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에 버려진 휴지처럼
거리에 버려진 휴지처럼 ---------------------- 이 글을 쓴 나는 이제 팔순의 나이로 , 그래서 우리 아이들에게 남긴 글이다 . 개인사적인 이야기이나 , 그 시대적 배경은 이 글이 약간의 공공성을 띠고 있다고 생각된다 . 이 공공성이 있다는 느낌이 이글을 공개토록 용기를 주었다 . I. 노동 나의 고향은 경기도 어느 곳 "노동"이다 . 열세 살에 그곳을 떠나 다시 가 본 적이 없으니 , 현실의 고향이라기보다는 유년의 기억 속에 화석으로 남아 있는 곳이다 . 아름다운 추억의 고향이 아닌 슬픔과 무서움 , 전설 속의 이야기 같은 사건들이 있었던 곳이다 . 기억력이 총총했던 어린 시절의 일들이니 , 어제 일처럼 또렷하다 . 농부들이 흘린 땀 에서 비롯된 것이 아닐까 생각이 되는 이 우울한 이름의 마을은 , 첩첩산중으로 둘러싸인 어느 외진 곳이다 . 낮은 산 뒤로 조금 높은 산 , 그 뒤에 훨씬 높은 산들이 겹겹으로 둘러싸고 - 어린 나의 눈에 그렇게 보였다 - 그 높은 산 너머로 매일 해가졌다 . 저 산 너머에는 얼마나 많은 해들이 살고 있을까 , 매일 하나씩 넘어가는 해들을 보고 나는 그렇게 생각했다 . 그 산 너머 길로는 해만 넘어간 건 아니었다 . 사람들도 넘어갔다 . 그 길을 따라 서울로 간 뉘 집 아들딸들이 공장에 취직하여 성공을 했다는 등의 소식이 들려왔다 . 그 길을 따라 서울로 간 뉘 집 딸은 창녀가 되었다는 우울한 소식도 , 세월이 한참 지난 후 들려왔다 . 하얀 분을 바른 얼굴로 , 눈부신 차림에 고향집을 방문한 그 처녀가 , 그 고운 의상의 대가로 자...