에 있는 날짜들로 볼 때 그가 이렇다 할 전투에 참가하였다고 할 수 없고, 따라서 그의 무용담과 전투 참여 이야기는 믿을 수 없는 거짓이라고 했다. 무엇보다도 부친의 재산은 도적질을 한 게 아닐까 의심이 든다고 했다. 이에 대해 아담은 그렇지 않다고 했다. 그러면서 아버지의 기념비를 세운 다음 그 재산을 가지고 함께 캘리포니아로 가자고 했다.

제8장

    케이시 에임즈는 청순하고 어린애 같은 외모에도 불구하고, 어린 시절부터 도덕적인 결함이 있었다. 그녀는 꾀가 많고 이기적이어서 자신의 성을 이용하여 다른 사람을 괴롭히는 걸 알고 있었다. 여학생 시절에도 자기 몸으로 소년들을 유혹하여 문제를 일으킴으로써 많은 소년들이 처벌을 받게 했다. 한 번은 마구간에서 스커트를 올린 채 묶여 있는 케이시를 그녀의 어머니가 발견하고는 관련된 소년들이 매타작을 당했다. 케이시와 알 수 없는 관계를 맺은 그녀의 라틴어 선생이 자살을 한 일도 있었다,

    케이시는 자신에 대해 걱정을 하는 부모를 싫어하였고, 그래서 보스턴으로 치려고 했다. 이를 안 그녀의 아버지가 그녀를 붙잡아 매를 때렸고, 이를 계기로 그녀는 공손하고 가사에 도움을 주었다. 그러나 어느 날 밤 그녀는 아버지의 금고에 있는 돈을 모두 꺼낸 다음, 집에 불을 지르고 바닥 구석구석에 닭 피를 뿌렸다. 이 화재로 집도 무너져 내리고, 집 안에 있던 그녀의 부모는 타 죽었다. 마을 사람들이 닭 피를 보고는 케이시가 살해당했을 거라고 생각했다.

제9장

    케이시는 이제 캐더린 에임즈베리'라는 가명으로 뉴잉글랜드 전역의 여인숙에서 매춘업을 하는 에드워드 씨 앞에 나타났다. 차갑고 냉소적인 에드워드는 케이시의 강렬한 성적 매력에 이끌렸다. 그는 아내 모르게 케이시를 붙잡아 두기로 하고, 조그만 집을 마련하여 기거하게 했다. 케이시는 이제 에드워드로부터 이것저것 훔쳐내고 자신을 두려워하게끔 그를 다루었다.

    얼마 후 가엾은 에드워드 씨는 케이시의 과거에 대해 어느 정도 알게 되었다. 어느 날 밤 그는 그녀와 술을 마셨는데, 술에 취해 포악해진 그녀가 깨진 유리잔을 들고 그를 위협했다. 그는 그녀를 후미진 곳으로 데려가 죽지 않을 정도로 두드려 팼다. 그런 다음 그는 유혈이 낭자한 그녀를 팽개친 채 집으로 돌아갔다. 코네티컷 트래스크 농장 근처에서 일어난 일이었다. 케이시는 엉금엉금 기어 마침내 트래스크의 문전에 이르렀다.

제10장

    케이시가 도착하기 직전까지 챨스와 아담은 농장 문제로 다투고 있었다. 아담은 새벽 네 시에 일어나 농장 일을 시작하자는(사이러스 농장의 부의 원인인) 챨스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있었다. 반면에 챨스는 아담의 게으름과 사사건건 따지고 드는 걸 참을 수가 없었다. 아담은 캘리포니아로 함께 가자고 졸랐고, 챨스는 농장을 떠나는 일에 관심이 없었다. 마침내 아담은 혼자 길을 떠났고, 오랜 시간에 걸쳐 보스턴을 거쳐 남아메리카까지 여행을 했다.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온 그는 챨스가 토지를 더 매입했음을 알았다. 그는 전쟁이 끝난 후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죄수로 쇠사슬에 묶여 복역했음을 챨스에게 실토했다.

제11장

    케이시가 피와 흙으로 뒤범벅이 된 채 트래스크의 문전에 다다랐다. 챨스는 자신의 명예에 누가 될 것이므로 그녀를 보호하기를 주저했다. 그러나 아담은 그냥 보내버리기에는 너무나 가엾으니 자신이 돌보겠다고 했다. 보안관이 와서 그녀의 타박상에 대해 물었고, 그녀는 글씨를 써서 -턱뼈가 부러져 말을 할 수가 없었다- 아무것도 기억할 수가 없다고 대답했다.

    케이시는 한동안 트래스크 농장에 머물렀고, 이는 챨스가 원하는 바가 아니었다. 어느 날 아담이 심부름차 집을 비운 사이에 챨스는 케이시에게 정말 기억력을 상실했느냐고 물었다. 그녀가 부상 상태에서 부지불식간에 과거에 대해 말을 한 바가 있다고 했다. 그의 계략에 케이시가 속아 넘어갔고, 챨스는 그녀의 멍청함을 속으로 비웃었다.

    케이시는 챨스가 다루기 힘든 인물임을 알았고, 따라서 그를 두려워했다. 반면에 아담은 상대하기 쉽다는 걸 알았다. 아담이 구혼을 했을 때 그녀는 그 결혼이 자신을 지켜 줄 은신처로 생각해서 받아들였고, 다만 그 사실을 챨스에게 말하지 말라고 했다. 그녀가 구타당한 곳 근처에서 돈이 가득 들어 있는 가방과 옷가지를 이웃 사람들이 찾아내자 챨스는 그녀를 더욱 의심했다. 그러나 챨스가 집을 떠나자마자 아담은 그녀와 결혼했다. 이 결혼 사실을 안 챨스가 노발대발했다. 케이시는 아담이 자기를 데리고 캘리포니아로 갈 예정이라는 사실을 알고는 크게 실망했다. 그날 밤 케이시는 아직 부상에서 회복되지 않아 그와 잠자리를 같이 할 수 없다고 했다. 그런 다음 그녀는 아담에게 수면제를 먹인 후 챨스에게로 가 그와 동침을 했다.

<제2부>

제12장

    소설의 화자가 자신의 역사관을 진술한다. 인간의 과거를 회고하는 능력이야말로 바로 과거의 추악한 사건을 미화하거나 잊게 만드는 원인이라고 했다. 그는 19세기야말로 남북전쟁을 비롯하여 탐욕과 야만이 분출한 시기였다고 했다. 이제 20세기가 되었으니, 사람들은 과거를 잊고 다음 시대로 나아가야 한다고 했다.

제13장

    아담 트래스크는 케이시가 원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창조적인 영감에 따라 캘리포니아 살리나스 계곡으로 그녀를 데리고 갔다. 아담과 케이시가 떠나던 날 챨스는 인사불성이 되도록 술을 마신 후 매춘부를 찾아갔고, 술로 인해 자신이 발기불능이라는 사실을 알고 울음을 터뜨렸다. 살리나스 계곡에 도착한 아담은 많은 주민들을 만나 그들과 어울리게 되었고, 좋은 땅을 물색하기 시작했다. 어느 날 집에 돌아와 보니 케이시가 유혈이 낭자한 채 인사불성이 되어 침대에 누워 있었다. 급히 의사를 불렀고, 케이시가 임신을 하여 낙태를 하려고 뜨개질 바늘로 배를 찌른 사실을 알았다. 불같이 화가 난 의사가 살생을 한다고 그녀를 꾸짖었지만, 케이시는 자신의 가계에 문둥병이 유전되고 있고 따라서 태어날 아기에게 그 병이 유전될까 걱정이 되어 그렇게 했다고 거짓말로 변명을 했다. 의사는 그녀의 말을 곧이곧대로 믿고 문둥병은 유전병이 아니라고 했다.

     아담은 토지 매입에 관해 사무엘 해밑튼의 조언을 듣기 위해 그에게 갔다. 사무엘은 살리나스 밸리에 대해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두 사람은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의견을 나누었다. 다음 날 아담은 킹 시티와 샌루카스 중간 지점에 위치한 오래된 목장을 사들이기로 했다.

제14장

    올리브 해밀튼(이 소설의 화자의 어머니)은 사무엘의 여러 딸들 가운데 한 여자로 '목장 여편네'라는 호칭을 듣지 않으려고 교사가 되었다. 시골 마을에 살기로 결정한 후, 농부라면 그 누구와도 결혼을 거절했다. 마침내 킹 시티의 제분공장 주인과 결혼하여 슬하에 네 자녀를 두었다. 그녀는 엄격하였지만 자애로웠고 자녀들이 겁을 먹지 않도록 애정으로, 그리고 심한 폐렴에 걸린 아들을 지극히 간호한 여인이었다.

    1차 세계대전 중 그녀는 정부의 전쟁 노력을 지원하기 위해 자유공채를 팔았고, 이 공로로 정부로부터 대상을 받았고, 비행기 탑승으로 부상을 입었다. 하늘을 나른다는 두려움 때문에 그녀는 즐거워하는 아이들과 함께 비행기를 탔다. 조종사는 그녀가 좋아할 것이라고 오해하여 몇 차례 곡예비행을 하였다. 비행기에서 내린 그녀는 현기증이 나고 몸이 아파 며칠간 병석에 누었다.

제15장

    아담은 케이시와 함께하는 캘리포니아 생활이 지극히 행복했다. 그는 중국계 미국인인 리를 요리사 겸 하인으로 고용했다. 케이시는 그에게 신경이 쓰였지만 대체로 호화스러운 환경을 즐거워했다. 어느 날 사무엘을 모시고 트래스크의 집으로 가던 중, 리는 자신이 주인을 콘트롤할 수 있다는 생각에 하인이 되는 것도 괜찮은 일이라고 생각했다.

    그는 미국에서 전 생애를 살았지만, 미국인들이 중국인에 대해 의례히 그러려니 생각하는 기대에 어긋나지 않게 구식 영어를 사용하여 하인의 일에 만족한다고 말했다.

    아담은 그 땅에 농사를 지으려면 물이 있어야 하므로, 사무엘에게 물 찾는 일을 도와 달라고 했다. 아담은 코네티컷에서 보낸 자신의 과거사를 사무엘에게 말했다. 후일 트래스크의 집에서 있었던 만찬에서 사무엘은 트래스크 가문의 사람들로부터 무시당하는 느낌을 받았다. 아담은 케이시를 진정으로 사랑했지만 케이시는 달랐다. 사무엘이 자리를 뜬 사이 케이시가 아담에게 말하기를, 자신은 캘리포니아를 원한 적이 없으며 가능한 한 빠른 시간 내에 떠날 것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아담은 아기가 태어나면 상황이 바뀌어 그녀에게 좋은 일들이 일어날 것이니 기다리라고 했다.

제16장

    사무엘은 아담을 좋아했지만 케이시의 비인간성에 싸늘함을 느꼈다. 사무엘은 아담이 사들인 농장에 있는 오래되고 낡은 집을 수리하는 일을 돕겠다고 했다. 그러나 리자는 사무엘의 이 말에 반대를 했는데, 트래스크 가문의 재산과 게으름은 부도덕의 상징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제17장

    어느 날, 사무엘이 트래스크의 집에서 일을 하고 있는데, 리가 와서 말하기를 케이시가 진통 중이라고 했다. 두 사람이 그녀에게 달려갔다. 그녀가 심상치 않다고 리가 말했고 사무엘도 수긍했다. 사무엘에게 명백한 적대감을 보인 케이시는 -출산을 돕는 그의 손을 물기도 했다- 사무엘의 도움으로 쌍둥이 남아를 낳았다. 케이시는 아기들 들여다 보기를 원치 않았다.

    리자가 신생아를 돌보기 위해 갔다. 리는 케이시에 대해 느끼는 감정이 점점 나빠졌지만 아기들을 돌보고 있었다. 케이시가 일주일간 휴식을 취한 후 아담이 그녀의 문을 두드렸다. 문을 연 그녀는 여행복 차림이었다. 이제 떠나 가야겠고 아기들이야 알 바 없다고 했다. 아담이 문을 잠갔다. 잠시 후 문을 다시 열자 그녀가 총을 쏘았다. 어깨에 총탄을 맞은 그가 바닥에 쓰러졌다. 아기들의 울음소리가 들렸다.

    제18장

    아담은 지역 보안관 차석인 호레이스 쿠인에게 총을 닦다가 오발로 부상을 입었다고 거짓말을 했다. 그러나 쿠인은 아담의 말을 철저히 조사했다. 쿠인이 케이시에 대해 물었고, 이에 아담이 울음을 터뜨렸다. 쿠인이 보안관 대장과 의논을 했고, 보안관 대장은 그 지역 창녀촌 건물 주인인 페이가 케이시와 인상착의가 비슷한 창녀가 최근 도망을 쳤다는 말을 전해왔다고 했다. 두 사람의 보안관은 아담에게 이 사실을 비밀로 하기로 했는데, 후일 아이들이 자신들의 어머니가 창녀였다는 사실을 모르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한편 사무엘은 그처럼 불행한 아담에게 조언하기를, 삶이 행복하다고 생각하고 또 그렇게 믿고 행동한다면 언젠가는 행복하게 되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아기들을 위해 힘을 내라고 했다.

제19장

    살리나스 계곡에는 매춘업을 하는 집이 세 곳 있었다. 주민들은 이러한 집들이 필요는 하지만, 입에 올릴 일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페이의 매춘업소는 가장 새로운 곳으로, 케이시는 그곳에서 이름도 케이트로 바꾸고 본격적인 영업을 하여 페이의 사업에 중요하고 불가결한 일부가 되었다. 보안관 대장이 케이시를 만나  말하기를, 만일 그녀가 쌍둥이 아이들을 다시는 만나지만 않는다면 그녀의 과거를 캐는 일도 없을 것이고 아담에게 총격을 가한 사실도 불문에 붙이겠다고 했다. 보안관 자신도 페이의 매춘업소에 그 아이들이 오거나 케이시를 만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했다.

제20장

    페이는 케이시가 아편 중독자인 매춘굴 피아니스트 카튼에게 한바탕 설교를 하는 것으로 보고 감명을 받았다. 그래서 그녀에게 딸 역할을 해 달라고 했고, 매춘을 포기하라고 했다. 이에 대해 케이시는 돈이 필요하여 어쩔 수가 없다고 했다. 페이가 방으로 케이시를 불러 그녀의 유언장을 보여 주었다. 그 유언장에는 그녀가 사망 시, 그녀의 엄청난 이 세상 모든 재산은 케이시에게 상속될 것이라는 내용이 있었다. 케이시가 놀라서 몸을 떨었다. 그러나 페이가 권한 축배의 샴펜을 마신 후 케이시는 말해서는 안 될, 그녀가 행한 무자비한 일들을 털어놓기 시작했다. 페이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많은 돈을 모았음도 고백했고, 손님에게 회초리나 면도날 등 변태성욕적인 도구들도 사용했다고 했다.

    이 말에 페이가 비명을 지른 건 당연했다. 당황한 케이시는 그녀에게 수면제를 탄 음료수를 먹였다. 취중에 모든 것을 발설한 자신에 놀란 케이시는, 암모니아로 페이를 기절시킨 다음 뾰족한 송곳으로 살살 찔러 그녀가 악몽을 꾸는 것처럼 느끼도록 했다. 다른 창녀들은 케이시가 페이를 돌보는 것으로 알았다. 페이가 정신을 차렸을 때, 케이시의 말대로 악몽을 꾼 것으로 알았고, 케이시의 간호와 따뜻한 마음에 고마움을 표시했다.

제21장

    시간이 흐르면서 케이시는 페이를 마음대로 가지고 놀았다. 그 지역 의사의 신중함이 결여된 멍청한 처방을 이용하여, 페이에게 조금씩 마약을 투약하기 시작했다. 그러는 동안 내내 다른 창녀들의 눈에는 페이에게 몸 바쳐 봉사하는 모습으로 비치도록 했다. 마침내 페이가 죽고 케이시는 슬픔을 못 견디는 체했다.

제22장

    케이시가 떠난 후 아담은 정신적 고통에서 벗어날 수가 없었다. 쌍둥이가 태어난 지 일 년이 지났으나, 아담은 아직 아이들 이름도 짓지 않고 있음을 리가 사무엘에게 말했다. 이는 말도 안 되는 일로 안 사무엘은 아담을 만난 자리에서 이 말을 했다. 두 사람 간 논쟁이 일었고, 폭력이라고는 모르는 사무엘이 미몽에서 깨어나라는 뜻에서 아담에게 주먹질을 했다. 이는 곧 효과를 발휘해 두 사람은 그 자리에서 쌍둥이의 이름을 지었다

    두 사람은 가능한 한 이름을 조사해 보았다. 사무엘은 성경을 참고하여 조슈아와 칼렙이라는 이름이 어떠냐고 했다. 그래서 첫아이 이름을 칼렙이라고 했고 성경상의 조슈아는 무인임으로 둘째는 아론으로 지었다. 성경에는 아론이 약속의 땅(가나안)에 이른 적이 없다는 걸 알았지만, 어쨌든 사무엘은 이들 이름에 만족했다.

<제3부>

제23장

    1911년 사무엘은 사랑하는 딸 우나가 남편과 함께 오레곤의 오지로 이사를 한 후 바로 사망했다는 소식을 듣고 슬픔에 빠졌다. 추수감사절 때 사무엘의 자녀들이 그를 방문했을 때, 그들은 젊어 보였던 아버지가 갑자기 늙었음을 알았다. 그들은 앞으로 장기간 부모님을 돌보려면 그들을 목장으로부터 격리시켜야 했고 이를 위한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이 계획은 사무엘의 인생이 끝났음을 알리는 것이기 때문에 톰이 반대를 했다. 그러나 다른 형제들은 찬성을 했고 그 계획을 아버지에게 말했다. 사무엘은 그 계획을 받아들였고, 다만 톰을 믿은 것은 어쨌든 그 계획으로 보아 자녀들이 늙어가는 자신을 돕는다는 걸 알았기 때문이었다.

제24장

    사무엘이 자녀들과 함께 살기 위해 농장을 떠나기 전 그는 아담 트래스크를 방문했다. 그는 이제 열한 살이 된 쌍둥이 형제들과 만난 자리에서 아론이라는 이름은 아벨을, 칼렙은 카인을 생각나게 한다고 했다.

    사무엘과 아담, 그리고 리는 성경상의 인물인 카인과 아벨에 관한 대화를 했다. 리는 죄의 극복에 관해 달리 말하는 두 가지 다른 성경 번역본이 있어 혼란이 인다고 했다. 한 본에는 하느님이 죄를 극복하겠다고 카인에게 약속한 반면, 다른 본에서는 카인에게 죄를 극복하라고 명령을 했다는 것이다. 리는 이 문제를 오랜 동안 생각하고 연구한 끝에, 결국 죄의 선택 여부를 인간의 자유의지에 맡긴 하나님의 뜻이라는 결론을 얻었다고 했다.

    아담과 사무엘이 산책을 하면서 사무엘이 아담에게 행복한지 여부를 물었고, 이에 대해 아담은 대답이 없었다. 아담이 케이시의 일을 잊도록 하기 위해 사무엘은 그녀가 살리나스 계곡에서 가장 지저분한 매춘업소를 운영하고 있다고 폭로했다. 이 말에 충격을 받은 아담이 도망치듯 자리를 떴다.

제25장

    사무엘 해밀튼이 나이가 들어 죽었다. 장례식이 끝난 후 아담은 케이시의 매춘업소를 찾았다. 케이시는 이제 더 이상 아름답지도 않고 괴물처럼 변한 모습이었다. 아담은 마침내 그녀를 마음속에서 지워버리기로 했다. 그가 그런 의중을 비치자 그녀는 말하기를, 이 세상에는 오로지 악행과 사악함만 있는 것으로 자신의 외관을 보고 비난하는 건 아담의 잘못이라고 했다. .

    케이시는 자기 업소를 찾아와 창녀들과 변태적인 성행위를 하는 살리나스 계곡의 유력 인사들의 사진을 아담에게 보여주며, 그 사진을 가지고 그 남자들을 골탕 먹이고 있다는 사실도 말했다. 아담이 자리에서 일어나자, 그가 떠나는 걸로 안 케이시가 당황한 태도로 잠자리를 함께 하자고 했다. 아담이 거부하자 케이시는 맹렬한 욕을 퍼부으며 쌍둥이의 친부는 바로 챨스라고 했다. 아담과 결혼한 날 챨스와 함께 잠을 잔 사실을 말한 것이다. 아담은 이제 더 이상 그녀를 믿을 수가 없고, 그녀의 말이 사실이라고 해도 문제될 것 없다고 응수했다.

    케이시가 비명을 지르자 업소 경비원이 달려와 그에게 폭력을 가했다. 어쨌든 아담은 지난 수년 동안 마음의 짐이었던 케이시로부터 해방되었음을 알고는 조용한 미소를 지으며 그곳을 떠났다.

제26장

    아담은 기차를 타고 살리나스로부터 돌아왔다. 오는 도중 윌 해밀튼의 자동차 판매소에 들려 승용차를 한 대 사고 싶다고 했다. 집에 돌아온 그는 리에게 새로 매입한 토지에서의 사업 계획과 아들들과의 관계를 강화하겠다는 말을 했다. 이 말에 리는 샌프란시스코에서 책방을 열기 위해 곧 떠나야 할 것이나, 당분간 살리나스에 머물며 아담의 사업을 돕겠다고 했다.

제27장

    아론과 칼은(칼렙의 별명) 들에서 토끼 사냥을 하며 놀았다. 아론은 좋은 성격에 잘 생긴 용모였고, 반면 칼은 건성건성하는 성격이었다. 그들은 어머니에 대해 말을 했다.

    아담이 그들에게 들려준 대로 칼은 어머니가 천국이 아닌 살리나스 어딘가에 살고 있다는 소문을 들었다고 했다. 이 말에 아론은 화를 냈고, 칼은 자신이 어머니에 대해 아론보다 무엇인가 더 낫다는 생각을 했다.

    그들이 집으로 돌아와 보니 베이컨 씨의 가족이 기다리고 있었다. 그곳을 지나다가 갑자기 쏟아진 폭우로 잠시 들린 것이다. 베이컨 씨가 아담에게 말하기를, 이제 토지를 세 놓고 시내로 이주할 예정인데 그 땅에 농사를 지을 의향이 없느냐고 했다. 아담은 판단이 서지 않아 두 아들을 데리고 챨스를 찾아가 물어볼 생각을 했다. 챨스는 전에 두 소년을 만난 적이 없었다. 소년들은 문 밖에서 베이컨 씨의 딸 에이브라와 놀이를 하고 있었는데, 아론에게 더 정답게 하여 칼의 신경을 자극했다. 칼이 에이브라에게 그날 사냥한 산토끼를 선물로 주겠다고 하자 아론이 말참견을 하며 그 토끼는 자기 것이고, 그러나 좋아한다면 집에 가져가 땅에 파묻으라고 했다. 소녀가 그렇게 하겠다고 했다. 아론이 자리를 뜨자 칼은 거짓말을 하여 에이브라를 당황케 했다. 리가 아론을 때려 화가 난 아론이 죽은 토끼 대신 뱀을 상자에 넣었다는 것이다.

    베이컨 씨 가족과 함께 챨스를 찾아가던 길에 에이브라는 그 상자를 차 밖으로 던져버렸다. 이에 아론의 마음이 상한 건 당연한 일이었다. 상자 안에는 에이브라에게 보내는 아론의 연애편지가 있었던 것이다. 에이브라를 죽여 버리겠다면 총을 빌려주겠다고 칼이 말했지만, 아론은 네가 총이 어디 있느냐고 했다.

제28장

    그날 저녁 식사 자리에서 평소에 쌀쌀했던 아담이, 여러 가지 질문을 하며 관심을 보이고 자애롭게 해서 두 아들이 놀랐다. 칼은 어머니가 묻힌 곳을 물었고 이에 대해 아담은 동부에 있는 그녀의 고향이라고 대답했다.

    후일 리는 아담에게, 아이들에게 거짓말을 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언젠가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고, 그렇게 되면 그들의 신뢰를 잃을 것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자신의 어린 시절 경험을 이야기했다. 그의 부모는 대륙횡단 철도 건설에서 노동을 했다고 했다. 어머니는 리를 임신 중이었는데, 남자로 가장을 하여 남편과 함께 그 긴 노동의 길을 걸었다고 했다. 그녀가 리를 출산하자 다른 노동자들(모두 남자들이었다)이 놀란 것이, 그때까지 그녀를 남자로 알았기 때문이었다. 그들이 그녀를 강간한 다음 살해했다고 했다. 그러나 곧 자신들의 과격한 행동을 후회한 그들이 리를 자식처럼 키워 주었다는 것이다.

제30장

    윌 해밀튼이 아담이 주문한 차를 가지고 트래스크의 집에 왔다. 그러나 윌은 물론 다음 날 온 기술자도 어떻게 해야 차가 움직이는지를 몰랐다.

제31장

    마침내 아담이 차의 작동 방법을 알아냈고, 차를 몰고 아이들과 함께 마을로 우편물을 찾으러 갔다. 코네티컷의 변호사로부터 온 편지가 있었는데, 챨스가 죽었고 아담과 케이시 앞으로 10만 달러의 유산을 남겼다는 내용이었다.

    아담은 이 유산 문제를 리와 의논했다. 왜 챨스는 자신이 경멸한 여자에게 유산을 남겼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칼이 두 사람의 대화를 엿들었다. 케이시가 돈을 요구할 것 같지는 않다고 리는 말했지만, 결국은 아담이 그 돈을 케이시에게 줄 터이므로 자신의 생각은 소용이 없을 것이라고 했다.

    리는 이제 자신이 늙었으므로 샌프란시스코로 가서 책방을 열고 싶다고 했다. 이 말을 엿들은 칼은 마음이 슬펐다. 그는 아론을 좋아하게 해 달라고 기도했다. 그는 친절한 태도로 아론에게 말하기를, 아버지가 어머니 산소에 꽃다발을 보낼 계획이라고 했다. 그는 잠자리에 들면서도 좋은 사람이 되게 해 달라고 기도를 했다.

제31장

    아담은 케이시의 매춘업소로 찾아가 챨스의 죽음과 그가 남긴 유산 가운데 그녀의 몫에 관해 말을 했다. 그녀는 그의 말에 의심을 했는데, 챨스가 그런 돈에 관해 말을 하는 걸 들어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런 그녀에 대해 아담은, 이 세상에는 선한 일이 있다는 걸 믿을 수 있는 능력이 그녀에게는 없기 때문에 의심한다고 했다. 두 사람은 언쟁 끝에 헤어졌다.

    아담은 돌아오는 길에 리자 해밀튼을 찾았다. 그녀는 딸 올리브와 함께 살리나스에 살고 있었다. 올리브는 어니스트 스타인벡(이 소설 화자의 아버지)이라는 사람과 결혼을 했었다. 아담이 리자에게 이제 두 아들을 시내로 보낼 계획이라고 했다.

제32장

    부친이 죽은 후 톰 해밀튼은 목장의 오래된 집에서 살며 우울한 마음으로 시를 쓰고 있었다. 얼마 후 누이동생 데지가 함께 살기 위해 왔고, 그는 행복한 마음으로 이제 집을 수리하자고 했다. 톰은 페인트칠을 했고, 모든 집안살림을 깨끗이 닦았다. 그러나 데지는 심한 복통으로 고통을 느꼈지만, 이 사실을 톰에게 말하지 않았다.

제33장

    톰과 데지는 해외여행을 위해 돈을 모으기로 했다. 톰은 돼지를 기르면 돈을 모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윌이 양돈 사업을 위해 돈을 빌리는 걸 알았으나, 데지의 복통이 더 심해지고 있음도 알았다. 톰은 물에 소금을 타 그녀에게 마시도록 한 다음-전통적인 치료법이다-의사를 불렀다. 이 사실을 안 의사가 톰을 야단쳤고, 그러한 방법은 병을 더 악화시킬 뿐이라고 했다. 의사가 방을 나가며, 데지가 죽어갈 경우 윌 해밀튼의 차로 올 수 있도록 그에게 알리라고 했다.

    데지가 죽었다. 톰은 슬픔과 죄의식으로 어쩔 줄을 몰랐다. 자신의 부주의 때문에 그녀가 죽었다는 생각으로, 그는 죽은 아버지를 부르며 자살하고 싶다고 했다. 그는 어머니에게 편지를 썼다. 그가 사들인 야생마를 훈련시키겠다는 내용이었다. 그런 다음, 자신이 말 훈련을 시키다가 낙마로 죽었다는 말을 어머니에게 전달해 달라는 내용의 편지를 윌에게 보냈다. 그런 다음, 권총을 쏘아 자살을 했다.

<제4부>

제34장

    소설의 화자는 인간사의 되풀이되는 주제, 즉 선악 간의 갈등에 대해 말하고 있다. 한 사람에 대한 평가는 그가 죽었을 때 사람들의 반응으로 알 수 있다는 것이다. 다른 사람들 때문에, 다른 사람들의 덕택으로 돈을 번 다음 박애주의자가 되었다면 그가 죽었을 때 사람들은 그런가 보다 하고 무심히 생각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부도덕한 자가 도덕군자인 체하며 남을 속이고 못살게 굴며 부자가 되었다면 그가 죽었을 때 사람들은 환호를 한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많은 과오가 있었지만 필요한 사람에게 도움을 주고 힘이 되어 준 사람이 죽으면, 사람들은 진심으로 슬퍼한다는 것이다.

제35장

    데지 해밀튼이 톰과 합류하기 전에 살았던 살리나스의 집을 트래스크 가문에서 사들인 다음 이사를 했다. 리는 샌프란시스코에 책방을 열기 위해 떠났다. 그에 대해 아론과 칼이 내기를 했는데, 그가 곧 돌아올 것이라는 데에 아론은 10센트를 걸었다. 리는 엿새 만에 돌아와 아론이 이겼다. 샌프란시스코에 가 보니, 외롭기만 하고 또 자기가 진정 원한 건 책방이 아니었다고 했다. 이제 집으로 돌아온 것 같아 행복하다고 했다.

제36장

    아론과 칼은 학교에 입학했고, 7학년으로 배치되었다. 그들은 금방 눈에 띄는 인기 있는 학생이 되었다. 아론을 좋아하는 아이들이 많았고 칼은 씩씩하여 운동장에서 인기가 있었다. 등교 첫날 방과 후 아론은 에이브라 베이컨을 집으로 찾아가 장차 결혼을 하자고 했다. 이 말을 들은 에이브라가 그를 버드나무 밑으로 데리고 가서, 결혼 연습을 하자고 했다. 그리고는 어머니 행세를 하며 자신의 무릎에 아론의 머리를 뉘었다. 아론이 울기 시작했다. 에이브라는 아론의 어머니가 아직 살아 있다는 말을 부모님으로부터 들었다고 했다. 아론은 그 말을 믿을 수 없었는데, 아버지와 리가 말한 사실과 달랐기 때문이었다.

제37장

    1915년 리는 가족을 위해 아이스박스를 하나 샀는데, 이를 본 아담은 돈을 벌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 식품을 얼음에 채워 냉동열차편으로 하면 어느 곳이나 배달이 가능하다고 생각한 것이다. 이에 대해 윌 해밀튼이 사리에 맞지 않는다고 했지만, 아론은 곧 그 일을 착수했다. 결과는 재난이었다. 열차가 제시간에 오는 적이 없었고 살리나스에서 생산된 상추가 이런 기차로 동부에 도착하면 온전한 것 없이 모조리 상해 있었다.

    이 무모한 사업의 실패로 아담은 많은 재산을 잃어 이제 남아 있는 돈은 9천 달러에 불과했다. 이 사업의 실패는 소문이 퍼져, 아론과 칼은 학교에서 놀림감이 되었고, 아담도 마을의 웃음거리가 되었다. 오직 에이브라만이 아론의 옆에서 그를 지키고 있었다. 그 둘이 항상 함께하는 것을 본 칼은 질투심과 조바심이 났다. 아담은 이제 마을에서 존경심을 잃었으므로, 그와 케이시의 과거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렸다. 에이브라가 소문을 듣고 아론에게 어머니가 어찌 되었는지, 아버지에게 물어보라고 했지만, 아론은 신경질적으로 그렇게는 못하겠다고 했다.

제38장

    칼은 점점 마음의 평온을 잃어 밤거리를 방황하기 시작했다. 그러던 어느 날 밤 래빗 홀만이라는 술취한 농부를 만났는데, 그는 칼의 어머니의 매춘업소에 대해 말한 다음 그를 그곳까지 데리고 갔다. 그곳을 목격한 칼이 놀란 것은 당연했다. 그는 집으로 돌아와 그가 본 일들을 리에게 말했다. 리는 케이시에 관한 모든 진실을 칼에게 말했다. 그녀는 악마나 다름없다고 했다. 칼은 그러한 악성이 자신에게도 유전이 되지 않았을까 걱정을 했고 이에 대해 리는, 사람은 누구나 어머니에 의해서가 아닌 스스로 자신의 삶을 결정할 수 있는 자유의지가 있다는 걸 기억하라고 했다.

    칼은 도덕적인 삶을 살려고 노력했지만 또한 끊임없이 방황하고 싶은 유혹도 있었다. 그는 어머니에 관한 일을 아론에게 말하지 않았다. 선량하고 믿음성이 있는 아론이 좌절을 할까 두려워서였다. 한편 아론은 신앙심이 깊어 갔고, 목사가 되겠다고 했다. 이를 위해 독신자가 되겠다고 에이브라에게 말했지만 그녀는 농담으로 받아들였다. 결혼 시기가 다가오면 그가 마음을 바꿀 것으로 보았던 것이다.

제39장

    살리나스 계곡에 도박 열풍이 불었다. 칼은 밤거리를 걷다가 도박장에 들러 구경하는 걸 좋아했다. 그러던 어느 날 밤 도박장에 들이닥친 경찰에 체포되었다. 아버지의 도움으로 그는 감옥에서 벗어날 수 있었고, 이제 부자 간에 길고 진심 어린 대화가 오갔다. 아담은 자신이 아들들에게 좋은 아버지가 아니었다고 말하고, 칼은 어머니에 대해 사실을 알고 있음을 고백했다. 아론에 관한 이야기도 했다. 아론은 성격이 신중하고 선량하여 마음의 상처를 받기 쉬우니, 어머니에 관한 사실을 그가 알아서는 안 된다고 했다. 어머니에 관한 일은 아론에게 절대로 비밀로 하겠다고 칼이 약속했다.

    그 대화가 있은 후 칼은 아버지와 더 친밀해진 느낌이었다. 그는 어머니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고자 그녀의 매춘업소의 동정을 살피기 시작했다. 그녀의 월요일 일정이 매주 같다는 걸 알아냈다. 그녀의 동정을 살폈다. 처음 케이시는 칼을 알아채지 못했지만, 마침내 어느 월요일에 그와 맞닥뜨리게 되었다. 왜 따라붙느냐고 그에게 물었다. 칼은 그녀가 어머니임을 말했고, 케이시는 그를 매춘업소 안으로 데리고 가 대화를 나눴다.

    그녀의 방에는 불이 꺼져 있었는데, 불빛이 눈에 부셔 불을 켜지 않는다고 했다. 또한 그녀는 심한 관절염으로 인해 팔에 붕대를 감고 있었다. 케이시는 아론과 아담에 대해서 물었다. 아론에 관해서는 말을 하지 않고, 아버지는 잘 지내고 있다고 대답했다. 칼이 아버지와 형제를 대단히 사랑하고 있음을 안 케이시는 대단히 화를 내며 자신은 사람들을 마음대로 부리고 통제할 수 있다고 그럴 듯하게 과장해서 말했다. 그녀는 자신과 칼이 매우 닮았다는 식으로 말을 했다. 칼이 그녀에게 어린 시절 내가 모르는 걸 남은 알고 있구나 하는 경험을 한 적이 있느냐고 물었다. 이 질문에 그녀의 표정이 굳었고, 칼은 자신과 어머니가 닮지 않았다는 걸 알았다. 그는 불빛이 눈부신 게 아니라 빛을 두려워하기 때문이라고 그녀에게 말했다.

제40장

    어느 날 케이시는 에델이라는 부인의 방문을 받았다. 페이의 매춘업소에서 일하던 매춘부였다. 그녀가 은근히 말하기를, 케이시가 페이를 살해할 때 사용하고 버린 독약병을 찾아냈다고 했다. 그러니 매주 1백 달러를 주면 이 사실을 남에게 말하지 않고, 눈감아 주겠다고 했다. 그렇지만 케이시는 계략을 써, 경찰로 하여금 그녀를 절도죄로 체포케 하였다. 그러나 그녀가 다시 돌아올 수 있다는 생각에 케이시는 걱정이 되었다. 더구나 챨스 트래스크가 접근해 온다는 느낌도 들었다. 과대망상과 불안이 점점 심해져 갔다.

제41장

    유럽에서 전쟁이 일어날 것 같아 칼은 아론에게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바로 대학에 진학하라고 했다. 대학 학비 지원도 약속했다. 칼의 이 같은 태도를 본 리가 지난 수년간 모아 놓은 돈 5천 달러를 학비로 지원하겠다고 했다. 칼은 윌 해밀튼과 돈벌이에 관해 대화를 나누었고, 윌은 그의 열린 마음과 사업가적인 감각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 윌은 칼을 트래스크 목장으로 데리고 가 소개를 시켰다. 트래스크는 이제 전쟁이 발발하면 콩 수출로 큰돈을 벌 수 있다고 했다.

    유럽에서 전쟁이 시작되었고, 살리나스 계곡에는 애국심의 열풍이 불었다. 칼과 윌은 농부들로부터 콩을 사들인 다음, 사들인 값의 다섯 배 가격을 받고 영국으로 수출하였다. 칼은 아담이 냉동 사업으로 잃은 재산을 다시 회복할 만큼 충분한 돈을 벌어들일 계획을 하고 있었다.

제42장

    전쟁은 살리나스 계곡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누구네 집 아들이 전사했다는 등의 전보가 날아들었고, 유럽의 전쟁은 그들과 아무런 관계가 없다는 신화가 깨지기 시작했다.

제43장

    아담은 고등학교를 조기에 마치겠다는 아론의 결심이 매우 자랑스러웠고, 칼도 같은 결심을 했으면 좋겠다는 말을 리에게 했다. 이에 대해 리는, 칼이 아마도 아담을 더욱 놀라게 할 것이라고 했다. 학교 공부에다 교회 일로 분주했던 아론은, 어느 부인이 교회 성사에 참여하고 있다는 소문을 들었다.

    전쟁은 계속되었고 리자 해밀튼이 죽었다. 아론은 졸업 시험을 통과했지만 이 사실을 아버지에게 말하지 않았다. 그는 아버지가 그런 일에까지 관심을 갖지 않을 것이라는 말을 칼에게 했다. 그러나 리는 아버지가 아론을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으며, 졸업 선물로 금시계를 준비하고 있다는 말을 했다.

제44장

    아론이 스탠포드 대학으로 간 후 에이브라는 리, 그리고 아담과 함께 지내게 되었다. 그녀는 리를 신뢰했고, 아론의 어머니가 정말 매춘부라는 게 사실인지를 그에게 물었다. 리는 사실이라고 대답했다. 리가 걱정하고 있는 것은, 어느 날엔가 아론이 사실을 안 다음, 아버지가 그를 보호하기 위해 거짓말을 했다는 걸 이해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점이었다. 한편 칼은 리가 도와준 돈 5천 달러에 웃돈을 더해 모두 1만 5천 달러를 돌려 주겠다고 했다. 그 정도의 충분한 돈을 벌었다고 했다. 그는 그 돈을 추수감사절에 아버지에게 전달할 것이라고 했다.

    어느 날 에이브라가 칼에게 말하기를, 아론은 목회자가 될 것이므로 자기와 결혼을 원하지 않는다고 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칼은 아론이 마음을 바꿀 수도 있다고 했다. 에이브라는 칼에게 매춘굴을 방문할 수 있는지를 물었고, 칼은 그럴 수 있다고 했다. 에이브라는 자신도 죄가 많다고 했고, 칼은 그렇지 않다고 하며 아론과 함께 살면 억지로라도 도덕적인 삶이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제45장

    조 발레리는 산 쿠엔틴 형무소를 탈옥한 전과자였다. 그는 케이시의 매춘업소에서 경비원 겸 뚜쟁이로서 일을 하고 있었다. 그는 그녀의 약점을 잡으려고 혈안이었다. 그렇지만 그는 그녀가 두려운 인물이라는 걸 알고는 존경심을 갖게 되었다.

    케이시는 팔 관절염이 심해지자 업소 운영을 전적으로 조에게 맡겼다. 그녀는 그의 과거 범죄 경력을 알고 있었으므로 쉽게 부려먹을 수가 있었다. 그렇지만 그 역시 어떻게 해야 그녀를 우려먹을 수 있을까 하고 골몰했다. 그녀는 조에게 에델을 찾아 살리나스로 데려오라고 했다. 페이를 살해하는 데 사용한 그 독약병에 관해 다른 사람들에게 누설하기 전에 그녀를 죽여 버리기 위해서였다. 그는 여기저기 탐문을 했고, 그녀가 이미 죽었음을 알았다. 그러나 그녀가 몰래 살리나스로 되돌아왔다는 소문을 들었다고 케이시에게 거짓말을 했다.

제46장

    살리나스 계곡의 주민들은 전쟁으로 인해 모두 애국자가 되어 있었다. 어느 날 주민들은 독일어 억양을 쓰는 양복점 주인을 폭행하고 그의 양복점에 불을 지르기도 했다. 독일이 적국이라는 이유에서였다.

제47장

    아담은 모병관의 책임을 맡게 되었다. 그러나 그는 젊은이들을 멀리, 죽음의 현장으로 보낸다는 사실에 죄의식을 느꼈다. 이에 대해 리는 그 일을 하느냐 마느냐는 선택의 문제, 즉 자유의지의 문제라고 했다. 추수감사절이 다가와 아론은 스탠포드로부터 돌아와 아담을 기쁘게 했다. 그는 칼보다 아론이 더 똑똑하고 훌륭하다고 생각했다. 아론이 대학에서 고통스러운 생활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그는 몰랐던 것이다.

제48장

    조 발레리는 케이시에 대한 에델의 협박을 이용하여 그녀를 어떻게 다룰 것인가에 골몰하고 있었다. 반면에 케이시는 자신을 배신할지도 모를 조를 경계했다. 관절염의 고통이 심해지자 케이시는 몰핀을 담은 캡슐로 만든 목거리를 목에 걸었다. 필요할 경우 자살을 하기 위해서였다.

제49장

    살리나스에 온 아론은 아버지의 자신에 대한 기대감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고 마음이 행복하지 않았다. 한편 칼은 1만 5천 달러를 아버지에게 드렸다. 그는 아버지가 그 돈을 받고 기뻐해 주기를 바랐다. 아담이 돈 봉투를 열었고, 그 많은 돈을 보고는 크게 충격을 받았다. 그 돈을 어떻게 벌었는지를 물었다. 콩을 팔았다는 사실을 알자 아담은 대단히 화를 내며 그 돈은 전쟁을 이용하여 매점매석으로 번 돈이니 농부들에게 돌려주라고 했다

    칼은 아론에 대한 질투심으로 분노했다. 칼의 그 같은 행동을 본 리는 스스로 자제하는 일은 각자의 능력에 좌우된다고 하였다. 칼은 아버지에게 사과를 하고, 에이브라를 만나고 돌아온 아론에게로 갔다. 그는 아론에게 보여줄 것이 있다고 했다. 그리고 그를 케이시의 매춘업소로 데리고 갔다. 그다음 날 아침 아론은 군 입대 지원서에 서명을 했다. 산다는 것이 너무 싫어서였다.

제50장

    다음 날 케이시는 아론이 찾아온 일과, 자신에 대해 알게 된 사실로 인해 그가 경악하였을 일들을 생각하고는 심한 정신적 타격을 받았다. 그는 보안관에게 쪽지를 보내 조 발레리의 지문을 조사하라고 했다. 그리고 그녀의 모든 재산은 아론에게 상속된다는 유서를 썼다. 그리고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주인공 ‘앨리스’와 자신이 친구라는 상상을 했던 어린 시절을 생각했다. 그녀는 몰핀 정을 먹었고, 앨리스처럼 자신의 몸이 점점 작아지고 있다는 상상 속에서 죽어갔다.

    다음 날 아침 조 발레리가 그녀의 시신과 유서를 발견했다. 그는 케이시의 열쇠와 그녀가 농락한 남자들의 사진을 가지고 그녀의 은행 금고로 가려고 밖으로 나왔다. 그러나 문을 나오는 순간 보안관이 기다리고 있었다. 조사할 일이 있으니 보안관 대장에게 함께 가야 한다고 했다. 앞에 선 조에게 보안관 대장이 케이시의 편지를 읽었다. 조가 자리를 박차고 도망을 치자, 대장이 그를 향해 사격을 했다. 총을 맞은 조가 땅에 쓰러졌다.

제51장

    보안관으로 승진한  호레이스 쿠인은 아담에게 케이시의 죽음을 알렸다. 아담은 눈물을 흘리며, 케이시의 유언장을 아론에게 알리고 싶지 않다고 했다.  호레이스는 알려야 한다고 했고, 아론이 있는 곳을 아무도 몰랐다. 아담이 칼에게 아론이 어디에 있는지 아느냐고 묻자 칼은 “제가 그를 돌보는 사람입니까?” 라고 대답했다. 이에 아담은 충격으로 말문이 막혔다.

    리는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명상록을 읽고, 오래전 자신이 사무엘 해밀튼으로부터 책을 훔친 일이 있음을 기억했다. 사무엘은 그 사실을 알았을 터였지만 아무 말도 안 했던 것이다. 리는 칼을 만나러 갔다. 칼은 죄의식 때문에 매일 술에 젖어 있었다. 그는 아버지가 받기를 거부한 돈 1만 5천 달러를 불태워 버리기도 했다. 리가 칼에게 말하기를, 아버지는 정상적인 사람이며 흠이 있는 사람이 통제가 불가능한 악한 사람보다 낫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고 했다. 이 말을 들은 칼은 정신이 번쩍 들었다. 자리를 벗어나 나오던 리는 충격을 받은 듯 벽에 기대 서 있는 아담을 보았다. 그의 손에는 아론의 군 입대를 알리는 엽서가 있었다.

제52장

    유럽 전선에서 미국 군대가 곤경에 처함에 따라 아담의 건강도 함께 나빠져 갔다. 그는 손이 저리고 아팠으며 아론에 대한 걱정으로 한시도 시름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에이브라는 아론이 지나치게 도덕적인 삶의 세계를 꿈꾸고 있기 때문에 이제 더 이상 그를 사랑하지 않는다는 말을 칼에게 했다. 아론은 이미 어머니에 대해 알고 있다는 사실을 칼은 에이브라에게 이야기했고, 그녀 역시 오래전부터 그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했다. 에이브라는 칼에게 사랑을 고백했다. 이 말을 들은 칼은, 자신은 그녀로부터 사랑을 받을 만한 자격이 없다고 했다. 그러나 에이브라는 그가 겪은 도덕적 갈등을 잘 알고 있고, 따라서 그를 사랑한다고 했다. 에이브라는 아론으로부터 받은 편지를 모두 태워 버렸다.

 제53장

    어느 날 아담은, 부친 사이러스가 모은 그 엄청난 재산은 군대로부터 도둑질한 것임을 알았다. 리는 그 모순을 깊이 생각해 보았다. 정직한 아담 트래스크가 도둑질한 재산으로 일생을 잘 살아왔고, 선량한 아론 트래스크도 마찬가지로 매춘으로 형성된 재산으로 살게 될 터였다. 에이브라가 리를 방문했다. 그녀를 본 리는 기쁨에 넘쳐 그녀의 아버지가 되고 싶다고 했다. 에이브라와 칼은 군대 생활에 관한 의견을 나누었고, 칼은 군대에 맞지 않을 것이라는 데 의견이 같았다. 칼은 어머니인 케이시의 무덤에 꽃다발을 받치기로 했다.

제54장

    아담은 건강을 되찾기 시작했다. 봄이 왔다. 칼과 에이브라는 진달래가 만발한 숲으로 피크닉을 갔다. 에이브라가 칼의 손을 잡으며 더 이상 죄의식을, 아론에 대해서도 죄의식을 느끼지 말라고 했다. 한편 리는 카탈로그를 보며 정원에 뿌릴 씨를 고르고 있었다. 그때 아론이 전사를 했다는 전보가 도착했다. 리는 아론의 비겁함을 비난하며 안으로 들어가 아담에게 아들의 사망 소식을 알렸다.

제55장

    아담이 그 소식에 충격을 받고 쓰러졌을 때 칼이 왔다. 리가 상황을 설명했고, 칼은 슬픔과 죄의식으로 고통스러웠다. 에이브라가 그를 위로했다. 리가 두 사람에게 말하기를, 그들의 삶은 그들의 책임이고 부모의 잘못으로 운명이 결정되는 것이 아니니 이를 잘 기억하라고 했다.

    리는 칼과 에이브라를 데리고 죽어가는 아담에게로 갔다. 리가 아담에게 말하기를, 칼은 아버지가 자기를 사랑하지 않는다고 믿어 그로 인한 상처 때문에 중대한 죄를 저질렀다고 했다. 그러면서 죽기 전에 칼을 용서하라고 했다. 칼이 내려다보자 아담은 가까스로 입을 열어 ‘자유의지’라는 한마디 말을 했다. 그리고는 잠들 듯 눈을 감았다.(C)


    번역: 박흥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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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hn Steinbeck was born in (1902-1968):

    존 스타인벡은 캘리포니아 북부 살리나스에서 태어남. 살리나스는 그가 쓴 대부분의 소설의 배경이 된 지역임. 소년 시절 그는 여름방학이 되면 인근 목장에 가서 일을 도왔고 이를 통해 캘리포니아의 시골과 사람들에 대해 많은 것을 알게 됨. 1919년 스탠포드에 입학하여 6년간 다녔지만 학위를 받지는 못했음. 그 후 기자로서, 그리고 타호 호수의 관리자로 근무함. 이때 첫 소설 Cup of Gold를 씀. 이 소설은 1929년에 발표함. 1935년에 Tortilla Flat을 발표했음. 이 소설은 그가 글을 써 생계를 유지할 수 있었던 첫 소설임.

    Tortilla Flat, Dubious Battle, Of Mice and Men, The Grapes of Wrath 등 그의 소설 대부분은, 가혹한 환경 속에서도 불굴의 인간 정신을 보여주는 가난한 방랑자 등 곤궁한 사람들을 다루고 있음. 이러한 이유로 일부 비평가들로부터 너무 피상적이고 감상적이며 지나치게 도덕적이라는 평가를 받음. 2차 세계대전 중에는 New York Herald Tribune지의 유럽 특파원을 역임함. 전후 헐리우드에서 영화 제작자로서 영화 대본을 쓰기도 함. 이때 만든 영화로 Viva Zapata(1950)가 있음. 1940년 “분노의 포도”로 풀리처상을 받았고, 1960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함. 1968년 뉴욕에서 영면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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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 나라 이야기


먼 나라 이야기





    "저놈은 황금에 미친 놈이니 그 소원을 원 없이 들어주어라."

    지휘자의 명령에 따라 펄펄 끓는 불덩어리가 그의 입에 계속 부어진다. 녹인 금이다. 칠레를 정복한 스페인의 정복자 "뻬드로 데 발디비아"가 원주민과의 싸움에서 패배한 후 맞이한 최후다. 인간들이 숭앙하는 황금을 인간에 대한 모욕의 수단으로 사용한 예이다.

    “발디비아”의 칠레 원정은 당초 황금을 찾고자 한 것이 아니었다. 전임자 “알마그로”가 이미 실패 한 것을 보아서다. 알마그로는 "프란시스코 피사로"를 도와 잉카를 정복한 사람이었다. 그는 잉카의 남쪽 어딘가에 있을 황금 도시 "엘도라도“ 를 찾아 나섰다. 2만 명에 달하는 그의 원정대는 안데스 고원을 지나는 동안 추위와 굶주림, 질병으로 대부분이 죽은 다음에 도착한 곳이 지금의 칠레 산티아고 부근이었다. 그러나 고대했던 금은 없었다. 2만 명의 목숨만 없앤 완벽한 실패였다. 이를 목격한 그의 수하 장교 “발디비아”는 황금이 아닌, 새로운 땅에 삶의 터전을 마련하고자 했다. 그래서 그는 그 단순한 꿈의 실현을 위해 150명의 병사와 씨앗, 농기구, 종자용 돼지와 함께 새로운 원정길에 나섰다. 1,500킬로에 이르는 칠레 북부의 “아타카마” 사막을 횡단하여 거의 반년에 걸친 행군 끝에 어느 아름다운 계곡에 도착한다. 그는 그곳을 “산티아고”라고 명명하였다. 서기 1541년의 일로 지금의 칠레 수도이다. 우리로 치면 조선조 중종 임금 때의 일이다. 그가 스페인 국왕에게 올린 편지에는 다음과 같이 쓰고 있다.


                "정착하기에 이처럼 좋은 곳은 세상천지에 없습니다. 지형은 

                평평하고 기후는 상쾌합니다. 겨울은 4개월이고 이 기간 중

                초승달이 질 때만 하루 이틀 비가 옵니다. 햇빛이 따듯하니 

                난로가 필요 없습니다. 여름에도 덥지 않고 상쾌한 바람이 

                불어옵니다. 끝없는 초원과 들판에는 모든 종류의 가축과 

                농작물을 기르고 경작할 수가 있습니다. 집을 지을 수 있는 

                목재도 무한정입니다."

 

    이 같은 그의 묘사는 5백 년이 지난 오늘날에도 대체로 같다. 그러나 이 목가적인 땅은 금의 발견으로 곧 죽음의 땅이 된다. 더 많은 금을 캐려면 더 많은 노동력과 토지를 필요로 했고, 이로 인해 지금까지 우호적이던 원주민과의 갈등을 불러온 것이다. 결국 “발디비아”는 그들과의 싸움에서 져 펄펄 끓는 황금을 목에 넘기고 죽은 것이다. 이 원주민, 즉 “아라우칸”족은 여느 아메리칸 인디언들과는 달리, 그 불굴의 저항정신과 패배에도 굴하지 않는 애국심은 현대 국가의 어느 국민에 못지않다. 그들의 자유에 대한 사랑과 민주적인 본능은 역설적이게도 그들을 정복한 백인들이 세운 칠레의 건국이념이 되었고, 영토에 관한 칠레 중앙정부와의 갈등은 5백년이 지난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산티아고를 품고 있는 안데스는 그 길이가 장장 7,000km이다. 베네주엘라에서 시작해서 남미 대륙을 종단하여 그 끝 “푼타 아레나스”에서 다시 바다 밑으로 들어가 한 바퀴 휘돈 다음 남극대륙과 연결된다. 그 연결 지점에 우리의 세종기지가 있다. 칠레의 길이가 4,300킬로이니 안데스 산맥의 반 이상이 이 나라에 걸쳐 있는 것이다. 안데스의 평균 높이는 4천 미터이다. 헤아릴 수 없이 많은 그 깊은 계곡들은 유럽인들이 꿈꾸었던 황금도시 "엘도라도"가 꿈이 아닌 현실로 존재한 곳이었고, 그에 따른 비극과 수많은 전설이 깃든 곳이기도 하다.

    20세기 전반에 칠레에 깊은 정치적, 사회적 상처를 가져다 준 금속은 구리이다. 칠레의 안데스는 전 세계 구리 수요의 반 정도를 공급하고 있으며, 칠레 경제에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지하자원이다. 또 구리 생산은 금 생산을 동반한다. 구리는 전기가 상용화되기 전까지는 주방용구를 만드는 데 쓰는 정도의 보잘것없는 금속이었지만 전기의 전도성이 확인되면서 그 수요가 급격히 증가하였다. 더구나 20세기 전반의 3대 전쟁이었던 제1·2차 대전 및 한국전쟁에서 필요했던 폭탄 수요의 증가는 구리 수요의 폭증을 가져왔다. 폭탄의 탄피와 신관, 뇌관을 만들 수 있는 구리의 성질 때문이다. 문제는 다른 나라들이 칠레 구리광산의 이익을 독점했다는 점이다. 그 주역은 미국의 록펠러 가문과 구겐하임 가문, 영국의 로스차일드 가문이었다. 그들에 의한 칠레와 멕시코의 구리 독점, 자의적인 구리 가격 농단, 대금 지급의 전횡은 또 다른 이야기를 필요로 한다. 1970년까지는 구리를 입에 올리는 것도 국가보안법으로 다스리는, 구리에 대한 일체의 정보가 일급 비밀이었다. 1970년 집권한 아옌데 정부는 구리 산업을 국유화하고 그 이익을 칠레 국민들에게 돌려주려고 했지만 급진적인 좌파 정책으로 군부의 반발을 사, 미국 CIA가 배후 조종한 “피노체트”의 쿠데타에 의해 전복되었음은 우리가 이미 잘 아는 사실이다.

    페루의 남쪽 국경선부터 시작되는 “아타카마” 사막은 그 길이가 약 1,000km로서 산티아고 북쪽 500km 지점에서 끝난다. 이 사막은 세계에서 가장 건조한 곳으로 강우량 10mm를 얻으려면 5년이 걸린다. 그 사막에 피어오르는 아지랑이는 경이 그 자체이다. 천지를 뒤흔드는 몽환경이다. 그 건조한 대기로 인해 상온의 상태에서 미이라가 만들어지기도 한다. 칠레 북부 아리카 민속 박물관은 3백여 구의 이 같은 미이라를 보존하고 있다. 고독한 사막의 여행자가 죽어 미이라화한 것이다. 이 사막의 건조한 대기는 그 산란 현상이 작아 천문대의 적격지로 이곳 "라 시야"는 초신성 "1987A"를 찾아낸 천문대이다. 대한민국도 이곳에 천문대를 운영하고 있다.

    이 메마른 불모의 땅에도 안데스의 눈 녹은 물이 지하로 흘러들어 이따금씩 숨을 쉬기 위해 솟아 오른 곳에 오아시스가 있다. 물이 있는 곳에 인간이 있게 마련인지, 그 불모의 사막에도 그 언젠가, 무엇인가를 찾아와 살았을 사람들이 남겨 놓은 교회와 십자가의 잔해가 있어 지나는 길손의 마음을 아프게 한다. 그러나 이 아득하고 불모인 아타카마가 은총의 땅이 되고 있다. 이 사막에 전기자동차의 연료원인 하얀 황금, “리티움”이 다량 존재한다. 아타카마의 리티움 광은 사막의 벌판에 드리운 하얀 눈밭과 같다. 그냥 노천광이다. 지하로 흘러든 안데스의 눈 녹은 물에 녹아든 지하의 리티움이 다시 지상으로 흘러 나와 강렬한 사막의 햇빛으로 수분이 증발된 다음 하얀 리티움만 남긴다. 지하 리티움이 자연의 힘으로 쉽게 발굴이 되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전 세계 경제성 있는 리티움의 반 이상이 - 단일 광산으로 최대의 리티움 광산은 미국 유타 주 솔트레이크 시티에 있다 - 이 사막에 있다. 이 사막이 바로 21세기의 "엘도라도"가 되고 있는 것이다.

 - Lithium Mine on Atacama, Chile -

    안데스(Andes)는 케추아어(잉카어)로 "해가 뜨는 동산(Inti)"이라는 뜻이다. 그러나 동산이 아닌 신화 속의 영웅들처럼 도열한 안데스의 준봉들을 넘어온 태양은 서향의 건조한 산록에 하루 종일 빛을 뿌린다. 당연히 과일이 달다. 여기서 생산된 포도로 빚은 포도주는 신세계 포도주를 대표한다. 프랑스와는 다른 방식으로 수확과 숙성을 한다. 이런 이유로 향과 알코올 농도 면에서 프랑스 포도주와 확연한 차이가 남음을 알 수가 있다. 또 많은 양이 프랑스로 수출되어 그곳에서 라벨링이 된다. 무엇보다도 칠레 포도는 19세기 후반 유럽을 휩쓸었던 치명적인 뿌리진딧물병을 한 번도 겪은 적이 없다는 점이다. 이는 동서남북이 사막과 산맥, 한대 지역과 망망대해로 둘러싸인 지형이 천연의 방역 역할을 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4천 킬로를 가야 남태평양의 섬들이 처음으로 나타난다.

    칠레의 남쪽 지역은 -이 지역도 물론 안데스의 산줄기이다- 남극 기후대에 속해 춥고, 강우량이 많다. 이 지역은 아직도 전인미답의 삼림지대가 많으며 대륙의 끝인 "불의 땅" 은 춥고 바람이 세다. 연중 많은 날들이 시속 100km의 살을 에는 바람이 분다. 불의 땅이라는 이름은 “마젤란”이 후일 그의 이름으로 명명된 해협을 지나면서 대안의 땅에 번쩍이는 불을 보고 붙인 이름이다. 그 땅에는 아직도 원시적인 생활을 하는 사람들인 "후에지안"이 살고 있는데 소수만이 남아 있어 이들의 보존 문제가 국제적 현안이 되고 있다.

    "칠레"는 잉카어 "칠레 마푸"의 줄임말로 “먼 땅”을 뜻한다. 즉, 칠레는 "멀다'라는 뜻이다. 잉카의 사람들이 먼 남쪽 어딘가에 있을 “엘도라도”를 그렇게 불렀다. 이 먼 땅에 먼 곳의 인간들이 금을 찾아왔고, 수많은 비극적 이야기를 낳았던 것이다. 만일 “발디비아”가 황금에 대한 지나친 욕망을 억제하고 원주민을 배려하는 마음이 있었다면, 이미 움켜쥔 황금덩이와 함께 평화로운 삶을 살았음은 물론 역사가 달리 전개 되었을 것이다. 지나친 욕망이 불행의 원인이라는 불변의 진리를 말하고 있다.  (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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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크 음악

      Baroque Music        서양 음악의 역사는 바로 기독교 찬송가의 역사이고, 따라서 서양 음악은 교회 음악의 발전과 동일선상에 있다 . 많은 음악가들이 교회 음악 발전에 헌신함에 따라 서양 음악이 발전해 온 것이다 . 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