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권


         복권

    The Lottery


          by

 Shirley Jacks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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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장 인물

테시 허친슨Tessie Hutchinson:

    복권 추첨의 불운한 패배자. 검은 표시가 찍힌 종이를 뽑게 되고, 결국 돌에 맞아 죽음을 맞음.

빌 허친슨Bill Hutchinson:

    테시의 남편. 첫 번째 추첨에서는 당첨되지만, 두 번째 추첨에서는 낙첨. 자신의 아내인 테시가 당첨된 사실을 모두에게 알림.

해리 존스Harry Jones:

    복권 추첨 전, 바비 마틴과 함께 돌을 모으는 인물

워너 노인Old Man Warner:

    마을에서 가장 나이가 많은 노인. 추첨이야말로 사람들이 야만적인 상태로 퇴보하는 걸 막아준다고 믿으며, 추첨을 중단한 다른 마을의 젊은이들을 비난하는 인물.

조 섬머스Mr. Joe Summers:

     복권을 주관하는 남자. 자녀가 없는 석탄 회사의 소유주. 마을의 지도자 중 한 사람.

해리 그레이브스Mr. Harry Graves:

    우체국장. 행사 감독자겸 서머스 씨의 보조자.

바비 마틴Bobby Martin:

     마틴 가문의 막내아들. 제비뽑기에 모여드는 다른 아이들에게 본보기가 되는 소년.

던바 부인Mrs. Dunbar:

    다리 골절로 복권 추첨에 불참한 클리이드 던바의 아내. 던바 가족을 대표하여 복권 추첨을 하는 여인.

들라 크르와 부인Mrs. Delacroix:

    복권 행사를 특히 좋아하는 여인. 테시네 가족이 당첨되자 테시에게 “결과를 깨끗이 받아들이라”고 설득하는 인물.

스티브 애덤스Mr. Steve Adams:

    검은 상자에서 종이 쪽지를 뽑은 첫 번째 인물. 복권 추첨 행사에 회의적인 남자. 그러나 정작 돌팔매질이 시작되었을 때, 맨 앞자리에 서는 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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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월 27일 아침, 한 여름의 날씨는 신선한 기후에 맑고 청명했다. 오전 10시쯤되자 우체국과 은행 사이에 있는 광장에 마을 사람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큰 마을은 인구가 많아 복권 행사에 이틀이 소요되어 27일부터 시작해야 했다. 그러나 이 마을은 인구가 3백명에 불과하여 채 두 시간도 소요되지 않았다. 따라서 오전 10시에 시작하면, 주민들은 집으로 돌아가 점심 식사를 하기에 충분했다.

    물론 아이들이 먼저 모였다. 학교는 여름 방학이 끝난 지 얼마 안 되어 대부분의 아이들 마음은 자유롭지 않았고, 잠시 모여있다가 요란스러운 장난을 시작하였다. 아이들은 아직도 교실과 선생님, 책과 체벌에 관한 이야기를 했다. 보비 마틴은 주머니에 가득히 돌을 가지고 있었고 다른 학생들 역시 그를 따라 둥글둥글한 돌을 가진 채 다른 학생들의 공격에 대비하고 있었다. 여학생들은 소년들 옆에서 어깨 너머로 그들을 보며 이야기를 했고, 꼬마 아이들은 먼지 속에서 언니나 형들의 손을 잡고 있었다. 

   곧 남자들이 모여들어 농작물 재배와 강우량, 트랙터와 세금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들은 돌더미가 있는 구석으로부터 좀 떨어진 곳에 모여 선 채 조용히 농담을 나누거나, 소리 내어 웃지를 않고 잔잔한 미소를 지었다. 남편들이 도착한 직후 여인들이 색이 바랜 드레스와 스웨터를 입고 도착했다. 여인들은 서로 인사를 나누고 일상적인 이야기를 나누었다. 남편 옆에 선 여인들이 자신의 아이들을 불렀고, 아이들이 주춤거리며 오지 않자 네 댓 번을 다시 불렀다. 보비 마틴이 엄마의 움켜쥔 손을 피해 웃으면서 돌 더미 쪽으로 도망쳤다. 아빠가 고함을 쳐 부르자 그가 재빨리 돌아와 엄마와 큰 형 사이에 자리를 잡고 섰다. 

    광장에서는 춤 행사나 청소년 클럽 행사, 할로윈 프로그램처럼 복권 추첨이 시작되었다. 시간 여유가 있고 또 공공 행사에 헌신적인 섬머스 씨가 주관했다. 둥글 넓적한 얼굴의 그는 성격이 명랑한 남자로 석탄 사업을 하고 있었는데, 슬하에 자녀가 없고 아내는 잔소리가 심하여 사람들은 이를 유감스럽게 생각했다. 그가 검은 목제의 상자를 들고 광장에 도착하자 마을 사람들이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그는  "여러분, 제가 오늘 좀 늦었습니다"라며 손을 흔들었다. 우편 배달부인 그레이브스 씨가 다리가 세개 달린 걸상을 들고 그를 따라와 광장 가운데에 놓았고, 섬머스 씨는 그 검은 상자를 걸상 위에 놓았다. 걸상으로부터 마을 사람들은 거리를 두었다. 섬머스 씨가 "손 좀 빌릴 수 있나요?"하자, 마틴 씨와 그의 큰 아들이 앞으로 나와 걸상 위 검은 상자를 고정 시켰고, 섬머스 씨는 상자 안의 투표 용지들을 휘저어 섞었다.

    원래 있었던 복권 추첨에 필요한 도구는 아주 오래 전에 없어졌고, 지금 의자 위에 놓인 검은 상자는 마을의 가장 연장자인 워너 씨가 태어나기 전부터 사용해 온 것이다. 섬머스 씨는 마을 사람들에게 수시로 새로운 상자를 만들어야 한다고 했지만, 누구도 그 검은 상자가 상징하는 오랜 전통을 엎어 버리는 일을 원하지 않았다. 그 상자는 이 마을에 처음으로 주민들이 정착할 때 만든 상자의 부서진 조각으로 만들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오고 있었다. 매년 복권 행사가 끝나면 섬머스 씨는 예외 없이 새로운 상자 제작에 관해 언급했으나, 역시 그 일은 아무런 조치 없이 해가 흘러갔다. 검은 상자는 해마다 점점 낡아져 이제 검은 색깔이 벗겨지고 한쪽으로는 심하게 갈라져, 원래의 나무 색깔이 희미하게 드러낸 부분에 때가 묻어 있기도 했다. 마틴 씨와 그의 큰 아들 박스터가 그 검은 상자를 흔들림 없이 잡으면, 섬머스 씨는 손을 넣어 투표 용지를 휘저었던 것이다. 복권 행사에  관한 많은 관습들이 버려졌거나 또는 기억에서 사라졌던 관계로, 섬머스 씨는 투표 용지로 수 세대에 걸쳐 사용했던 나무 조각 대신에 종이를 사용했는데  별 문제가 없었다. 마을 규모가 작았을 때 나무 조각은 별 문제가 없었으나, 이제 주민 수가 3백 명을 넘었고 더 증가할 것으로 보이니, 검은 상자에 넣을 수 있는 알맞는 투표 용지가 필요하다고 섬머스 씨가 주장했던 것이다. 투표가 있기 전 날, 섬머스 씨와 그레이브스 씨는 종이 투표 용지를 만들어 상자에 넣은 후 섬머스 씨 석탄 회사로 옮겨져 안전한 곳에 보관되어 있다가, 투표일 아침 광장으로 옮겼던 것이다. 행사가 끝나면 그 상자는 다시 이리저리 옮겨졌다. 그레이브스 씨 창고에서 1년, 우체국 땅바닥에 1년 그리고  마틴 씨 상점 진열대에 올려져 보관된 경우도 있었다. 

  섬머스 씨는 복권 추첨을 선언하기 전 처리해야 할 많은 일들이 있었다. 각 가정의 가장 명단, 가구 구성원 명단을 작성해야 했다. 행사 감독자인 우체국장이 섬머스 씨로 하여금 선서토록 했고, 마을 사람들이 기억하기로는, 감독자가 곡조가 맞지 않는 축가를 건성건성 불러댄 적도 있었다. 또 감독자가 노래를 부르거나 연설을 할 때는 서있어야 한다고 생각한 사람들도 있었고, 사람들 사이를 걸으며 그렇게 해야 한다고 말한 사람들도 있었으나, 이러한 생각은 이미 수년 전 멈추고 없었다. 또한 복권을 뽑기 위해 복권 상자로 다가 온 사람에게 감독자가 의례적인 인사를 했지만, 세월이 흐르면서 이러한 관습 역시 사라지고 지금은 그냥  건성건성  말만 건넸다. 섬머스 씨는 이러한 일에 익숙한 사람이었다.  단정한 상의에 청바지를 입은 그가 복권 상자에 손을 올려 놓고 그레이브스 씨나  마틴 씨와 끊임없이 대화를 나누는 모습은,  매우 예의 바르고 중요한 인물로 보였다.


    섬머스 씨가 말을 마치고 모여 있는 마을 사람들을 향해 발걸음을 떼는 순간, 허친슨 부인이 광장으로 들어오는 길을 따라 부리나케 달려왔다. 스웨터를 어깨에 걸친 채 그녀는 군중들 뒤쪽으로 미끄러지듯 들어왔다. 그녀는 옆에 서 있는 들라크르와 부인에게 "오늘이 무슨 요일인지 깜빡 잊고 있었어요" 라고 했고, 두 부인은 서로 부드러운 미소를 지었다. 허친슨 부인이 계속해서 말했다. "남편이 뒷마당에서 나무단을 쌓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창밖을 보니 아이들이 없는 거예요. 그래서 오늘이 27일이라는 걸 알고는 달려왔지요" 하면서 앞치마로 손을 닦았다. 들라크르와 부인이 "시간에 맞추어 오신 거예요. 부인 가족은 저쪽에서 이야기 중이랍니다"라고 대답했다. 

    허친슨 부인이 목을 길게 뽑아 사람들 사이로 보니, 남편과 아이들이 앞쪽 가까이에 서 있었다. 그녀는 들라크루와 부인의 손을 툭 쳐 작별 인사를 하고는 사람들 사이를 헤쳐, 그들에게로 갔다. 그녀가 지나가도록 사람들이 기분좋게 길을 비켜섰고, 군중들이 다 들을 수 있도록 두세 명이 큰 소리로 소리쳤다. "빌, 당신 부인이 여기 오셨어요." 허친슨 부인이 남편에게 다가갔고, 그녀를 기다리고 있던 섬머스 부인이 미소를 지으며 "테시, 당신 없이 시작할 뻔 했어요"라고 했다. 허친슨 부인은 남편에게 "여보, 설거지 때문에 늦은 거예요" 라며 싱긋 웃었다. 사람들이 제자리로 돌아가면서 내는 부드러운 웃음소리가 들렸다. 

    "자, 여러분," 섬머스 씨가 진지하게 말했다. "이제 시작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이 걸 빨리 끝내고 일을 해야지요. 거기 아무도 없어요? 던바는?" 사람들이 웅성거렸다. "던바, 던바." 섬머스 씨가 명단을 훑어 보고는 "클라이드 던바" 를 불렀다. "맞아, 그는 다리가 부러졌지, 그렇지요? 그 대신에 누가 복권을 뽑을 것입니까?"  어느 부인이 대답하였다. "제가요."  섬머스 부인이 그녀를 돌아보며 "남편 대신에 아내가 뽑는 복권"이냐며, "재니, 성장한 아들이 없어요?" 라고 물었다. 섬머스 씨를 비롯하여 모든 마을 사람들은 그 대답을 잘 알고 있었지만, 그러나 그런 질문은 복권 관리자의 몫이었다. 섬머스 씨가 정중한 표정으로 그 대답을 기다렸고, 던바 부인은 "호레이스가 아직 열여섯 살이 안 되었다." 라고 대답했다. 그리고는 유감스럽다는 어투로 "올해에는 내가 그 늙은이를 대신해야 할 것 같아요." 라고 했다. 섬머스 씨가 "알겠습니다." 라며 들고 있던 명단에 메모를 남겼다. 그리고는 "금년에 왓슨 군은 복권을 뽑습니까?" 라고 물었다. 

    사람들 속에서 키가 큰 어떤 소년이 손을 들었다. "저, 여기 있습니다. 제 복권은 물론 어머니 몫도 뽑겠습니다." 군중에 둘러싸인 그가 초조한 듯 눈을 깜빡거리며 머리를 들고는 "친구들이어, 너희들 어머니는 그 일을 해줄 남자가 있다니 참 좋겠구나." 섬머스 씨가 말했다 "자, 모두 모인 모양이군요. 워너 노인도 오셨나요?"  "네" 라는 소리가 들렸고, 섬머스 씨가 머리를 끄덕였다. 사람들이 갑자기 조용해졌고, 섬머스 씨가 목청을 가다듬으며 명단을 보고 말했다. "준비 되었지요?" "자, 이름을 부르겠습니다." "먼저 각 가정의 대표를 부르면 앞으로 나와, 상자에서 복권을 뽑기 바랍니다. 뽑은 복권은 뽑기가 끝날 때까지, 펴 보면 안됩니다. 아시겠어요?"

    사람들은 이미 여러 번 복권 추첨 경험이 있어 섬머스 씨의 지시에 별로 귀를 기울이지 않았고, 대부분이 말 없이 입술에 침을 발라가며 주변에는 시선을 주지도 않았다. 섬머스 씨가 손을 높이 들고 말했다. "애담스." 한 남자가 사람들을 헤치고 앞으로 나왔다. 섬머스 씨가 그에게 인사를 건네자 그가 인사를 받았다. 그들은 서로 무의미한 미소를 교환했다. 애담스 씨가 검은 상자로 다가가 복권을 뽑았다. 그 종이를 움켜쥐고는 뒤로 돌아 군중 속 자신의 자리로 급히 돌아갔다. 가족과 조금 떨어진 자리라, 그의 가족은 그의 복권 쥔 손을 볼 수가 없었다. 

   "앨런." 섬머스 씨가 여러 사람 이름을 불렀다.  "앤더슨......,벤담."  "또 복권을 뽑다니, 시간이 너무 빠른 것 같군요." 들라크르와 부인이 그레이브스 부인에게 말했다. "지난 번 추첨이 마치 지난 주에 있었던 것 같아요." "시간이 정말 빨리 갑니다." 그레이브스 부인이 말했다. "클라크......,들라크르와." "우리 남편을 부르는군요." 들라크르와 부인이 말했다. 복권 상자를 향해 남편이 걸어가자 그녀는 숨을 멈췄다. 이어서 섬머스 씨가 "던바"를 불렀고, 이에 "던바" 부인이 상자를 향해 천천히 걸어가자 부인들 가운데 누군가가 외쳤다. "재니, 계속 가세요." 또 누군가가 소리쳤다. "그녀가 가고 있어요." 그리고 그레이브스 부인이 말했다. "다음은 우리 차례." 그녀는 남편이 상자를 돌아 나와 섬머스 씨를 엄숙하게 맞이한 다음, 상자로부터 종이 한 장을 뽑는 걸 보았다. 그때 사람들 가운데 큰 손으로 작게 접힌 종이를 들고 불안한 표정으로 이리저리 넘기는 남자들이 있었다. 던바 부인이 두 아들과 함께 있었다. 그녀는 접은 종이를 가지고 있었다. "하버트......, 허친슨." 허친슨 부인이 말했다. "여보, 일어서요, 당신을 부르자나." 그러자 주변에 있던 사람들이 그녀를 보고 웃었다.

   


"Jones." "They do say," Mr. Adams said to Old Man Warner, who stood next to him, "that over in the north village they're talking of giving up the lottery." Old Man Warner snorted. "Pack of crazy fools," he said. "Listening to the young folks, nothing's good enough for them. Next thing you know, they'll be wanting to go back to living in caves, nobody work any more, live hat way for a while. Used to be a saying about 'Lottery in June, corn be heavy soon.' First thing you know, we'd all be eating stewed chickweed and acorns. There's always been a lottery," he added petulantly. "Bad enough to see young Joe Summers up there joking with everybody." 



    "존스."  "저 북쪽 마을에서는 추첨 행사를 그만두자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더군요." 애담스 씨가 바로 옆에 서 있던 워너 노인에게 말했다. 워너 노인이 코웃음치며 말했다. "미친 녀석들 같으니라구. 요즘 젊은 것들 하는 소리를 들어보면, 도무지 만족할 줄을 몰라. 이러다가는 나중엔 동굴로 돌아가 살겠다고 덤빌지도 몰라. 아무도 일은 안 하고, 한동안은 그저 그렇게 지내겠다고 말이지. 6월에 복권 행사를 하면 옥수수 풍년을 가져온다는 옛 말이 있어요(복권 행사 취소는 부당하다는 은유)우리가 먼저 알아야 할 것은, 우리 모두가 끓인 병풀과 도토리를 먹게 될 거라는 점이지(복권 행사 취소는 옥수수 흉년을 가져와 먹을 것이 없어질 것이라는 은유). 복권은 언제나 있어 왔어." 그리고는 심술 굳은 한 마디를 더했다. "젊은 조 섬머스가 저 위에서 사람들과 농담이나 주고받는 걸 보는 것만으로도 아주 기분 나쁜 일인데."



    "이미 복권 행사를 그만 둔 마을도 있다는군요." 아담스 부인이 말했다. " "그건 문제야." 워너 노인이 단호한 어투로 말했다. "어리석은 녀석들 같으니라고." "마틴."  바비 마틴이 아버지가 앞으로 나아가는 모습을 보았다. "오버다이크…… 퍼시." "좀 서둘렀으면 좋겠는데." 던바 부인이 큰아들에게 말했다. "좀 서둘렀으면 좋겠어." "거의 다 끝났어요," 아들이 말했다. "아빠에게 전해 드려라." 던바 부인이 말했다.


     머스 씨가 자기 이름을 복창하며 앞으로 나아가 상자로부터 복권을 뽑았다. 그리고는 "워너" 씨를 불렀다. "나는 복권 행사에 77년을 보냈어."  사람들 사이를 헤쳐가며 워너 노인이 말했다. "일흔일곱번이라는 말이지."  "할아버지." 키가 큰 소년이 사람들 틈을 비집고 어색하게 걸어 나오며 그를 불렀다. 누군가 "긴장하지 마, 잭." 하고 말했고, 섬머스 씨는 "서두르지 마라, 얘야." 라고 했다.  "자니니."

    긴 침묵과 숨막히는 정적이 흐른 다음 마침내 섬머스 씨가 복권을 들어 허공에 흔들며 말했다.  "자, 여러분." 잠시 동안 아무도 움직이지 않다가, 이내 모든 종잇조각이 펼쳐졌다. 돌연 모든 여인들이 동시에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누구야?" "누가 당첨되었어?" "던바네야?" "왓슨네야?" 그러자 "허친슨이야. "빌...,빌 허친슨이 당첨되었어." "가서 네 아버지께 말씀드려라." 던바 부인이 큰아들에게 말했다.  사람들이 허친슨네로 시선을 돌렸다. 그러나 허친슨 가족은 조용히 선채로 손에 든 복권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갑자기 테시 허친슨이 머스 씨에게 소리를 질렀다. 

    "당신은 그가 원하는 복권을  뽑게 충분한 시간을 주지 않았어요. 제가 다 봤어요. 공평하지 않았어요!" 그러자 들라크르와 부인이 그녀에게 소리쳤다. "테시, 진정해요." 그레이브스 부인도 모두에게 공정한 기회였다고 했다. "닥쳐요, 테시," 빌 허친슨도 그녀에게 소리쳤다. "자, 여러분...," 섬머스 씨가 말했다. "...꽤 빨리 끝냈군. 자, 이제 제시간에 마치려면 좀 더 서둘러야겠어." 그는 다음 명단을 확인했다. "빌," 그가 말했다. "허친슨 가족을 위해 자네가 추첨하게. 허친슨 가문 중에 다른 가구는 없나요?" "돈과 에바가 있어요, 그들에게도 기회를 주세요."  테시 허친슨 부인이 소리쳤다. "딸들은 시집에 속해 제비를 뽑는 거예요, 테시. 그건 부인도 잘 아시잖아요?"  섬머스 씨가 부드럽게 말했다. 



    "이건 공정하지 않아요." 테시가 말했다. "아니지요" 빌 허친슨이 유감스럽다는 듯 말했다. "우리 딸은 시집 식구들과 추첨을 했고요, 그래야 공정한 거죠. 난, 아이들 이외엔 식구가 없어요." 섬머스 씨가 설명하듯 말했다. ""그러니까 가족이건 가구건 그를 대표하는  추첨은 바로 부인이 하는 겁니다. 아시겠어요?" "맞아요." 빌 허친슨이 말했다. "아이들이 몇이나 되나요, 빌?"  섬머스 씨가 점잖게 물었다. "셋입니다." 빌 허친슨이 대답했다. "큰 아들 빌, 낸시, 막내 데이브, 테시, 그리고 나입니다." "자, 그럼." 섬머스 씨가 말했다. "해리, 그들의 표는 다 돌려받았나요?" 그레이브스 씨가 고개를 끄덕이며 종잇조각들을 들어 올렸다. "그럼 상자 안에 넣으세요." 섬머스 씨가 지시했다. "빌의 것도 넣으시고." "우리,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해요." 테시 허친슨 부인이 가능한 조용하게 말했다. "정말 불공평했다고 제가 말했잖아요. 그에게 선택할 시간을 충분히 주지 않았어요. 다들 그걸 봤다고요.'


     그레이브스 씨가 다섯 장의 쪽지를 뽑아 상자 안에 넣었다. 그 이외의 종이들은 모두 땅바닥에 떨어뜨리자, 산들바람이 불어와 땅에 떨어진  종이들은 모두 공중으로 날아 올랐다. "자, 다들 들어보세요." 허친슨 부인이 주위 사람들에게 말했다. "준비됐나요, 빌?" 섬머스 씨가 묻자, 빌 허친슨은 아내와 아이들을 향해 재빨리 시선을 던지며 고개를 끄덕였다. "명심해요," 섬머스 씨가 말했다. "쪽지를 집어 들되, 각자 하나씩 가져갈 때까지는 접은 상태를 유지하세요. 해리, 어린 데이브를 도와주게." 그레이브스 씨는 어린 소년의 손을 잡았고, 소년은 기꺼이 그를 따라 상자 앞으로 다가갔다. "상자에서 종이 한 장을 꺼내렴, 데이비." 섬머스 씨가 말했다. 데이브는 상자 안으로 손을 넣고 웃었다. "한 장 뽑으렴." 섬머스 씨가 말했다. "해리,  그 종이를 건네 받으시오." 그레이브스 씨는 아이의 손을 잡아 꼭 쥐고 있던  접힌 종이를 빼앗았고,어린 데이브는 의아한 듯 그를 올려다보았다.

   




    "낸시, 나오너라." 섬머스 씨가 그 아이를 불렀다. 낸시는 열두 살로  스커트 자락을 날리며 앞으로 나아가 상자에서 앙증맞게 종이를 집어 들자 학교 친구들이 깊은 숨을 쉬었다. " 빌 주니어," 섬머스 씨가 부르자, 발이 유난히 커 보이고 얼굴이 벌개진 빌리가 종이를 꺼내려다 하마터면 상자를 넘어뜨릴 뻔했다. "테시." 섬머스 씨가 부르자 그녀는 잠시 머뭇거리며 주위를 도전적인 눈빛으로 둘러보고는, 입술을 굳게 다문 채 상자 앞으로 나아갔다. 그리고 종이 한 장을 잽싸게 뽑아내어 등 뒤로 감추었다. "빌," 섬머스 씨가 빌을 불렀다. 그러자 빌 허친슨은 상자 안을 이리저리 더듬어  종이 쪽지 하나를 꺼냈다. 모두들 말이 없었다. 한 소녀가 "낸시가 아니었으면 좋겠다" 라는 말을 속삭였고, 모든 사람들이 그 말을 들었다. "예전 같지가 않아." 워너 노인이 또렷하게 말했다. "사람들도 예전 같지 않고." "자," 섬머스 씨가 말했다. "종이를 펼치세요." "해리, 꼬마 데이브의 것을 펼쳐보시오." 해리 그레이브스 씨가 펼쳐 든 종이가 백지임을  확인한  사람들이 일제히 탄식을 했다. 낸시와 빌 주니어가 종이 쪽지를 펼쳐 본 다음,  활짝 웃으며 뒤로 돌아 사람들을 향해 쪽지를 머리 위로 들어 올렸다. "테시," 섬머스 씨가 말했다. 잠시 침묵이 흐른 후 섬머스 씨가 빌 허친슨을 바라보자 빌은 종이를 펼쳐 보였다. 백지였다. "자, 테시 표를..." 섬머스 씨가 말했다. 그의 목소리는 나직했다. "빌, 그녀 것을 보여주시오"



    빌 허친슨은 아내에게 다가가, 그녀의 손에서 종이 쪽지를 빼앗았다. 그 종이에는 검은 점이 하나 찍혀 있었는데, 바로 섬머스 씨가 전날 밤 석탄 회사 사무실에서 묵직한 연필로 찍어 둔 점이었다. 빌 허친슨이 그것을 들어 올리자 군중 사이에서 술렁거림이 일었다. "자, 여러분." 섬머스 씨가 말했다. "빨리 끝냅시다."

    비록 마을 사람들은 추첨 방식을 잊고 원래의 검은 상자를 잃었지만, 종이가 아닌 조약돌을 사용해야 한다는 것만은 여전히 ​​기억하고 있었다. 땅바닥에는 소년들이 이미 쌓아 둔 돌 무더기가 있었다. 상자에서 쏟아져 나온 종잇조각들이 바람에 흩날리고 있었다. 들라크루아는 두 손으로 들어 올려야 할 만큼 커다란 돌 하나를 골라 들고, 던바 부인을 향해 몸을 돌렸다. "자, 어서요." 그녀가 말했다. "서두르세요." 던바 씨는 양손에 작은 돌들을 쥐고 있었는데, 그녀는 숨을 헐떡이며 말했다. "나는 전혀 뛸 수가 없어요. 먼저 가시면 뒤따라 가겠어요.

    아이들은 이미 손에 돌을 들고 있었다. 그리고 누군가가 어린 데이비 허친슨에게 작은 조약돌 몇 개를 주었다. 테시 허친슨은 어느덧 텅빈 공터 한가운데에 서 있었고, 마을 사람들이 그녀를 향해 다가오자 필사적으로 두 손을 내밀어 뻗었다. "불공평해요," 그녀가 말했다. 돌 하나가 그녀의 머리 한 쪽을 강타했다. 워너 노인은 이렇게 외치고 있었다. "자, 어서들, 어서들." 스티브 아담스는 마을 사람들 맨 앞에 서 있었고, 그의 옆에는 그레이브스 부인이 있었다. "이건 불공평해, 옳지 않아!" 테시 허친슨 부인이 비명을 질렀고, 그러자 사람들이 그녀에게 달려들었다.(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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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irley Hardy Jackson(1916~1965): 
        미국 샌프란스시코 태생의 작가. 여섯 편의 장편, 두 편의 회고록, 2백여 편의 단편을 남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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